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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김은 싸우더라도 협력했는데 … 지금은 싸우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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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3주기를 맞아 YS(김영삼)는 야당 인사 석방 등을 요구하며 23일간 단식 투쟁을 벌였다. 이듬해인 84년 그는 DJ(김대중)와 함께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를 만들었다. 양김(兩金)은 제12대 총선을 20일 앞두고 신한민주당을 창당해 제1야당으로 도약시켰다. 그런 뒤 87년 통일민주당을 함께 창당한다. 동교동계 출신인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의원은 “통일민주당에서 YS는 총재, DJ는 상임고문을 맡았는데 서로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고, 당직도 5대 5로 정확히 나눴다”고 회고했다. 상도동계 출신인 이원종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당시 당 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 양김을 위해 의자 두 개를 나란히 놓을 정도로 협력했다”고 전했다.

 물론 협력만 있었던 건 아니다. 두 사람은 87년 대통령 직선제를 이끌어낸 주역이었다. 그렇지만 그해 대선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에 실패해 민주화운동 진영에 오점을 남겼다. 이후 90년 ‘3당 합당’을 거친 YS가 92년 집권하고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와 손잡은 DJ가 97년 대선에서 승리하기까지 피 말리는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큰 틀에서 ‘경쟁적 협력관계’였다. 반면 YS와 DJ라는 두 거목이 떠난 현실 속 정당정치는 ‘맞수 정치’ 대신 ‘원수 정치’가 똬리를 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은 “김영삼이 없었으면 김대중도 없었고, 김대중이 없었으면 김영삼도 없었을 것”이라며 “두 사람이 싸움만 한 것처럼 보이지만, 둘은 경쟁적 협력관계라는 정치의 기본 패러다임을 만든 사람”이라고 말했다. 우 의원은 “지금은 맞수정치가 아니라 웬수(원수)정치”라며 “협력은 없이 저 사람이 우파면 나는 좌파, 저 사람이 좌파면 나는 우파를 하는 극단적 대립만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새누리당이나 새정치연합의 상황이 비슷하다. 새누리당은 비박(비박근혜)계와 친박(친박근혜)계를 대표하는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의 갈등이 아슬아슬하다. 과제는 쌓여만 간다. 지난달 8일 당 최고위원들이 공천특별기구 위원장 선임 권한을 김 대표와 서 최고위원, 원유철 원내대표에게 위임했지만 공천룰 논의는 한 달 보름 동안 진전이 없다.

새정치연합 상황은 더 심각하다. 올해 2·8 전당대회에서 문재인 대표를 선출한 이후 지금까지 주류·비주류 간 내분 상태에서 당 대표 사퇴론이 6개월 이상 반복되고 있다. 지난 4·29 재·보선 참패로 불거지기 시작한 문 대표 사퇴론은 당 혁신위원회 구성 및 활동→문 대표 재신임 논의→문·안·박 연대 논의에 이르기까지 해결 기미가 없다.

 우 의원은 “양김 시대에서 배워야 할 것은 가치를 위해선 목숨을 걸고 협력하고 경쟁은 경쟁대로 치열히 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형구·현일훈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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