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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ㆍ위문희 기자의 빈소정치 ⑥] 이회창 전 총재 "飮水思源(음수사원). 김영삼 대통령의 서거를 깊이 애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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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飮水思源(음수사원). 김영삼 대통령의 서거를 깊이 애도하면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23일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방명록에 적은 문구다.
음수사원이란 물을 마실 때 수원(水源)을 생각한다는 뜻으로 어떤 일의 근본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 전 총재는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생활화 돼 공기처럼 됐다. 잊기 쉽지만, 김영삼 전 대통령 같은 분들의 공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오전 11시 22분, 빈소에 들어선 이 전 총재는 영정 앞에 헌화를 한 후 절 대신 두 차례 목례를 했다. 내빈실 안에선 이 전 총재 특유의 유머로 YS에 대한 향수를 드러냈다.

 
 


이 전 총재= “(YS)의 호가 거산이지. 거대한 산. 하여튼 참 일생을 풍미한 양반이야, 허허. 그리고 기억나는 게 외국 원수들, 특히 미국 대통령을 만나고 오면 기싸움한 얘기를 아주 자랑스럽게 말씀하셔, 허허. 클린턴 (전 미 대통령) 만나고나서 하신 말씀이 기억나는데 뭔가 대통령들끼리 만나면 서로 기싸움을 하는 모양이지. (YS가) ‘내가 꽉 눌러줬다’고 말이야 허허. 눌러줬지 허허.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쳐다보며) 일생을 하고싶은 말 하고, 하고싶은대로 사신 양반 아니오?”

김무성 대표=“그렇습니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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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이 전 총재=“사실 준비없이 왔는데 (방명록에) 한마디 써 달라고 해서 갑자기 생각나는대로, 음수사원이라고 썼거든. 물을 마실 때는 물이 어디서왔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민주주의가 우리에게 생활화 돼있기 때문에 마치 공기처럼, 민주주의가 어디서 왔는지를 생각 안한단 말이야. 정말 힘든 과정을 겪었고, 가장 주역 역할을 한 김영삼 대통령이시니 그런 점에서 이런 글을 썼습니다.”

김 대표=“저희들이 제일 듣고 싶은 말씀하셨는데, 허허.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김영삼 대통령이 만든 거죠.”

이 전 총재=“하도 뭐 세상 좋아져서 잘 못 느끼지. 이 양반 이렇게 서거하시니까 왜 민주주의가 됐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런뜻에서….”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연평도 포격 도발 5주기 행사에 참석한 후 곧장 온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이 전 총재가 내빈실에서 마주치자 김 대표가 “총재님 키즈(KIDS)들 다 왔네”라며 껄껄 웃었다. 이 전 총재는 유 전 원내대표를 보자마자 부친인 고(故) 유수호 전 의원의 상을 잘 치렀는지 물었다. 유 전 원내대표는 “(따로) 인사도 못드리고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윽고 입관식을 마친 김수한 전 국회의장이 내빈실에 들어섰다. 부인 손명순 여사도 휠체어에 몸을 맡긴 채 내빈실로 왔다. 전날에는 빈소 입구에서 부축을 받으며 걸어 들어왔지만 입관식 직후라서인지 도저히 걸을 힘이 없는 듯했다.

김 전 의장은 YS의 마지막 모습이 어땠냐는 질문에 “아주 평온한 얼굴이었다”며 “YS답게 하나도 구김살 없이 훤하니 좋더라고…”라고 말했다. “(그 모습을 보니) 만감이 오가더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오전 11시 43분 내빈실을 찾은 무소속 천정배 의원에게 김 전 의장은 ‘야당 역할론’을 강조했다.

김 전 의장=“천 대표, 여러가지 고생이 많소. 나도 감옥도 가고 별 거 다 해봤지만… (출마하려는) 지역이 특수한 데 말예요. 거기서 용기있게 새로운 개척을 하신다는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천 의원=“감사합니다. 격려해 주시니. 저도 벌써 5선 의원입니다. 정치에서 물러나는 시점이 가까워오는데 새로운 정치의 싹을 틔우는 데 하나의 밀알이 돼야겠다는 생각과 사명감으로 하고 있습니다.”

김 전 의장=“싸움도 보람있고 가치있는 싸움이어야 해요. 더더군다나 야당은 특히 그렇습니다. 고춧가루는 매워야죠. 안 매우면 고춧가루 안 먹는거나 마찬가지예요. 야당은 야당다워야 합니다. 천 대표는 굉장히 용기있는 것이죠. 남이 다 하는 거 따라하는 거 부회뇌동해서 하는 건 별로 의미가 없어요. 남이 안할 때 해내는 게 그게 용기다 이거야. 고독하지만 보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 많이 변화가 있을 거라고 예측합니다.”

천 의원=“감사합니다.”

앞서 오전엔 전직 총리들의 조문이 잇달았다. 오전 9시 40분엔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9시 44분엔 김황식 전 총리가 빈소를 방문했다.

정운찬 전 총리=“총리할 때 세종시 개선안 갖고 몇번 뵀는데 그때 꼭 관철시켜야 한다고 많은 격려를 해주셨는데.. 성공하지 못해서 좀 안타깝습니다. 우리 거산(巨山) 선생님 안 계셨으면 한국 민주주의가 정착될 수 있었겠습니까.”
 
 

김황식 전 총리=“제가 총리로 부임했을 때 상도동을 찾아뵙고 많은 말씀을 들었습니다. 이맘 때 쯤 추운 가을이었는데, 난방도 제대로 안된 협소한 방 안에서 살았던 모습을 회고해 봅니다. 김 전 대통령이 이룬 민주화에 대한 업적은 국민들이 기억할 것입니다. 원칙에 충실하고 바른 길이라 하면 좌우 살피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게 후학들이 배워야 할 점입니다.”

오전 10시22분엔 정홍원 전 국무총리가 분향소에 들어섰다. 김봉조 전 의원이 반가이 정 전 총리를 맞이했다. 경남 하동 출신의 정 전 총리는 김 전 대통령의 경남중학교 후배다. 김 전 의원은 YS의 최측근으로 일찍 작고한 김동영 전 정무장관과 전날 빈소를 다녀간 여든의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 얘기를 꺼냈다.

김봉조 전 의원=“김동영이, 내, 최형우 셋이서 서러운 일이지마는…”

정홍원 전 총리=“참 좋은 분이었어요”

김봉조 전 의원=“김동영이가 그렇게 빨리 안 갔으면 YS가 후계 구성을 잘 했을텐데.”

정홍원 전 총리=“참 훌륭한 분이셨어요.”

김봉조 전 의원=“그 고집을 꺾을 수 있는 사람이 김동영 내, 바른 말 하는 사람이거든. 김동영이가 죽고 나니까 나도 힘이 없는거야. 나도 공천 퇴출 받고 정치라는 게 물 흐름이야 가만 보면 참.”

다음은 이날 오전까지 빈소를 다녀간 주요 인사들이 직접 작성한 방명록 문구.

김황식 전 총리=“민주화(民主化)의 거인(巨人) 김영삼 대통령님 영면하소서.”

강창희 전 국회의장=“대한민국 민주화의 상징, 김영삼 대통령님 편히 영면 하소서.”

심대평 전 의원=“민주화를 통해 조국의 번영을 이룩하신 업적 길길이 기억하겠습니다.”

정홍원 전 국무총리=“김영삼 대통령님의 서거를 애도하며 하늘나라에서 평안을 누리시길 기원합니다.”

마크 리퍼트 주미대사=“미국을 대신해 깊은 애도와 조의를 표합니다.(My deepest and sincerest condolence on behalf of United states of America)”

박한철 헌법재판소장=“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초석을 다진 지도자로서 오래도록 기억될 것입니다.”

권철현 전 주일대사=“저를 정계로 이끌어 주셨던 각하! 감사합니다.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십시오.”

이부영 전 의원=“군정 종식의 역사적 소임을 다하신 각하를 우리 국민과 역사는 잊지 않을 것입니다.”

황병태 전 의원=“민주의 흐름을 열고 가신 선생님 영생(永生)하십시오.”

이회창 전 총리=“음수사원(飮水思源·물을 마실 때 근본은 생각함) 김영삼 대통령의 서거를 깊이 애도하면서.”

천정배 의원=“군정종식의 역사적 위업을 남기신 김 대통령님의 뜻을 이어 풍요롭고 공정한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삼가 명복을 빕니다.”

김경희·위문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사진 중앙포토DB, 영상 이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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