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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밖으로 나온 IS … “지구 종말전쟁도 가능하다 생각”

2000년대 초반 맹위를 떨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분파로 시작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칼리프(이슬람 신정국가 최고권위자) 국가’를 선포한 지 1년 반 만에 전 세계를 위협하는 범대륙 테러단체로 성장했다.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일으킨 연쇄 자살 테러는 IS의 존재감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IS는 이슬람교 내 시아파 등과의 전면전을 내세우며 출범했지만 결코 명분·평판에 구애받지 않는다. 칼리프를 인정하지 않으면 적으로 간주한다. 종파를 가리지 않고 세력 확장에 방해가 되면 잔혹한 행위를 서슴지 않아 ‘역사상 가장 잔인한 테러집단’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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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잔인한 테러집단 IS
2000년대 초 알카에다 분파 출발
중동 입지 좁아지자 글로벌 테러로
서방 테러 전담 특수부대 신설
한 달간 민간인 500명 이상 희생

 ◆IS, 알카에다 9·11 테러 모방=IS는 그간 주변 무슬림 국가들을 공격해 영토를 확장하면서 세를 불리는 전략을 구사해 왔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자신들의 이름을 세계에 널리 떨칠 수 있었던 것은 이번 파리 테러와 같은 대형 테러를 저질러서가 아니라 미국·영국인들을 인질로 잡아 잔인하게 참수하면서다.

 그러나 IS는 최근 보름 동안 3개 대륙에서 대규모 테러를 벌이며 ‘테러제국’의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 2001년 9·11 테러를 저지른 알카에다를 따라 전략을 바꿨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31일 이집트 러시아 여객기 추락사고(224명 사망), 지난 12일 레바논 베이루트 연쇄 자살폭탄 테러(43명 사망)와 13일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129명 사망) 뒤에는 모두 IS가 있었다. 최근 한 달간 IS의 테러로 숨진 사람은 500명이 넘는다. 지난 6월에도 프랑스·쿠웨이트·튀니지에서 동시다발적 테러를 벌이기도 했다.

 리처드 클라크 전 백악관 대테러 고문은 “IS가 조직 내에 대외 작전만을 전담하는 특수조직을 만들었다”며 “이는 미국과 서유럽에 집중적으로 공격을 감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동 지역에서 벗어나 ‘글로벌 테러’를 감행하는 것은 중동에서 미군 등과 직접 싸우는 것을 피하고 세계 곳곳에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IS의 영향력과 조직력을 좀 더 빠르게 확산시킬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기존의 ‘외로운 늑대’가 벌이는 소규모 공격보다 현지 사정에 밝은 테러단체들과 동맹을 맺어 엄청난 피해를 주는 데 주력한다”고 전했다. 반테러 분석가인 할린 감비르는 “IS는 자신들이 지역 테러조직들과 연계하면 지구 종말 전쟁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IS 전략이 변한 것은 최근 미군의 지원을 받는 쿠르드족 민병대가 IS의 거점 지역인 이라크 신자르를 탈환하고 러시아·프랑스 등이 대(對)IS 공습을 시작하는 등 중동 전황이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돌아간 것도 한몫한다. 중동 전문가 프레데릭 케이건은 AP에 “미국은 대규모 지상군 파견을 정당화할 수 있는 일관된 군사전략을 세우거나 혹은 고도화된 IS를 압도할 수 있는 지능적인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파리 테러는 미국 정보당국이 IS에 대한 감시에 실패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뉴욕경찰(NYPD)은 테러 직후 “미 국가안보국(NSA) 직원이었던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 후 미국 정보기관의 도·감청 수법이 새어 나가면서 IS와 같은 테러리스트들이 정교하게 설계된 앱을 이용해 정보를 주고받고 있다”고 밝혔다. IS에 대한 암호 해독과 추적에 실패하면 사실상 테러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석유 밀매, 약탈, 유물 도굴이 돈줄=IS의 자금력은 역대 다른 테러조직들보다도 월등하 다. 점령 지역에서의 약탈, 유물 도굴, 석유 밀매 등 다양한 경로로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12억2000만 달러(약 1조4300억원)를 벌어들였다. 워싱턴포스트는 “IS가 가진 유동성 자산이 20억 달러 이상 일 것”이라고 분석한다. 2012년부터 시리아 최대 유전 지역인 데이르 에조르주를 장악한 IS는 이 지역에서 탈취한 석유를 시리아 정부에 되팔거나 인근 국가에 밀수출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IS가 통치하고 있는 영토에서 하루에 생산되는 원유량만 4만 배럴이 넘는다. 하루 평균 150만 달러(약 17억원)를 오일머니로 벌어들이고 있다.

 15일부터 터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도 “IS에 투입되는 자금줄을 끊기 위해 협력한다”고 합의했다. IS의 핵심 자금줄인 지하 석유시장을 단속하는 동시에 이들이 최첨단 군사·통신기술을 획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IS 지지 트위터 계정만 5만 개=NYT는 “500달러(약 57만원)의 계약금을 지불하는 등 파격적인 조건으로 전투병 모집에 나선 IS가 생활고를 겪고 있는 시리아·이라크 청년들을 포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탁월한 홍보전략도 IS의 규모를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IS는 현재 100여 개국 3만 명에 달하는 외국인 대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월 IS에 가담하기 위해 시리아로 넘어간 한국인 김군도 이 같은 경우다. 시리아와 이라크로 건너가지 않더라도 자신의 나라에서 ‘외로운 늑대’ 테러를 자처하는 추종자도 많다. 현재 IS를 지지하는 트위터 계정은 5만 개가 넘고 각 트위터의 팔로어는 평균 1000명이 넘는다.

 ◆“십자군 동맹국 시민들 살해하라”=IS는 지난 9월 한국을 포함해 대(對)테러 활동에 참여하는 62개국을 ‘십자군 동맹국’이라 칭하며 “이들 국가의 시민들을 살해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서구 사회를 포함해 전 세계의 불안감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IS의 전신인 ‘유일신과 성전(JTJ)’을 만들었던 알자르카위는 2000년부터 2020년까지 세계적인 규모의 칼리프 부활을 이르는 행동계획을 만들었다. 9·11 테러가 일어난 2001년부터 ‘개안’ ‘부활과 권력투쟁과 혁명’ 등을 거쳐 ‘칼리프제의 국가 선언’(2013~2016년), ‘전면 대결’(2016~2020년)의 과정을 거쳐 마침내 2020년에 최종 승리를 이룬다는 구상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전면 대결’체제에 들어서 더욱 끔찍한 테러와 전투가 벌어질 수도 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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