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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 보호 손 들어준 대법원 “대형마트 영업자유 침해 아니다”

골목상권 보호와 대형마트의 영업자유 간 무게를 견주는 재판에서 대법원의 저울은 골목상권으로 기울었다.

"휴일·심야 영업 제한 적법" 판결
유통업계선 "영향 제한적일 것"

 ‘지방자치단체가 대형마트의 밤샘 영업 금지 등 영업제한 조치를 하는 건 적법하다’는 점에선 13명의 대법관 판단이 사실상 일치했다. 다만 김용덕·김소영 대법관은 “규제 대상은 상품을 판매하는 장소로 한정돼야 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소는 제외돼야 한다”며 일부 반대의견을 냈다.

 대법원은 이날 “지자체들이 규제에 앞서 관련 이해 당사자에 대한 의견청취 등의 절차를 거쳤고 유통질서 확립, 대규모 점포와 중소유통업의 상생발전, 소비자 선택권 등을 포함한 공익과 사익의 여러 요소를 실질적으로 고려했다”며 ‘영업제한은 재량권 일탈·남용’이라는 대형마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대신 “경제 규제 영역에서는 규제 수단의 실효성을 이유로 재량권 일탈·남용을 인정할 때 시장 지배와 경제력 남용 방지 등을 위해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이 사건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이 중대한 데 반해 대형마트 사업자의 영업의 자유나 소비자 선택권 등 본질적인 내용이 침해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경제 규제 영역에서 지자체 등의 재량권 판단 기준을 마련한 최초의 판결”이라고 말했다.

 앞서 원심인 서울고법 행정8부(부장 장석조)는 “이 사건 대형마트 매장은 대형마트로 등록은 돼 있지만 유통산업발전법 시행령 규정상의 지자체가 규제할 수 있는 대규모점포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대형마트의 손을 들어줬다. 소비자들의 구매를 돕는 점원들이 배치돼 있다는 게 판단 근거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대형마트로 개설·등록됐다면 점포의 운영방식을 따질 것 없이 대형마트”라고 결론 내렸다.

 지자체장의 재량권 남용 여부에 대해서도 서울고법은 지역 주민들의 생활상 불이익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남용”이라고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2012년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과 조례에 따라 기초자치단체장들이 ‘오전 0~8시 사이 영업제한, 매월 둘째·넷째 일요일 휴무’를 강제하자 롯데쇼핑·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사업자들은 서울시내 구청장 25명 중 21명을 상대로 줄소송을 냈다. 이미 17개 소송에서 대형마트의 패소가 확정됐고 동대문구청장과 성동구청장을 상대로 한 이 소송만 항소심에서 승소해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이번 판결로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인 용산구청장과 중랑구청장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도 대형마트 측의 승소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의 영향을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이미 전국 대다수의 지자체(약 80%)가 월 2회가량의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를 실시하고 있어서다. 한 대형마트 간부는 “매월 2회 휴업은 이미 소비자에겐 일상”이라며 “다만 일요일에 아예 마트에 안 가는 게 습관이 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임장혁·이현택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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