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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무명 가수, 짤방 스타로 떴다고 전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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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방스타’로 통하는 가수 이애란. 그에게 노래 가사인 ‘못 간다고 전해라’와 가장 어울리는 포즈를 부탁했다. [임현동 기자]

‘교수님께 과제? 재촉 말라 전해라’, ‘부장님께 회식? 못 간다고 전해라’.

'백세인생' 가수 이애란
'~라고 전해라' 패러디 SNS서 인기
28일부터 인터넷 방송도 시작
"매일 좌절해도 포기 말라 전해라"

 최근 사람들의 스마트폰 대화창에 자주 등장하는 사진들이 있다. 사진 속에는 마이크를 들고 열창하는 여자 가수가 있다. ‘못 간다고 전해라’·‘또 왔냐고 전해라’·‘재촉 말라 전해라’ 등 노래 가사로 보이는 자막도 적혀있다. 이 사진을 사람들은 실생활에서 다양하게 응용한다. 엄마의 ‘언제 들어오니?’라는 카카오톡 문자에 ‘못 간다고 전해라’ 사진으로 대신 답하는 식이다.

 지난 17일 일명 ‘전해라’ 짤방(‘짤림 방지’의 줄임말로 글과 함께 올리는 사진 또는 동영상) 시리즈의 주인공인 가수 이애란을 만났다. 이씨는 이 사진으로 최근 온라인에서 가장 ‘핫’한 인물이 됐다. 사진은 그가 지난해 한 성인가요 프로그램에서 노래 ‘백세인생’을 부르는 영상을 갈무리한 것이다. 유튜브에 올라온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현재 190만 건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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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에서 인기인 일명 ‘전해라’ 짤방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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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에서 인기인 일명 ‘전해라’ 짤방 시리즈.


 “일상 대화에서 쉽고 재밌게 응용할 수 있어서 많은 분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내가 노래 부를 때 이런 표정을 짓고 있구나’ 생각하니 부끄럽기도 했어요. 그래도 덕분에 제 노래 한 번이라도 더 들어주고, 알아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에요. 요샌 젊은 친구들이 먼저 다가와서 같이 사진을 찍재요. 9살짜리 제 조카도 얼마전에 ‘이모, 장난감 총 사달라고 전해라’ 하더라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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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에서 인기인 일명 ‘전해라’ 짤방 시리즈. [임현동 기자]

 구수한 아리랑 가락이 매력적인 노래 ‘백세인생’은 한평생 천수를 누리며 살고자 하는 인간의 염원을 담고 있다. 짤방의 기원이 된 노래 가사는 대강 이렇다. ‘육십 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젊어서 못 간다고 전해라. (중략) 구십 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알아서 갈 테니 재촉 말라 전해라.’

 사진과 더불어 스타가 됐지만 ‘가수 이애란’의 삶, 그리고 노래 ‘백세인생’의 세월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다. 이씨는 1990년 KBS 드라마 ‘서울뚝배기’의 OST로 가요계에 입문했다. 그리고 95년 경주 엑스포에서 작곡가 김종완씨가 만든 백세인생의 원곡 ‘저 세상이 부르면 이렇게 말하리’를 처음 불렀다. 노래는 어느 정도 알려졌지만 당시 이씨는 가수 활동 자체에 대한 큰 개념이 없었다. 결국 오랜 공백기를 보내고 2006년 제대로 된 첫 앨범을 냈다. 결과는 참패였다.

 “매니저·스타일리스트 없이 1년을 활동했 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노래하면 안 되는구나’ 싶더라고요. 결국 활동을 접고 부모님 모시면서 살았어요. 틈틈이 봉사활동 하면서 노래도 불렀고요. 노래는 너무 하고 싶은데 할 데가 없잖아요.”

 이후 2013년 우연한 기회에 작곡가 김씨를 다시 만나게 됐다. 김씨는 새롭게 편곡한 ‘백세인생’을 부를 가수로 망설임 없이 이씨를 택했다. 이씨의 중독성 있는 음색이 잘 녹아든 백세인생은 고속도로 하이샵에서 가장 많이 찾는 노래 1위로 올라섰다. 짤방 효과까지 더해져 이씨의 노래는 남녀노소 모두의 사랑을 받게 됐다.
  

 밀려드는 행사·광고 섭외 요청에 이씨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조만간 이씨의 짤방을 소재로 한 모바일 이모티콘도 출시될 예정이다. 40대 후반에 접어들어서야 찾아온 전성기. 이씨는 그저 “초심을 잃지 않 는 가수가 되고 싶을 뿐”이라고 했다. 최근 그가 가장 기대하고 있는 건 오는 28일부터 시작할 예정인 아프리카TV 1인 방송이다. 방황하는 청춘들의 고충을 듣고 이를 위로할 노래도 함께 들려줄 생각이다.

 “한때는 저도 가수로서의 삶이 끝났다는 생각에 혼자 이불 뒤집어쓰고 울기도 참 많이 울었어요. 매일이 좌절의 연속이었죠. 하지만 다시 일어섰고 지금은 그때를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잖아요. 인생 좀 더 산 선배로서 이렇게 전할게요. 이 모든 게 인생의 과정이라 전해라~”

글=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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