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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의 산 역사’ 정양모, 붓글씨·그림으로 팔순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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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친인 위당(爲堂)의 글씨를 닮았다는 평을 들은 작품 앞에서 정양모 관장은 “평생 공부한 글과 좋아한 도자기를 끄적거린 것”이라고 겸손해 했다.

관장은 그의 이름 아닌 이름이다. 국립경주박물관장, 국립중앙박물관장을 거쳐 백범기념관 관장으로 일하는 소헌(笑軒) 정양모(81)씨를 사람들은 흔히 정 관장이라 부른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만 38년을 근무하며 도자기를 제 몸처럼 아낀 그는 한국미술의 산증인이다.

 25일 오후 서울 율곡로 두가헌에 정 관장을 아끼는 사람들이 모였다. 팔순잔치를 겸해 후학들이 마련한 자리다. 정 관장의 글씨와 그림을 모은 ‘희묵전(戱墨展, 12월 5일까지)’을 개막하며 그는 “이런 글씨와 그림도 세상에 있구나, 너그러운 마음으로 웃으며 봐 달라”고 부탁했다. 자신의 작품을 낮춰 말한 겸손의 인사였지만 그는 혜곡 최순우, 삼불 김원룡 등 고미술계 문인화가의 계보를 잇는다.

 “박물관에 자주 들르던 한국화가 유양옥씨가 하루는 저더러 ‘정 관장, 글씨를 쓰세요’ 하더군요. 붓도 잡아본 일이 없는데 무슨 글씨냐 했더니 ‘그대로 쓰세요’ 해서 쓰기 시작했는데 3년 전에 유 화백이 덜컥 세상을 떴어요. 그는 가고 저는 글을 쓰니 다 인연입니다.”

 정 관장 집안을 아는 이들은 그의 붓글씨가 선친인 위당 정인보(1893~1950)의 글씨를 빼박았다고 말한다. 양명학의 대가였던 역사학자 위당의 꼬장꼬장함이 갈필(渴筆·먹의 사용을 억제하고 물기가 없는 붓을 문지르듯 쓰고 그리는 기법)에 묻어난다. 국문학자로 이름난 누나 정양완(86)씨도 부친을 떠올리는 듯 작품을 눈으로 어루만진다.

 “‘조선 초기 도자 이백시’에 옛날 사연을 적어봤어요. 1964년 도기 파편을 주운 얘깁니다. 오른쪽 부분을 먼저 최순우 관장님이 여름에 수습하셨는데 나머지 왼쪽 부분을 그해 겨울에 제가 발견했지 뭡니까. 둘을 맞붙이니 딱 맞아요. 모두들 기적이라 했죠.”

 글씨와 함께 나온 접시와 합, 잔과 병들은 평생 그와 더불어 도자기 사랑을 나눈 도예가가 구운 자기 위에 그가 그림을 그린 것이다. 고(故) 황규동과 김익영·민영기·박영숙·정진원씨가 함께했다. 전시장은 박명자 갤러리 현대 회장이, 잔심부름은 이원복 전 국립광주박물관장과 후배인 김영복·윤철규·정준모씨가 손을 보탰으니 미술동네에 모처럼 훈훈한 마당 하나가 펼쳐졌다.

  글·사진=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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