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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편집국장 레터] 글로벌 점조직

VIP 독자 여러분, 중앙SUNDAY 편집국장 남윤호입니다.



IS가 저지른 파리 테러에 전세계가 경악하고 있습니다. 지난 1주일 내내 테러와 관련한 외신이 메인 뉴스로 다뤄졌습니다. 그러다 북한산에서 이슬람 테러 단체의 깃발이 나부끼는 영상이 공개되자 국내에서의 충격은 더 커졌습니다. 테러에 대한 불안감이 퍼지고 있고, 이게 자칫하면 무분별한 反이슬람 정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유럽에선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 충돌론’이 새삼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질적인 문명권들이 공존하지 못한 채 서로 대결한다는 단순한 내용인데, 기독교와 이슬람의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식으로 해석되고 있다 합니다.



이전에도 이슬람에 대한 유럽인들의 경계의식은 상당히 높았습니다. 프랑스 작가 미셸 우엘벡이 올 초 샤를리 에브도 테러와 같은 시기에 발표한 『복종』이 이를 잘 반영해줍니다. 프랑스에 이주한 무슬림들이 정당을 결성해 선거에 승리한 뒤 프랑스를 이슬람 국가로 변모시킨다는 정치소설이지요. 작중에서 소르본대학 총장은 하필이면 부활절에 이슬람으로 개종하더군요. 그러면서 서구 문명에 대한 환멸을 이렇게 털어놓습니다. “인류 문명사의 최고봉이었던 그 유럽은 불과 몇십 년만에 자살하고 말았습니다.” 또 우엘벡은 “이슬람이 정치가 아니라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는 호메이니의 말을 인용함으로써 유럽인들의 위기감을 자극하려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문명이란 게 꼭 충돌만 하라는 법이 있습니까. 오히려 서로 뒤섞이며 변화하거나 진화하는 게 문명 아닐까요. 너무 과민반응할 필요는 없습니다. IS가 테러를 저질렀다고, 무슬림들을 도매금으로 테러리스트로 몰아세울 수 있겠습니까. 압도적인 다수의 무슬림들은 IS의 폭력노선에 반대합니다. 그들 역시 평화와 안전을 희망합니다.



전세계 무슬림 인구는 16억명이고, 10년 뒤엔 세계 인구의 3분의 1인 20억명으로 늘 것이라 합니다. 이들을 근거없이 적대시하는 건 비현실적이고 어리석은 일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문화적 포용력을 소중하게 키워 왔다고 자부하지 않았습니까. 테러 위험을 철저히 점검하되, 북한산에 나부낀 깃발 하나에 떨 필요는 없습니다. 미국의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은 며칠 전 뉴욕타임스의 칼럼에서 “테러리즘의 가장 큰 위험은 테러에 의한 직접적인 피해보다 그에 대한 잘못된 대응에서 나온다”고 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과민반응이나 잘못된 대응은 주로 무지(無知)에서 비롯합니다. 이슬람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나 이해도(Islamic literacy)의 수준은 얼마나 될까요. 충분하다고 하기 어려울 겁니다. 부끄럽지만 연일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 언론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내 언론이 이슬람 이슈를 늘 들여다보는 건 아닙니다. 중동에 상주하며 현지 사정을 두루 꿰거나, 유럽의 무슬림 사회를 속속들이 파고드는 전문가가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 자신도 무지한 편에 속합니다. 작은 예를 들자면 알카에다가 테러 조직의 고유명사인 줄 알고 있었습니다만, 찾아보니 아랍어의 관사(冠詞) ‘알’에다 기지(基地, base)를 뜻하는 ‘카에다’가 합쳐진 말이더군요. 아랍에선 야구(baseball)를 ‘알카에다의 공’으로 직역해 쓴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랍어를 모르면 아랍권에선 심지어 야구까지도 알카에다와 관련 있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이슬람국가로 부르는 IS에 대해서도 국가라는 개념에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주권·영토·국민을 국가의 3대 요소라고 하지만, IS에겐 그런 국민국가의 상식이 통하지 않습니다. IS의 입장에서 주권은 신(神)에게 있습니다. 또 최고 지도자 칼리프를 자칭하는 IS의 지휘자 알바그다디에게 충성서약을 하면 어디에서나, 누구나 IS 소속이 될 수 있다 합니다. 영토가 고정돼 있지도 않습니다. 이름만 국가일뿐, 글로벌 점조직 또는 ‘테러 유목민’이나 다름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들의 테러를 막기 어려운 듯합니다. 또 국가 대 국가 사이의 정규전을 통해 IS를 섬멸하자는 주장은 비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굳이 저들에게 ‘국가’라는 표현을 쓸 이유가 있을까요. 미국과 프랑스 등에선 IS를 모멸적 뉘앙스가 담긴 ‘다이시(Daesh)’로 부르고 있습니다.



며칠 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파리의 유네스코 국제회의에 참석해 “테러리스트는 우리의 문화, 생활, 역사, 기억 모두를 지우려 한다”며 IS를 비난했습니다. 유네스코 헌장 전문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인류의 역사를 통해 다른 국민들의 삶과 방식에 대한 무지가 의심과 불신의 원인이 되었으며, 이로 인한 차이점들이 자주 전쟁으로 치달았고….” IS의 테러와 그에 대한 국제적 대응이 또다시 불행한 역사를 반복할지, 평화로운 국제질서를 회복시킬지, 전세계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금주 중앙SUNDAY는 이슬람과 IS에 대한 지식과 이해도를 높여주는 기사를 다루겠습니다. 파리 테러를 바라보는 무슬림의 시각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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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뒤면 20대 총선입니다. 여야는 유권자의 표심을 움직일 총선 화두를 찾고 있습니다. 지난주 중앙SUNDAY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토대로 20대 총선의 구도와 의제를 전망해봤습니다. 금주엔 야당에게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표현되는 유권자 분포를 분석합니다. 과연 그 기울기는 어느 정도이고, 20대 총선에선 얼마나 영향을 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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