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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조선시대에 활동한 물 소믈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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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엔터테이너
정명섭 지음, 이데아
240쪽, 1만5000원


‘화성인 바이러스’니 ‘스타킹’이니 하는 TV 프로그램을 보면 이 작은 한반도에 별별 재주꾼이 다 있구나 싶다. 그 피가 어디서 왔겠는가. 성리학 중심의 사대부 계급사회인 조선시대 때도 기인과 명인이 차고 넘쳤다. 기전체로 이뤄진 정사(正史)에 기록되지 않았을 뿐이다.

 아니, 어쩌다 『조선왕조실록』에도 등장하긴 했다. 정조 14년(1790) 8월 10일자에서 왕은 소설의 해로움을 이야기하며 ‘전기수(傳奇<53DF>)’를 언급한다. 전기수란 고전소설을 실감나게 입담으로 풀어냈던 이야기꾼. 특히 조선 후기 청지기 출신 이업복이라는 전기수가 유명했는지 『추재기이』 『청구여담』 같은 문집에 자주 등장한다. 다만 그때나 지금이나 권력자들은 이런 풍자·유희를 멸시하고 경계했다.

 당대의 워터 소믈리에(물 감별사)라 할 수선(水仙), 오입쟁이 양반을 쥐락펴락한 조방꾼(일종의 뚜쟁이) 이중배, 14세 소녀로서 팔도를 일주한 김금원 등 32인의 ‘조선판 화성인’들이 등장한다. 18세기 이후 발전한 여항문화와 격동하는 신분제 등을 연결해 해석하는 시선이 탄탄하다. 다만 다루는 인물이 대체로 몰락한 양반이거나 풍월깨나 읊었던 중인이라는 점에서 ‘남성 사대부’ 중심의 조선사회 한계 안에 있다. 당대를 풍미한 주모(酒母)나 침모(針母)가 없진 않았을 텐데 기록으로 남은 게 없다시피 해서다. 역사를 여러 시각에서 다채롭게 남겨야 할 이유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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