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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서방감시 피해 돈·조직원 모은 루트는 ‘텔레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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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이 파리 테러를 자행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주요 통신수단으로 쓰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형제 개발한 암호화 메신저
대화 내용 서버에 저장 안해 인기
IS, 메신저 보안등급 4개로 분류
카카오톡·라인은 최저등급으로
비밀채팅 통해 테러자금 모금 때
돈 준 사람이 무기 고르게 하기도


 IS는 각국 정보 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텔레그램을 ‘사이버 선전장’으로 이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텔레그램은 러시아 출신인 파벨 두로프와 니콜라이 두로프 형제가 러시아 당국의 검열에 반발해 독일에서 만든 비영리 모바일 메신저다. 메시지 송수신 과정에서 데이터를 모두 암호화하고 대화 내용을 서버에 저장하지 않는 보안성 덕분에 주목을 받아 왔다. 한국에서도 지난해 ‘사이버 사찰 논란’이 불거지자 사용자가 급격히 텔레그램으로 ‘메신저 망명’을 하기도 했다.

 IS는 텔레그램을 통해 자금과 조직원을 모집하고 추가 테러를 예고한다. 지난달 러시아 여객기 폭파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곳도 텔레그램이다. 특히 최근에는 사진·영상을 다수에게 빠르게 전파할 수 있는 ‘채널’이라는 텔레그램 서비스를 적극 이용하고 있다. 플래시포인트 글로벌파트너스의 레이스 알쿠리 이사는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IS가 하루에 10∼20개의 공식 성명과 동영상을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한다”며 “특히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의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용자에게 어떤 무기로 공격하기를 원하는지 직접 고를 수 있도록 하는 식으로 테러자금을 모으고 있다”며 “예컨대 테러 지원 비용을 대면서 ‘AK-47’ 소총을 선택하면, 돈은 이 무기를 구매하는 데 쓰이게 된다”고 덧붙였다.

 IS가 이용하는 메신저는 이뿐이 아니다. 테러감시단체인 시테(SITE)에 따르면 IS는 추종자들이 감시를 피해 비밀내용을 주고 받을 수 있도록 암호화 정도에 따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신저의 보안등급을 4개로 나눴다. ‘가장 안전’ 등급을 준 메신저는 사일런트서클·레드폰·챗시큐어·시그널 등이다. 텔레그램·슈어스폿·스리마·위크르 등은 ‘안전’ 등급, 페이스타임·행아웃·커버미·아이메시지 등은 ‘보통’ 등급을 받았다. 한국의 카카오톡과 라인을 비롯해 바이버·왓츠앱·위챗·챗온 등 사용자가 많은 메신저는 ‘불안전’ 등급으로 분류했다.

 WSJ는 “IS 수뇌부 산하 기술지식 조직이 더 안전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지난 1월부터 지침서를 유통했다”고 전했다.

 사실 최근에는 주요 메신저 대부분이 보안을 크게 강화하는 추세다. 이용자들의 사생활 보호 욕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카카오톡 등이 기록을 남기지 않는 ‘비밀채팅’ 기능을 속속 도입하는 것이 그 예다.

 한 국내 SNS업계 관계자는 “비밀채팅 등이 기술적으로 어렵지는 않지만 메신저와 연계한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제약이 생긴다”며 “그간 사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해 도입을 미뤄 왔지만 사이버 사찰 논란이 커지면서 보안성을 강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사용자 보호라는 순수한 목적에서 만들어진 기능이 이번 IS 사례처럼 범죄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메신저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는 정보 당국과 ‘과도한 개인정보 침해를 막아야 한다’는 정보기술(IT)업계 간의 ‘사이버 사찰’ 논쟁도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윌리엄 브래튼 뉴욕경찰국(NYPD) 국장은 미국 CBS와의 인터뷰에서 “수색영장을 발부받아 대화 기록을 요청해도 우리는 접근하기 힘든 암호화된 자료를 받는다”며 “법 집행자들의 눈이 멀게 됐다”고 꼬집었다.

 반면 사용자 정보 보호에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는 정부가 대화 내용을 엿본다면 이용자의 불안감을 증폭시켜 IT업계에 피해를 준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만텍코리아의 윤광택 상무는 “국가·사회의 안보와 개인의 사생활 보호 중 어디에 무게를 둬야 하는가 하는 ‘동전의 양면’ 같은 문제”라며 “파리 테러 사태 이후 이를 둘러싼 논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두로프 형제=텔레그램의 공동 창업자. 2006년 러시아권 최대 SNS인 ‘브콘탁테’를 개발해 억만장자가 됐다. 반정부 시위대의 정보를 넘겨 달라는 러시아 정부의 요구를 거절하고 독일로 망명했다. 운영 철학을 침해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텔레그램은 외부 투자 없이 두로프 형제의 개인자산으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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