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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불안과 두려움, 손님처럼 맞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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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인 것들
원영 지음, 나윤찬 그림
불광출판사
272쪽, 1만5000원


쉽지 않다. 남들 앞에서 자신의 못나고 부족한 속내를 털어놓는 일. 머리 깎고 출가한 스님에게는 더욱 그렇다. 왠지 사람들에게 “이리로 가세요” “저렇게 하세요”라며 ‘삶의 길’을 보여줘야 할 것 같아서다. 저자인 비구니 원영 스님의 말 건네는 방식은 그래서 독특하다. ‘저렇게까지’라는 생각이 들 만큼 솔직담백하다. 이 솔직함이 상대의 마음을 열게 한다.

 강의와 방송, 상담 등 활발한 활동을 하는 저자에게 사람들은 당당한 ‘커리어 스님’이라고 말한다. 정작 스님은 “누가 ‘당신은 누구입니까?’라고 묻는다면 ‘저는 소심한 사람입니다’라고 답하고 싶다”고 했다. 이유는 이렇다. “사람을 많이 만나는 만큼 상처도 많이 받고, 상처가 깊어지면 자기비난에 빠진다. 공부를 할 때도, 강의를 할 때도, 방송을 할 때도 늘 두렵다. 못하니까 조금 더 해보자는 겸손한 마음이 계속할 수 있는 힘을 줬다.”

 이 책도 그렇다. 스님은 ‘뚫고 나가라’ ‘어려움을 극복하라’는 식으로 선봉에 서서 깃발을 휘두르지 않는다. 대신 스님은 “맞이하라”고 말한다. 공장에서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손가락이 절단된 청년 이야기를 하다가 자신의 눈 이야기를 꺼낸다. 두 번 눈 수술을 받았고, 한쪽 눈은 수술 후에도 시력을 회복 못 할 가능성이 컸다고 한다. 지금도 눈 생각을 하면 문득문득 불안해진다고. 그럼에도 스님은 불운을 자신의 삶에서 사라지게 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손님처럼 맞이해서 다독이고 달래면서 내 것으로 품어 안는다. 그런 받아들임이 하나 둘 모여 이 책의 제목이 됐다.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인 것들.’

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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