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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함바왕' 유상봉이 보낸 옥중편지 119통

[편지 공개] 관료출신 교수에게 보낸 편지

※ 중앙일보는 JTBC 탐사보도프로그램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가 단독 입수한 ‘함바왕’ 유상봉이 보낸 옥중편지 119통 중 일부를 4회에 걸쳐 내보낸다. 다음은 4회 중 첫 번째로 유씨가 중앙정부 전직 관료 출신인 A교수에게 보낸 편지 중 일부를 발췌한 내용이다. 자세한 내용은 오늘(20일) 오후 9시 40분에 방송되는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편집자 주: 청와대 출신 중앙정부 전직 관료이자 현재 수도권 대학 교수로 재직중인 A씨에게 2013년부터 올해까지 함바왕이 보낸 30여 통의 옥중편지가 배달됐다. A씨는 “잘못된 만남 이후 돈을 내놓으라는 지속적인 협박에 시달려 정신병을 얻을 정도다. 교수직을 포기할까도 고민했다”고 토로했다. 최근 함바브로커 유상봉은 A씨가 근무하는 대학 사무실로 4명의 건장한 사람들을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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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바브로커 유상봉의 옥중편지1>
 
“존경하는 OOO님께 드립니다.
정말 진실이 통하는 그런 사회가 됐으면 하는데 진심으로 제가 원하는 그런 사회입니다.
지금 당장에는 제 말뜻을 잘 모르실수도 있습니다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곧 아시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주에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XX현장 급식 운영권 수주를 위해 OOO 사장님과 만남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또 OO지구에서 LH가 발주한 OO건설현장 급식 운영권에 대해서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OOO시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OO와 계약했던 건설현장 급식 운영권이 계속 유효하도록 해주시길 바랍니다.
꼭 도와주시길 바라고 OOO를 급히 좀 만나주세요.”
(2013년 11월25일 편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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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바브로커 유상봉의 옥중편지2>
“존경하는 OOO님께.
지난 6월19일 부산 검찰에 의해 다시 구속되었습니다.
OOO님과는 부산 검찰에서 만나뵙게 되겠습니다. 어쩔 수 없는 그런 일이 아니겠습니까.
조금만 애정과 관심을 가져주셨다면 정말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2014년 8월 17일 편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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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바브로커 유상봉의 옥중편지3>
“OOO님께 드립니다.
부산구치소에서 수용생활 하다가 합수단 조사받기 위해 서울남부구치소에 있다가
 인천지검에서 조사받고 있습니다.
지난번에 주시기로 했던 4000만원을 급히 제 처 김OO 농협계좌 001-12-15XXXX로 1억원을 보내주십시오.
서로간의 좋은 만남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조치이오니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그동안 많이 기다렸고, 여러 사람들의 얼굴 때문에 모든 예의를 다 갖춰 드렸습니다.
정말 많이 서운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2015년 4월 1일 편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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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바브로커 유상봉의 옥중편지4>
“OOO님께 드립니다.
사건 해결을 위해 1억원만 도와주기 바랍니다.
자세한 내용은 쓰지 않겠습니다만 이미 저에게 8000만원을 주었으니 이번주까지 1억원만 더 해 주세요.
저도 이제 OOO님과의 모든 관계를 이것으로 끝내려고 합니다.
더이상 시간이 없으니 제 처 김OO 농협계좌 001-12-15XXXX로 1억원을 보내주십시오.
입금하시고 010-9XXX-5XXX로 전화주시면 모든 진정서는 취하하겠습니다.
꼭 이번주까지 부탁합니다.
(2015년 5월3일 편지에서 발췌)


“인생의 마지막 뒷모습을 망쳤다. ‘악마의 덫’에 걸려 빠져 나가기가 어려울 것 같다. 그동안 너무 쫒기고 시달려 힘들고 지쳤다. 더 이상 수치도 감당할 수 없다. 모두 내가 소중하게 여겨온 만남에서 비롯됐다. ‘잘못된 만남’을 주선한 결과가 너무 참혹하다.”
 - 2011년 6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임상규 전 순천대 총장 유서 중 -
 
2011년 연초부터 대한민국 관가((官家)는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이른바 ‘함바왕’이라고 불리는 브로커 유상봉씨가 검찰에 구속되면서 사건은 시작됐다.
 
건설현장 식당을 뜻하는 ‘함바’, 유씨는 대한민국 함바사업권의 절반 가까이를 손아귀에 쥐고 흔들었다. 대규모 공사현장의 함바 사업권은 당시만 해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될 정도로 큰 이문을 안겨줬다. 유씨는 정관계 인맥을 총동원해 수주경쟁에서 매번 승자로 군림했다. 검은 거래는 필연적으로 뒤따랐다.
 
유씨의 입에서 하나 둘 관료들의 이름이 거론될 때 마다 수 많은 공직자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 수뇌부급 인사들이 유씨의 폭로에 줄줄이 나가 떨어졌다.
 
“이러다 경찰 조직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장탄식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당시 정권의 실세 소리를 들었던 공기업 사장, 정부부처 산하기관장도 무사하지 못했다.
 
사건은 전직 장관이자 한 대학의 총장으로 재직 중이던 인사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면서 절정으로 치달았다. 임상규 총장. 유상봉의 정관계 인맥을 만들어준 것으로 알려진 인물. 그는 한 때 대한민국 예산을 쥐고 흔드는 막강한 자리에 있었다. 유상봉은 그를 배경으로 자신의 함바 왕국을 만들어 갔던 것이다. ‘악마의 덫’에 걸렸다는 그의 마지막 절규는 충격 그 자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함바 게이트는 서서히 사람들의 기억에서 멀어졌다.
 
4년여가 흐른 2015년 11월.
 
‘악마의 덫’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한 귀퉁이에서 희생양을 기다리고 있다. 감옥으로부터 배달된 유씨의 편지. 구속 수감된 직후부터 최근까지 써 내려간 이 편지에 수 많은 전현직 공직자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유씨는 측근들에게도 ‘악마의 덫’을 준비하라는 편지를 끊임없이 보냈다. 함바게이트는 끝나지 않았다. 일명 ‘편지게이트’가 서서히 제2막을 올리고 있다.
 
JTBC 탐사보도프로그램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유씨가 서울구치소, 성동구치소, 부산구치소 등에서 지난 4년 동안 전현직 공직자들과 최측근들에게 보낸 119통의 자필 편지를 최근 단독 입수했다. 이 편지에는 함바왕으로서의 재기를 노리는 유씨의 집요함과 치밀함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협박과 회유로 점철된 유씨의 편지를 지금부터 공개한다.
 
편지는 지금 이순간에도 ‘잘못된 만남’을 가진 누군가를 노리며 감옥으로부터 끊임없이 날아들고 있다.
 
고성표 JTBC 탐사기획국 기자 muzes@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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