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페이스 오프’ 한 건도 없는 한국 기술 있지만 법 때문에 …

1997년 개봉한 영화 ‘페이스 오프(Face Off)’에서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과 테러범은 성형수술로 얼굴을 통째로 맞바꾼다. 당시만 해도 파격적이던 이야기가 이제 세계 곳곳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
 
기사 이미지

이식장기에 안면은 포함 안 돼
미국·중국·터키 등선 30여 건
혈관·신경·근육 정교히 연결
최근 미국선 두피까지 이식

최근 미국에서는 14년 전 화상으로 얼굴을 잃은 전직 소방관이 안면이식수술로 새 얼굴을 갖게 돼 화제를 모았다. 19일 AP통신 등 미국 언론과 미 뉴욕대(NYU) 랜건 메디컬센터에 따르면 이 환자는 26시간 수술을 거쳐 얼굴과 두피 등 가장 넓은 면적의 조직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안면이식수술은 사고나 기형으로 얼굴의 전체나 일부를 잃은 환자에게 사후 기증받은 타인의 안면 피부를 붙이는 것이다. 수혜자의 얼굴 손상 정도에 따라 피부 밑의 지방과 근육·혈관·신경 등을 함께 들어내야 하고 경우에 따라 뼈도 이식한다. 미국에서 이뤄진 이번 수술에선 이식 범위에 두피와 귀까지 포함됐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폴란드·터키 등 전 세계적으로 안면이식수술은 30건 가량 이뤄졌다. 2005년 11월 프랑스에서 자신이 기르던 개에게 얼굴을 물린 여성이 세계 최초로 다른 사람의 얼굴을 부분적으로 이식받았으며, 2010년 스페인에선 총기 오발 사고로 얼굴을 손상당한 남성이 얼굴 전체를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한국에서도 안면이식수술이 가능할까. 최종우 서울아산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이 수술은 미세현미경을 이용한 재건수술의 일종으로 국내에서도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일부 병원들이 관련 수술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수술이 매우 복잡한 데다 환자의 면역 체계가 이식받은 피부를 거부할 수 있어 위험이 따른다. 최 교수는 “재건 성형 관련 기술이 총동원돼야 하는 어려운 수술”이라며 “ 환자는 수술 후에도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면역억제제를 기피하던 남성이 수술 2년여 만에 사망하기도 했다. 정지혁 서울대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면역억제를 과도하게 할 경우 몸이 필요로 하는 면역 기능까지 억제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이를 조절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윤리적·법적 난관도 있다. 최 교수는 “아직 국내에선 뇌사자의 얼굴을 기증하는 문화가 자리잡히지 않아 수요가 있다 해도 기증자를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안면이식을 위한 법적 장치도 필요하다. 현행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르면 이식 대상 장기는 신장·간장·이자(췌장)·심장·폐와 골수·각막 등으로 한정된다. 보건복지부 생명윤리정책과 관계자는 “ 국내 이식 수술 수준 등을 고려해 현행 법에선 주로 고형 장기 위주로 규정되어 있다. 향후 전문가 논의를 거쳐 이식 대상을 넓히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법적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수술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최 교수는 “외국에서 안면이식수술이 남용되는 듯한 사례 때문에 비난 여론이 일기도 했다”며 “어려움이 따르는 만큼 환자와 의사 모두가 필요성을 느끼는, 꼭 필요한 경우에 한해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