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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시장 매력은 1시간짜리 백화점·면세점에 잠식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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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윈 반 데 크라벤 교수(왼쪽) 가 남대문시장 발전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매력적인 공간이지만 1시간만 돌아보면 볼 게 없다.”

도시재생 전문가 크라벤 교수
작년 외국인 방문 7위로 하락
“서울역고가 공원 이용 필요”


 서울 남대문시장을 직접 돌아본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 어윈 반 데 크라벤 교수의 진단이다. 도시재생 전문가인 크라벤 교수는 지난 16일부터 사흘간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창조도시 전략연구실 주최로 열린 ‘남대문시장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국제워크숍’ 참석차 방한했다. 워크숍에는 네덜란드 도시 디자인회사인 우르한의 슈어드 핀스트라 대표와 서울시·중구청 담당공무원, 남대문시장 상인 등 30여 명이 참가했다.

 크라벤 교수는 남대문시장이 현재 위급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방문자 수 감소로 지역 정체성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남대문시장은 점포수 1만172개에 상인·종업원을 합쳐 4만여 명이 일하는 서울의 대표적 재래시장이지만 노후화된 시설과 상권 성격의 변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3년만 해도 1위였던 외국인 관광객 방문 비율은 명동·동대문시장 등에 밀리며 지난해 7위로 하락했다.

 크라벤 교수는 “좁은 공간에 미로처럼 연결된 골목길 사이로 수만 명이 일하는 독특한 공간”이라며 “하지만 상점을 돌아보는 것 이외에는 더 이상 할 게 없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핀스트라 대표는 “신세계백화점에 면세점까지 새롭게 들어서면 상권 자체가 현대식 시장에 잠식될 수 있다”며 “정체성을 지키려는 재정비 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워크숍에서는 서울시가 추진 중인 ‘서울역고가 공원화’ 사업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서울역고가를 직접 답사한 크라벤 교수는 “고가공원은 완성만 되면 외국인 관광객뿐 아니라 한국인들도 많이 몰리는 매력적인 관광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점 외에도 사람들이 오래 머물도록 할 공간을 고가와 연결된 부분에 조성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방법론으로는 민간과 공공부문 중간지대에서 양측 의견을 조율하는 제3의 조직을 만드는 방안이 거론됐다. 워크숍을 진행한 김정빈 서울시립대 교수는 “공공부문이 지주·건물주·상인 등 첨예하게 갈리는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조율하기란 쉽지 않다”며 “이 일만 전담하는 중재기구를 만들면 진행이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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