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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연습생 때 서러움, 판소리에 녹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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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10일 경북 안동 촬영장에서 제작진과 수백 명의 보조출연자들이 ‘기습적’으로 열어준 생일 파티를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로 꼽았다. [사진 전소윤(STUDIO 706),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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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리화가’에서 여성 소리꾼 진채선을 연기한 배수지. [사진 전소윤(STUDIO 706), CJ E&M]

영화 ‘도리화가’(25일 개봉, 이종필 감독)는 조선의 첫 여성 소리꾼 진채선(1847~?)의 이야기다.

영화 ‘도리화가’ 진채선 역
운명 거스른 조선말 첫 여성 소리꾼
스승 신재효와 사연 구성지게 엮어
“1년간 판소리 배워 97% 제가 소화
이젠 나도 모르게 가락 흥얼흥얼”

 여성은 소리꾼이 될 수 없었던 조선 말기, 운명을 거슬렀던 진채선(배수지)과 그의 스승이자 판소리 대가인 신재효(류승룡) 간의 숨겨진 사연을 그렸다. ‘도리화가’는 신재효가 진채선의 아름다움을 복숭아꽃과 자두꽃이 핀 봄 경치에 빗대어 지은 단가(短歌)다. 짧은 노랫말에 남겨진 둘의 애틋한 감정이 스크린 위에 활짝 피어난다. 배수지(21)는 순박하고 당돌한 소녀에서 강인한 내면의 소리꾼을 거쳐, 가슴 깊은 곳에 슬픔을 간직한 여인으로 변해가는 진채선의 삶을 판소리 선율만큼이나 구성지게 표현해냈다. ‘건축학개론’(2012) 이후 3년 새 연기자로 훌쩍 성장한 배수지, 그에게서 ‘국민 첫사랑’이란 꼬리표를 떼어버릴 때가 됐다.

 -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시나리오를 읽으며 눈물이 나고, 가슴에서 뜨거움이 느껴졌다. 소리를 하고 싶어하고, 실력이 늘지 않아 속상해 하는 채선의 감정이 내가 가수를 준비할 때 느꼈던 것과 비슷했다. 숱한 좌절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가수의 꿈을 키웠던 연습생 시절의 서러움이 떠오르며 절로 감정이입이 됐다. 꿈을 향해 도전하는 채선, 매력있지 않나. ‘기생으로 살다 좋은 데 시집가라’는 기생집 행수(行首·우두머리)의 말에 채선이 ‘꼭 그렇게 살아야 해요?’라고 말하는 신이 있는데, 그게 채선 캐릭터를 단적으로 설명해준다.”

 - 판소리는 어떻게 연습했나.

 “촬영 전 박애리 명창에게서 1년 간 판소리를 배웠다. 처음엔 너무 어려웠다. 목이 상해서 병원도 자주 갔다. 하지만 수업내용 녹음한 걸 들으며 혼자 연습하고, 부족한 부분을 고쳐가며 차츰 자신감이 붙었다. 판소리를 잘하고 싶은 마음은 정말 채선 못지 않았다. 나중엔 판소리 재미에 빠져, 혼잣말을 아니리(일상적인 말투로 엮어가는 사설)처럼 하기도 했다. 영화 속 채선의 소리 중 97%를 직접 소화해 뿌듯했다.”

 - 신재효에 대한 채선의 감정은.

 “채선에게 신재효는 스승이자, 아버지이자, 연정의 대상이다. 채선이 소리꾼이 될 수 있었던 건 신재효를 그만큼 사랑했기 때문이다. 여학생들이 좋아하는 남자 선생님의 과목은 열심히 공부하지 않나. 사제간이기에 연정을 내비치지 못하는, 미묘한 감정선이 정말 좋았다. 한마디로 신재효에게 채선은 심청이자 춘향이다.”

  -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득음하기 위해 산 정상에서 폭우를 맞으며 소리를 내는 장면처럼, 육체적으로 힘든 건 잘 견뎌내는 편이다. 그때 감기에 걸리긴 했지만. 정말 힘든 건 감정 연기였다. 사랑가에 감정을 싣지 못한다며 신재효에게 계속 혼나던 채선이 ‘뭐든 느꼈으면 사랑’이라는 말에 자극받아 다시 노래하는 장면이 가장 힘들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채선이 남장을 한 채 신재효에게 소리를 하고 싶은 이유를 울면서 설명하는 장면이다. 감독이 연기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채선의 대사를 많이 줄여놓았다. 그래서 ‘왜 날 못 믿냐, 정말 중요한 대목이다’라고 따졌더니, 원래대로 바꿔놓았다. 오기가 생겨 그 신을 한 번에 제대로 찍었다. 남장을 했더니 아빠와 정말 똑같이 생겨 혼자서 엄청 웃었다. 분장팀에 배우 원빈 사진을 보여주며, 이렇게 잘생기게 나오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 머릿속에 아직도 맴도는 판소리가 있나.

 “춘향가의 ‘쑥대머리’(춘향이 옥중에서 이도령을 그리워하는 내용)다. 감성적이어서 그런지 밝은 ‘사랑가’보다 그런 슬픈 게 좋다. 판소리는 마음을 후벼파는 엄청난 매력이 있다.”

 - 앞으로 찍고 싶은 영화는.

 “편안하면서 생각이 많아지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꼭 출연하고 싶다. 존경하는 홍 감독님 연락 기다린다고 꼭 써달라.”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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