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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18홀에 65타 입소문 덕에 히트 … 다음 승부수는 '부티크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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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서울 JW메리어트동대문에서 열린 산 페드로 150주년 세미나에서 마르코 푸요가 한국 와인 시장에 대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금양인터내셔날]


“18홀에 65타라는 별칭은 저도 생각하지 못했어요.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 난다고 하기에 얼른 마케팅에 써먹었죠.”

[사람 속으로] 칠레 '1865 와인' 수석 와인메이커 푸요
골프 애호가 등 행운 기념해 즐겨
대형마트 판매 칠레 와인 중 1위


 인기 와인 ‘1865 싱글 빈야드(이하 1865)’를 만드는 산 페드로 와이너리의 마르코 푸요(49) 수석 와인메이커의 이야기다. 한국에서 1865의 인기는 여전하다. 2003년 금양인터내셔날이 출시한 이후 12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40~50대 중년들 사이에서는 행운을 기념하는 와인으로 선물되고 있다. ‘18홀에 65타’라는 별명은 2003년 출시 직후 골프 애호가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것을 금양 마케팅팀에서 광고 카피로 뽑아내면서 히트를 쳤다. 젊은 층 사이에서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와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많은 소비자가 가정용 와인을 구매하는 대형마트에서도 1865의 인기는 좋다. 현재 홈플러스에서 판매되는 칠레 와인 중 1위다.

 푸요는 산 페드로 와이너리에서 내놓고 있는 와인의 생산 공정을 총괄하는 인물이다. 칠레 산티아고에서 1865년 설립된 산 페드로의 와인메이킹팀에는 총 120명이 근무하고 있다. 그중에서 7명이 와인의 블렌딩이나 포도 품종 등 공정을 책임지는 와인메이커의 칭호를 받는다. 와인메이커가 되기 위해서는 포도 농사에 대한 기술과 과학적 지식은 물론 와인을 만드는 양조 공정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푸요 본인 역시 칠레 가톨릭대에서 농학과 양조학을 전공한 뒤 에라주리즈·라포스톨레 등의 와이너리에서 24년간 경력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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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방한은 산 페드로 와이너리의 창립 150주년을 기념하고 더 많은 칠레 와인을 국내에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가 이번에 들고 온 와인은 카보 데 오르노스·알타이르 등 5종으로 구성된 ‘그란데스 비노스 데 산 페드로(사진)’ 시리즈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산 페드로에서 만든 훌륭한 와인들’이라는 뜻이다. 한 병에 20만원을 전후하는 고급 와인이다.

 한국 와인 시장의 요즘 화두는 고급화다. 주된 와인 판매처인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와인 시장이 5만원 전후의 중저가 와인시장인 데다, 이마저도 아르헨티나·남아공·호주 등 소위 ‘신대륙 와인’들이 치고 들어오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 때문에 프랑스산이 독식하고 있는 고급 와인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필요했다. 이에 대해 푸요는 “한국 와인 시장은 성숙화된 단계로 이제는 중저가 와인과 고급 와인을 별도로 타기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865 역시 1990년대 칠레 와인을 고급화한 것이다. 산 페드로는 지난 2001년 ‘1865 싱글 빈야드’를 출시했다. 싱글 빈야드는 단일한 포도밭이라는 뜻으로 “이 와인은 싱글몰트 위스키 같은 와인”이라는 뜻이다. 박연지 금양와인 매니저는 “1865는 2003년 국내 출시 직후 애호가들로부터 가토 네그로 같은 3만원대 칠레산 와인과는 맛과 향의 깊이가 다르다는 평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산 페드로 와인에 있어서 중요한 시장이다. 산 페드로에서 수출하는 물량의 50%가 1865이고, 그 1865 수출 물량의 30%가 한국으로 온다. 2009년만 하더라도 전체 1865 생산량의 절반이 한국에 들어왔었다. 푸요는 “앞으로 중국 등 아시아 국가 수출 물량이 늘어나면 한국의 비중이 20%대까지는 내려가겠지만 아직도 유럽·미국 등지에 비하면 절대적으로 많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요즘 푸요가 관심 갖는 와인 시장은 베트남이다. 푸요는 “한국의 10~20년 전과 정확히 흡사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와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것이 그렇고, 골프장에서 와인 소비가 많은 것도 한국과 비슷하다고 했다. 물론 가장 많이 팔리는 와인도 1865다. 그는 “베트남 골프 애호가들에게 ‘한국에서는 18홀 65타를 의미하는 행운의 와인’이라고 하면 1865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더라”면서 “술의 음용 습관도 한국과 상당히 유사하다”고 말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아예 다른 시장”이라면서 난감한 표정을 보였다. 푸요는 “중국은 많은 민족만큼이나 다양한 유통 채널이 있고, 단일화된 유통망이 아예 없는 곳”이라면서 “그럼에도 고급 와인을 선호하고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이는 지역이라 ‘각개격파’식으로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칠레 와인의 미래에 대해 푸요는 ‘테루아르(Terroir·토양이나 기후 등 포도 재배에 작용하는 환경적 요인)’라는 키워드를 꺼냈다.

 푸요는 “칠레 와인의 역사는 오래됐지만 오늘날 와인에 쓰는 포도밭의 절반 정도는 20년이 채 안 됐다”면서 “품종도 카베르네 소비뇽이 3분의 1이 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앞으로 화이트 와인 등 다양한 포도 품종을 반영한 와인이 많이 나오는 것은 물론, 각 지역의 기후나 토양 등 테루아르가 잘 반영된 와인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쉽게 풀어서 이야기한다면 자신의 취향에 따라 골라 먹는 ‘부티크 와인’의 시대가 온다는 이야기다.

 지금도 푸요는 안데스산맥 인근에 있는 포도밭 약 9만㎡를 G1~G7까지 7가지로 나눠 배수력·열반사율 등을 조사하는 한편 지역별 포도의 특성을 분석하고 있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S BOX] 12·17·21·30년산 위스키 … 주류 업계의 숫자마케팅

주류 업계에서 숫자마케팅은 흔한 일이다. 다양한 주종이 경쟁하는 시장에서 소비자의 뇌리에 강렬한 인식을 남겨주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는 위스키 업체들의 연산 경쟁이다. 본래 국내 시장의 위스키는 12·17·21·30년산 등으로 나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22년산, 19년산 등이 생기면서 ‘연산 공식’이 깨졌다. 페르노리카의 ‘임페리얼 19 퀀텀’이나 지금은 사라진 ‘골든블루 22’ 같은 양주가 그렇다. 기존의 17~18년산보다 고급스러운 ‘19년산 원액’, 21년산보다 1년 더 숙성된 22년산을 넣었다는 뜻을 강조했다.

 와인 중에서는 ‘독도 와인’이 유명하다. 이 와인은 독도의 사진은 물론 우편번호인 ‘799-805’를 넣어 ‘799-805 메를로 나파 밸리’ 등의 이름으로 출시됐다. 하지만 올해 8월 우정사업본부가 우편번호 체계를 바꾸면서 독도의 우편번호가 ‘40240’으로 변해버려 해당 업체로서는 울상이다.

 소주 업계에서는 ‘순한 소주’ 경쟁이 붙으면서 업체들끼리 도수를 더 낮게 잡는 경쟁이 치열했다. 식음료 시장에서는 90년대 후반 반짝했던 ‘콜라독립 815’가 거의 유일한 예다.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에서 경제위기를 겪던 시기에 애국심 마케팅으로 10%대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 콜라는 2000년대 들어 애국심이 시들해지면서 시장 점유율이 급감하고 제조사와 유통사가 부도났다. 하지만 최근 들어 10여 년 만에 다시 출시되며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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