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커버스토리] 구석구석 꼼꼼하게, 반질반질 윤이나게

기사 이미지

똑같은 레시피로 만들었다고 해서 음식 맛이 같을 수 없다. 때를 밀었다고 해서 개운함이 동일할 수도 없다. 요리도 때밀이도 사람의 ‘손맛’에 달린 까닭이다.

서울·수도권 ‘때밀이’ 명가 6곳

 
기사 이미지

서울 양천구 토성사우나 세신실. 동네 목욕탕이든, 특급호텔 사우나든 세신실의 풍경은 엇비슷하다. 반들반들한 세신 침대와 형형색색 때수건만 있으면 절로 신바람이 난다.


week&이 기막힌 손맛을 자랑하는 ‘때밀이 고수’를 찾아 나섰다. 동네 사우나부터 특급호텔까지 매니어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한 서울·수도권 때밀이 명가 6곳을 소개한다.

 
기사 이미지

유사우나
│ 연예인의 사랑방
 
기사 이미지

배우 이미연·김희선 등 유명 연예인이 단골로 찾는 여성 전용 사우나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다. 30년간 운영했던 대중탕 ‘유가탕’을 2010년 현대식 사우나 시설로 고치면서 이름도 ‘유사우나’로 바꿨다. 명성과 달리 온탕 2개에 세신 침대 2개로 규모는 작다. 손님이 하루 70~80명 정도인데, 동네 주민이 절반이고 나머지는 풍문을 듣고 찾아오는 외지인이다.

유사우나는 30년 경력의 세신사가 꼼꼼하게 때를 밀어주기로 명성이 높다. 세신사는 2명이 짝을 이뤄 4명이 번갈아가며 출근한다. 그중 이순희(가명·58)씨가 ‘신의 손’으로 불리는 세신사다. 손님 사이에서 일명 ‘이순 언니’ ‘2번 언니’로 통한다. 힘을 들이지 않고도 온몸의 각질을 말끔히 벗겨준다. 서비스를 받고 나면 손등과 종아리에 반질반질 윤이 난다는 증언도 잇따른다. 세신사 한 명이 하루 20명 정도 손님을 받는데 90%가 예약 손님이다. 세신 2만5000원.

사우나 매점에서 판매하는 레몬오미자차(5000원)가 별미다. 엄순덕(58) 사장이 가락시장에서 매일 재료를 들여와 직접 만든다. 사우나 1만원. 10회 입장권 8만원.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17길 44. 02-515-0260.


드래곤힐 스파 │ 신(新) 한류명소

 
기사 이미지

지상 7층 면적 5만6000㎡에 이르는 대형 찜질방이다. 서울시와 한국관광공사가 한국식 찜질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외국인 체험관광 명소로 지정했다. 지난해 100만 명이 방문했는데, 약 30%가 외국인이었단다. 미국·일본·러시아·중국·홍콩 등 국적도 다양하다. 영어·일어·중국어가 가능한 안내원이 24시간 대기한다.

건물 2층에 여성사우나가 있다. 여성 세신실에 세신 침대 10개를 갖추고 있고, 세신사는 모두 14명이다. 7명씩 24시간을 주기로 교대한다. 세신과 마사지 매뉴얼이 있어 어느 세신사에게 요청해도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세신 서비스를 이용하는 손님 중 절반은 외국인이다. 세신사 김영희(가명·48)씨는 “2~3년 전에는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이슬람 문화권에서 온 손님이 옷을 입은 채 때를 밀어달라고 했다. 그러나 요즘은 ‘한국식 때밀이’에 익숙한 외국인이 더 많다”고 소개했다. 찜질방은 야외수영장과 노천탕까지 갖추고 있다. 사계절 내내 이용할 수 있다. 사우나 1만2000원, 세신(20분) 2만원. 여성패키지(세신+전신마사지) 13만원.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21나길 40. 02-792-0001.


토성 사우나 │ 때밀이 사관학교

 
기사 이미지

세신학원 대정목욕관리학원 출신의 수습 세신사가 실전 경험을 쌓는 사우나다. 실습생뿐만 아니라 사우나에 상주하는 세신사 10여 명도 모두 같은 학원 출신이다.

세신 프로그램은 A·B코스로 나뉘는데 A는 일반 세신사가, B코스는 실습생이 때를 밀어준다. 전신 세신 서비스를 세신사에게 받으면 1만원, 실습생에게 받으면 7000원이다. 세신을 하고 나면 즉석에서 강판에 간 오이로 얼굴 팩을 해준다. 나옥심(48) 사장은 “손님을 응대할 때 서툴 수도 있지만 실습생의 기술과 정성은 베테랑에 못지않다”며 “같은 서비스를 싸게 이용할 수 있어서 오히려 실습생을 선호하는 고객도 많다”고 말했다.

사우나를 찾는 손님 10명 중 9명은 세신 서비스를 받는다. 세신사가 ‘때 공장’이라고 부르는 세신 침대는 모두 10개다. 평일에는 회전율이 빠르지만 주말에는 700~800명이 몰리는 터라, 서너 시간을 대기해야 할 때도 있다. 세신 후 전신에 스팀 타월을 덮어 피부를 진정시킨 뒤 오일마사지로 마무리하는 전신마사지 상품(80분·3만원)이 가장 인기 있다. 예비 신부나 취업 준비생이 많이 이용한다. 풍납동(2006년 개장), 화곡동(2015년 개장)에도 같은 이름의 사우나가 있다. 사우나 7000원. 서울 양천구 신정로 312. 02-2698-9972.


명동서울 사우나 │ 일본식 때밀이 명가
 
기사 이미지

명동을 대표하는 일본인 전용 여성사우나다. 일본인 관광객이 줄면서 명동 일대 6곳에 달했던 일본인 전용 사우나는 올해만 2곳이 문을 닫았다. 그러나 명동서울사우나는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일본 언론이 여러 차례 다룬 서울의 ‘에스테(미용업소를 뜻하는 일본식 표현)’ 명소로, 1년에 두세 번씩 찾아오는 단골이 대부분이다. 하루 20명 정도만 예약을 받아서 소규모로 운영한다. 온탕 2개와 마사지실을 갖췄다.

세신사 3명은 모두 칠순이 넘은 40년 이상의 경력자다. 장영희(57) 사장은 “한국 사람은 나이 든 세신사를 부담스러워 하지만, 일본은 장인을 존중하는 문화가 있어서 그런지 고령의 세신사를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부드러운 타월로 1시간 동안 꼼꼼히 밀어주는 덕분에 오히려 반응이 좋단다. 최근에는 교포가 알음알음 찾아오고, 홍콩·대만 등 중화권 관광객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호텔~사우나 차량 픽업 서비스를 제공한다. 때밀이·오이팩·전신마사지 등이 포함된 베이식 코스(8만원)를 이용하면 한복 입기 체험도 무료다. 세신을 받지 않고 입장권(1만5000원)만 끊어도 된다. 한증막과 목욕탕을 한적하게 즐길 수 있다. 서울 중구 삼일대로 4길 9. 02-2269-2222.


호텔리츠칼튼서울 │ 특급호텔 특급 때밀이
 
기사 이미지

호텔신라, 웨스틴 조선호텔, 밀레니엄 서울힐튼 호텔 등 특1급 호텔은 대부분 투숙객을 대상으로 때밀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호텔은 때밀이 서비스를 굳이 알리지 않는다. 반면에 호텔 리츠칼튼 서울은 당당하다. 베테랑 세신사 김종빈(60) 실장 때문이다.

세신사 사이에서 김 실장의 명성은 자자하다. 그의 세신 서비스에 반해 호텔에 투숙하는 단골이 있을 정도다. 김 실장은 일본 와카야마(和歌山)시 겐코란도(일본식 찜질방)에서 마사지 기술을 익힌 뒤 84년 리츠칼튼 호텔 전신인 남서울호텔에 입사했다.

그는 2012년 작고한 헤어디자이너 ‘비달 사순’을 가장 인상 깊은 손님으로 꼽았다. 열 번 넘게 한국을 찾았는데 올 때마다 때밀이를 즐겼고, 매번 20달러를 팁으로 건네는 센스도 잊지 않았단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에는 포르투갈 팀의 주장 루이스 피구가 한국 원정에 대동했던 자국 마사지사를 물리고 날마다 김 실장을 찾아왔단다. 김 실장의 손맛을 느끼려면 최소 1주일 전 예약이 필수다.

세신 서비스는 투숙객이나 피트니스 클럽 회원만 이용할 수 있다. 세신(30분) 3만3000원(세금 포함). 리츠칼튼 호텔은 탕에 받은 물을 30분마다 완전히 교체하고, 한번 사용했던 때수건은 폐기한다.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120. 02-3451-8000.


한화리조트 산정호수 안시 │ 온천 명소?  때밀이 명소

 
기사 이미지

경기도 포천 한화리조트 산정호수 안시에는 매끄러운 온천수보다 더 유명한 세신사가 있다. 32년 경력의 세신사 김진욱(가명·67)씨다. 김씨는 서울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 출신 세신사로, 2000년부터 한화리조트에 근무했다.

호텔에서 외국인 손님을 상대했던 김씨는 ‘잠이 들 정도’로 편안한 세신 기술을 선보인다. 리조트 투숙객뿐만 아니라 리조트 근처 명성산과 관음산을 오가는 등산객 중에도 단골이 많다. 김씨는 "하루 최대 30명의 손님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세신에 앞서 머리 마사지를 하며 손님의 긴장감을 풀어준다. 보통 세신사가 몸 앞쪽부터 옆구리∼등∼옆구리 순으로 손님의 몸을 돌려가며 때를 미는데, 김씨는 몸 앞쪽을 밀고 나서 마지막으로 등을 민다. 손님의 움직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란다.

김씨는 “온천에 몸만 담그는 일본식 목욕법은 한국인에게 아쉬운 점이 있다”면서 “가볍게 세신을 받고 온천에 들어가면 온천 성분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우나에는 700m 지하에서 끌어올린 온천수 4750t이 매일 공급되며,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노천탕도 딸려 있다. 입장료 1만원, 세신 1만5000원.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산정호수로 402. 031-534-5500.


[관련 기사] │ 목욕탕‘때밀이’의 추억
[커버스토리] 마음의 때도 씻겨주는 ‘신의 손맛’

[관련 기사] │ 목욕 필수품 때수건
진화하는 ‘이태리 타월’ 요술때장갑 ‘때르메스’도


글=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각 업체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