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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금요일] 30일 파리서 ‘기후변화 유엔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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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현지시간) 발생한 테러로 프랑스 파리는 공포와 긴장에 휩싸였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전격 취소했고 22일까지 파리 내 집회·시위를 전면 금지했다. 오는 30일 예정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 당사국총회에 앞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기후변화 행진’도 취소됐다. 전 세계의 환경 운동가들과 시민 등 20만 명이 행진하는 과정에서 추가 테러가 발생한다면 혼란이 유발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17일 “프랑스 정부는 최대한 추가적인 (테러)위협을 피하려고 한다”며 취소 이유를 설명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테러보다 위험한 지구온난화
올랑드, 이 행사는 취소 못했다


 프랑스 정부는 행진뿐 아니라 기후변화회의와 관련된 나머지 50여 개의 야외 행사에 대해서도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전 세계 100여 개국의 지도자들이 참석하기로 한 당사국총회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프랑스 정부 등 참석 국가 지도자들이 테러 가능성을 제거하고 프랑스의 안정을 되찾는 일만큼이나 지구온난화 또한 심각한 문제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기 때문이다. 프랑스 정부는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4000명 이상의 경찰을 동원하고 행사장 내·외부의 보안을 강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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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온난화는 인류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는 점에서 파리 테러 못지않게 심각한 문제다. 최근 40~50년간 지구는 더워지고 있다. 올해 1~9월 지구 전체의 기온을 분석한 결과 1850~1900년의 평균치보다 1.02도 높았다고 영국 기상청이 지난 9일 발표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는 지구 기온이 1850~1900년 평균치보다 1도 이상 높은 첫해가 된다. 학계에선 지구 온도가 2도 상승 할 경우 사막화와 해수면 상승 등으로 인해 걷잡을 수 없는 큰 피해가 닥칠 것이라고 경고한다. 현재 지구는 기온 2도 상승이라는 전 지구적 재앙의 초입에 들어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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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의 섬나라 투발루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수도 가 물에 잠겼다. [AP=뉴시스]

 지구온난화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1992년 6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유엔 기후환경회의를 기점으로 시작됐다. 지구온난화가 어느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닌 전 지구적 해결 과제란 점에 인식을 같이한 것이다. 당시 기후환경회의에선 한국을 포함해 154개국이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를 낮춰 기후변화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취지로 기후변화협약에 서명했다.

 하지만 강제성을 띠지 않은 ‘선의의 노력’만으론 급격하게 진행되는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없었다. 결국 97년 12월 교토에서 개최된 기후변화협약 3차 당사국총회에서 미국·일본 등 37개 선진국과 유럽연합(EU)의 감축 목표 및 국가별 목표 설정방식 등 구체적 실행계획이 담긴 ‘교토의정서’가 채택됐다. 교토의정서의 핵심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평균 5.2%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선진국·중진국·개발도상국 등 국가별 상황에 따라 감축 목표치가 차등 적용됐다.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계획은 포함돼 있었지만 교토의정서의 가장 큰 문제로 당시 개발도상국이었던 중국과 인도를 감축 의무 대상에서 제외한 점이 지적됐다. 교토의정서 이후 중국과 인도가 인구를 바탕으로 산업화 대열에 합류하며 각각 온실가스 배출량 1위와 3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2011년엔 캐나다가 교토의정서 탈퇴를 선언한 데 이어 러시아와 일본도 2012년 온실가스 배출 억제 의무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세계 각국에서 신(新)기후변화 체제를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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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열리는 파리 UNFCC 당사국총회는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신기후변화 체제 합의를 위한 ‘결전의 무대’다. AP 등 외신은 30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열리는 파리 기후회의 기간을 ‘지구 역사상 가장 중요한 2주’라고 평가했다. 2009년 코펜하겐 기상회의의 경우 세계 각국이 자국의 이익만을 좇는 상황에서 입김이 강한 강대국들에만 유리한 방향으로 합의가 진행되며 비판이 잇따랐다. 이 때문에 이번 총회에서는 선진국이 후진국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물론 2020년 이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별 재정 부담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 등 190여 개국 지도자가 참석하는 파리 기후회의는 전 세계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동참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문제는 국가별 감축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기후변화가 전 지구적 문제라는 점에는 모두 동의하지만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는 천문학적 비용이 들 뿐 아니라 산업경쟁력 약화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기후변화 회의에 기대가 높아진 건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과 누적 배출량 1위인 미국이 합의 도출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 UNFCC 사무총장은 “각국의 감축 목표량을 합산해도 지구온난화 억제 목표에는 못 미치지만 이번 회의를 바탕으로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는 등 공동의 노력이 뒤따른다면 기후변화는 극복 가능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각국의 감축 성과를 주기적으로 검토하는 등의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기후변화 대응의 모범국으로 꼽힌다. 세계 7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인 한국은 지난 7월 2030년까지 당초 배출 전망치보다 37%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한국이 감축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선 최대 13조원에 달하는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배출권 거래에 참여한 국내 기업(525개 참여)이 연평균 15억원 이상의 부담을 지게 된다. 그럼에도 한국 정부는 기후변화라는 지구적 위기를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발전과 제조업 혁신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지구의 평균 기온은 400~500년을 주기로 1.5도 범위에서 상승과 하강을 반복했다. 하지만 지구의 평균 기온이 올라가는 현상을 지구의 기후시스템에 의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치부하기엔 무리가 있다. 과학계는 현재 지구가 당면한 온난화의 문제는 세계 각국에서 뿜어내는 온실가스로 인한 인위적 현상이라고 본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재앙의 전조는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해수면 상승과 이상기후, 사막화가 대표적이다. 위성 관측 결과 70년 이후 지구의 눈이 10% 이상 줄었고 북반구의 빙하 15%가 녹아 내렸다.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17㎝ 상승했다. 남태평양 섬나라 투발루는 수도 푸나푸티의 일부가 물에 잠겼다. 투발루 정부는 2001년 이런 식으로 해수면이 상승하면 투발루 전체가 바다에 가라앉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의 기상 연구소 클라이밋센트럴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기온이 4도 상승할 경우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아 최대 7억6000만 명이 삶의 터전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연구소가 지목한 침수지역에 미국 뉴욕은 물론 중국 상하이, 인도 뭄바이, 호주 시드니도 포함됐다. 일부 섬나라와 국토의 해발 고도가 낮은 해안 지역뿐 아니라 세계적 대도시까지 해수면 상승의 영향권에 들 것이라는 경고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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