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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남북 당국회담 틀 마련

남북이 다음달 11일 개성에서 차관급 당국회담을 열기로 27일 합의하면서 8·25 합의의 맥을 잇는 대화의 틀이 마련됐다. 박근혜 정부 들어 ‘당국회담’이라는 타이틀로는 처음 열리는 회담이다.

12월 11일 개성공단서 차관급 회담
대화 진척 안 되면 대표 격상키로
이산상봉·금강산관광 조율 험난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이날 “이번 당국회담은 8·25 남북 고위급 접촉의 후속회담 성격이기 때문에 차관급으로 모든 현안을 다룰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며 “북측도 부상(차관에 해당)을 제시해 서로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정부에선 수석대표로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조태용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황부기 통일부 차관 등이 거론된다.

 김규현 수석은 지난해 2월 국가안보실 1차장 재직 당시 남북 고위급접촉 수석대표로 대북 협상을 했다. 당시 북한의 카운터파트너는 원동연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차관급)이었다.

 조태용 차장은 외교부 시절 6자회담 관련 업무를 맡았으나 대북협상에 직접 임한 적은 없다. 익명을 원한 정부 당국자는 “북한에서도 통일부를 상대하는 것보다 청와대 쪽을 원하는 것으로 알지만 아직 우리 측 방침이 정해진 건 아니다”고 전했다.

 통일부는 북한 측 대표로 최근 신변이상설이 제기된 원동연보다 맹경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부국장, 전종수 조평통 서기국 부국장 등을 예상하고 있으나 누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결국 전통적인 통일부-통일전선부 간의 남북 ‘통-통’ 라인이 다시 복원될지, 청와대와 북한 간의 새로운 핫라인이 개설될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차관급에서 회담이 진척되지 않을 경우 더 높은 수준의 회담 가능성은 열어뒀다. 이 당국자는 “차관급에서 현안을 풀기 어렵다면 격을 올려서 할 수 있다는 것이 남북 양측의 공통된 인식이었다”고 전했다.

 당국회담에 합의한 남북 실무접촉은 11시간 가까이 진행된 마라톤회의였다. 그 이유에 대해 정 대변인은 “역시 의제 문제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측은 당국회담이 남북관계의 제반 문제를 폭넓게 하자는 입장이었으나 북측은 좀 더 구체적으로 하자는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금강산 관광 재개가 당면한 문제라고 적시하고 체육 부문 남북 교류에 무게를 뒀으나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포함해 포괄적 문제를 협의하자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양측의 팽팽한 이견으로 결국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현안 문제’라는 애매한 합의문이 도출됐다.

 정 대변인은 “개성에서 당국회담이 열리면 그 자리에서 현안이 뭔지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번 실무접촉은 회담을 하기로 하면서 무엇을 얘기할지조차 도출하지 못한 ‘절반의 합의’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남대 김근식(북한학) 교수도 “이번 실무접촉 합의문은 ‘일단 판을 깨지 말고 가자’는 남북의 공감대가 반영된 절충안”이라고 평가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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