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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서울 스타일, 세계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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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고급 브랜드 산타마리아노벨라가 서울의 새벽을 이미지로 만든 향수 ‘알바 디 서울’.

이탈리아의 로마나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 거리를 걷다가 한글로 ‘홍대’라고 크게 쓴 검은 가방을 메고 다니는 세련된 현지 여성과 마주칠지 모른다. 가방의 반대쪽 면에는 영문으로 ‘SEOUL(서울)’이라는 빨간 글자가 선명하게 인쇄돼 있다. 세계적인 메이크업 브랜드 맥(MAC)이 한국은 물론 미국·영국·프랑스 등 8개국의 대표 매장에서 판매하는 ‘스타일 보이저’(가방과 거울, 메이크업용 손가방으로 구성)의 디자인이다. 맥은 “젊고 유행에 앞서가는 서울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홍대를 디자인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화장품 업체들 ‘서울 뷰티’
립스틱 이름에 ‘강남’ 붙이고
메이크업 가방에 ‘홍대’ 글자
SEOUL 새긴 향수도 세계 판매
국내 업체도 용기에 서울 풍경

 ‘서울 스타일’이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이미 ‘K-뷰티’가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잡은 화장품 업계에서 이런 경향이 도드라진다. ‘코리안 스타일’ ‘K-뷰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프랑스 파리와 미국 뉴욕의 ‘파리지엔느’‘뉴요커’처럼 ‘서울 여성’만의 독특한 이미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K-뷰티 관심 많은 외국인에 반응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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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성을 대표하는 ‘서울리스타’가 세계를 여행하는 모습을 넣은 헤라의 미스트쿠션 케이스.

 세계적인 메이크업 브랜드 슈에무라의 경우 ‘루즈 언리미티드 슈프림 마뜨 립스틱’ 중 밝은 핑크색인 ‘PK376’과 환한 오렌지색 ‘OR570’을 ‘강남핑크’, ‘강남오렌지’라는 이름으로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색상 종류가 많아 영문과 숫자로 립스틱 색상을 구분하는 슈에무라로서는 이례적이다. 가수 싸이가 ‘강남 스타일’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으면서 ‘강남’이라는 서울이 한 지역 이름이 세계적으로 통할만큼 친근해졌기 때문이다. 슈에무라 정선민 이사는 “두 제품 모두 베스트셀러”라며 “전세계에 출시하는 립스틱 이름에 ‘강남’이 들어간 것은 뷰티업계에서 서울의 위상이 뉴욕이나 파리 못지 않게 높아졌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이탈리아의 고급 화장품 브랜드인 산타마리아노벨라는 서울을 주제로 한 향수 ‘알바 디 서울’을 전세계에서 판매하고 있다. ‘서울의 새벽’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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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메이크업 브랜드 맥이 한 면엔 ‘SEOUL’, 반대편엔 ‘홍대’라는 글자를 넣어 만든 가방.

 역동적인 서울의 하루가 시작되기 전, 600년의 역사가 고요히 숨쉬는 순간을 담았다. 유제니오 알판테리 산타마리아노벨라 최고경영자(CEO)는 “서울에 올 때마다 새벽에 남산을 산책하는데 바람에 섞인 소나무 향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소나무 진액이 들어간 이 향수는 포장도 독특하다. ‘소나무 사진작가’로 유명한 배병우 작가의 ‘동이 틀 무렵의 소나무 숲’ 사진을 담고 있다. 산타마리아노벨라를 국내에서 판매하는 신세계인터내셔널은 “한국의 경우 44종류의 산타마리아노벨라 향수 매출 중 20%가 ‘알바 디 서울’일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밝혔다.

 한국 여성의 깨끗한 피부와 세련된 화장법, 풍부한 미용 상식과 깐깐한 제품 평가 때문에 한국은 예전부터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의 테스트마켓이자 제품 개발의 산실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한류 드라마·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 ‘K-뷰티’를 동경하는 해외 여성이 중국·동남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한국에 대한 정보도 많아지면서 ‘한국→서울→홍대’ 식으로 점점 이미지가 구체화한 것이다. 맥을 운영하는 에스티로더그룹코리아의 조혜선 차장은 “2011년 한국에서 개발한 제품을 세계 시장에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코리안캔디’ 립스틱, ‘써니서울’ 립스틱, 홍대서울 메이크업 가방까지 점점 구체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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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메이크업 브랜드 슈에무라가 세계 시장에 ‘강남 오렌지’라는 이름으로 출시한 립스틱.

 이런 식으로 서울의 이미지를 구체화하는 경향은 국내 화장품 브랜드에서도 나타난다. ‘한국 여성의 아름다움’을 표방하는 화장품 브랜드 바닐라코는 지난해부터 서울과 서울 여자를 테마로 한 메이크업 제품을 계속 내놓고 있다. 지난 가을에는 서울의 풍경을 담은 ‘틴티드 서울’ 제품을, 올 봄에는 서울의 봄꽃을 주제로 ‘플로랄 서울’을 내놓았다. 지난달에는 ‘서울 폭스테일 마스카라’를 출시했다. 지난 9월에는 서울 곳곳의 서로 다른 이미지를 반영해 ‘북촌 고져스’ ‘가로수(가로수길) 페미닌’ ‘홍대 펑키’ 시리즈를 선보였다. 바닐라코의 마케팅 담당 김지은 실장은 “K-뷰티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에게 반응이 좋다”며 “연말까지 중국에서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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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풍경을 배경으로 세련된 서울 여성의 모습을 제품 포장에 담은 국내 화장품 브랜드 바닐라코.

 ‘K-뷰티’ 열풍의 중심인 국내 1위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도 ‘서울 여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2013년부터 대표 브랜드인 헤라의 상징을 ‘세계의 첨단 유행을 이끌고 열정과 개성, 내면의 아름다움을 가진 서울 여성’으로 정하고 ‘서울리스타’라는 이름까지 붙였다. 헤라의 모든 제품에는 ‘서울 바코드’가 있다. 남산타워·남대문·63빌딩·예술의전당 등 서울의 랜드마크를 바코드 디자인에 반영했다. 올 5월에는 20주년 기념 헤라 셀 에센스 용기에도 서울의 랜드마크들과 서울 여성의 이미지를 담았다. 지난달에는 대표 상품인 미스트 쿠션 케이스를 서울을 비롯해 상하이·밀라노 등 세계를 여행하는 ‘서울리스타’의 모습으로 디자인했다. 헤라 루즈홀릭 립스틱 중 2013년 출시한 ‘서울리스타’ 색상은 판매 5위 안에 들어간다. 이달 판매량도 지난해보다 약 47% 늘었다. 지난달에는 서울패션위크를 공식 후원하면서 이름까지 헤라서울패션위크로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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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한국 방문 기념품으로도 인기를 모은 바닐라코의 ‘잇모이스트 서울 틴트라커’.

 ‘서울 스타일’ 마케팅은 여성·화장품이 중심이다. 하지만 ‘서울 남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남성 라이프스타일 편집샵 ‘루이스클럽’은 지난 6~8일 서울 신사점에서 거리패션 사진 전문가인 남현범 작가와 함께 ‘서울 남자’ 사진전을 열었다. 서울 거리 곳곳에서 남성 모델을 찍은 사진이다. 사진전 기간 동안 매출이 전주 대비 4배로 증가하는 등 인기를 모았다고 한다. 남성복 ‘T.I 포맨’은 올 봄·여름 상품으로 영문으로 서울이라고 쓰거나 서울의 랜드마크와 보도블럭을 그래픽으로 만든 티셔츠를 내놓았다. 또 모델 겸 DJ 휘황 등 ‘서울 남자’ 9명을 라이프스타일 모델로 제시했다.


남성 겨냥, 셔츠에 서울 랜드마크 넣기도

 최고급 호텔도 ‘역사와 첨단이 함께 숨쉬는 스타일 도시’로서 서울에 관심을 두고 있다. 세계 최대 호텔 체인인 메리어트의 부티크호텔 브랜드 ‘오토그래프컬렉션’은 지난 9월 한화가 운영하는 호텔 ‘더플라자’와 제휴했다. 해외에서 오토그래프컬렉션을 이용하는 고객이 서울을 여행할 때 더플라자로 연계하기 위해서다. 서울을 찾는 부유층 여행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더플라자가 덕수궁과 서울시청 등 서울의 도심에 있는 점도 부각됐다.

 최고급호텔 브랜드 포시즌스도 경복궁과 광화문 광장이 지척인 세종로 사거리에 지난달 문을 열었다. 루보쉬 바타 포시즌스호텔서울 총지배인은 “서울은 북촌·삼청동의 한옥, 에너지 넘치는 강남, 남산타워의 전망 등 다채로운 매력이 한 곳에 녹아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스타일을 표방하는데 그치지 않고, 서울을 브랜드의 뿌리로 삼으려는 브랜드도 나왔다. 코치·마크제이콥스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 브랜드 핸드백을 28년 동안 기획·생산한 한국 기업 시몬느가 지난달 출시한 첫 자체 브랜드 ‘0914’다. ‘폴 스미스 런던’‘샤넬 파리’처럼 ‘0914 서울’이 되는 셈이다. 시몬느 박은관 회장은 “해외 패션계에서 현재 가장 관심을 모으는 곳이 서울”이라며 “파리뉴욕이 오후 3시, 상하이가 오전 10시에 다다른 느낌이라면 서울은 가장 빛이 찬란한 정오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구희령 기자 hea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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