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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복면금지법’ 둘러싼 논란을 최소화하려면

새누리당이 지난 주말의 불법 폭력시위와 관련해 가칭 ‘복면금지법’ 입법화를 다시 추진키로 했다.

 “나라 전체를 마비시키겠다”며 복면을 뒤집어쓴 채 철제 사다리와 쇠파이프를 휘둘러대는 전문 시위꾼들을 솎아내기 위해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폭력시위의 악순환 고리를 끊지 않고선 민주적 공동체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헌법도 폭력을 사용한 의견의 강요는 어떤 법률로도 보호할 수 없다고 해석한다. 18대 국회 때인 2009년 발의된 복면금지법은 “복면 등의 도구를 착용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이다.

 독일·프랑스·미국 등에서는 복면 착용을 금지하는 법률을 이미 시행하고 있다. 독일은 시위나 집회에서 복면을 쓰는 사람들을 형사처벌 할 수 있도록 1985년 형법을 개정했다. 복면을 벗어달라는 수사당국의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1년 이하의 구금형 또는 벌금형이 내려진다. 프랑스는 2009년부터 공공장소에서 시위를 하면서 복면 등으로 얼굴을 가릴 경우 벌금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의 플로리다와 조지아 등 15개 주에선 얼굴을 숨기고 집회나 시위에 참석할 수 없도록 했다. 이들 나라에선 국가안전 보장과 공공복리 등을 위해 복면금지법이 합헌 결정을 받았다.

 하지만 야당과 진보성향의 시민단체들은 개인의 인격권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야당 측은 “집회 참가자는 복장을 자유로이 결정할 수 있다”는 헌재의 과거 결정문을 반대의 근거로 제시했다. 폭력집회가 될 것이란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성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복면을 썼다는 이유로 처벌하는 것은 과잉입법이라는 주장도 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복면을 착용한 시위자는 불법 폭력 시위를 하려는 의도가 있는 사람으로 확대해석될 소지가 있고, 이는 집회와 시위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며 반대의사를 밝힌 바 있다.

 불법 폭력시위를 기획하는 세력과 그 추종 집단에 대해서는 ‘무관용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공감대는 이미 만들어졌다. 잘못된 시위문화가 평화적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여당이 밀어붙이기식으로 입법화를 강행해서는 곤란하다.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의 조계사 도피에 대한 비난 여론과 프랑스 테러 등을 빌미로 공안 정국 조성을 시도하는 정치적 꼼수를 부리다간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야당도 여당이 제시한 법안이라고 무턱대고 반대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번 기회에 개인의 인격권과 공공의 이익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각국의 사례를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청회 등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다. 진영 논리에 따른 정치적 이해득실만 계산할 경우 폭력시위의 추방은 공염불이 될 공산이 크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제대로 된 법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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