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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리 모두 YS가 남긴 ‘국가의 통합’을 고뇌해야

22일 서거한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많은 국민이 조문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빈소와 전국 분향소에는 전직 대통령, 여야 대표를 비롯한 정치·경제·사회지도자, YS 상도동계와 경쟁·갈등관계였던 김대중(DJ)의 동교동계, 민주화운동 동지 그리고 남녀노소 일반인이 몰리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한 박근혜 대통령도 곧바로 빈소를 찾았다.

 고인은 아들에게 마지막 필담으로 ‘통합과 화합’을 남겼다고 한다. 지도자의 유언 같은 메시지는 자신의 인생을 반영하거나 아니면 자신이 이루지 못한 것을 후세에 당부하는 것일 수 있다. 시대와 권력의 격랑 속에서 YS는 실제로 도전과 투쟁의 삶을 살았다. 하지만 떠나는 마지막 길에 우리 사회에 주문한 것은 ‘통합과 화합’이었다.

 박정희 유신정권과 전두환 신군부에 맞서 그는 몸을 던져 저항했다.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그의 말은 불굴의 저항정신을 압축하는 명언이 됐다. 그는 5·18 민주화운동 3주년에 민주화 5개 항을 요구하며 23일간 단식했으며 이는 최장 기록으로 남았다. 반면 YS는 1987년 대권 앞에서 DJ와 단일화에 실패했고 90년엔 3당 합당을 하면서 우리 사회의 지역 감정과 이념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들기도 했다. 민주화 동지인 상도동과 동교동계는 그의 생전 화합모임을 시도했으나 지금은 흐지부지돼 있다.

  그런 도전·투쟁·갈등의 구도가 YS의 서거를 맞아 새로운 물꼬를 트고 있다. 그를 기리는 빈소와 분향소에선 대립보다는 화합의 뿌리를 확인해 보려는 노력들이 눈에 띄고 있다. 무엇보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YS가 영입한 인물들이 여전히 한국 정치를 이끄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영전에 머리 숙인 DJ와 노무현의 정치세력도 YS 그룹과 민주화 투쟁과 시련이라는 공감대를 나눈다고 한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70년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패한 YS가 선거유세에서 “김대중 동지의 승리는 바로 나의 승리고 국민의 승리”라고 한 말을 상기했다.

  YS는 떠났지만 한국 사회는 여전히 지독한 이념·지역·여야 갈등에 싸여 있다. 역사 교과서 논쟁, 세월호 후유증, 반(反)정권 폭력시위, 국회를 가로막은 법안 정쟁 등이 그것이다. YS를 회고하면서도 새누리당은 ‘9선의 의회주의자’, 새정치연합은 ‘민주화 투쟁가’ 부분을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야당에 장외투쟁 포기, 예산안 심의, 개혁법안의 통과를 촉구하는 것이다. 반면 야당은 박근혜 정권을 불통으로 몰아붙이며 투쟁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것이다. 여야가 각각 고인의 한쪽 팔을 잡아당기는 형국이다.

 YS는 평생을 국민과 함께한 지도자이자 최초의 문민대통령이다. 그런 이를 떠나보내는 국가장은 여야를 비롯한 사회가 ‘통합’을 고뇌하면서 국가 발전에 힘을 모으는 소중한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그것이 고인이 국가와 국민에게 바라는 것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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