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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도 학교도 다시 열어 … “일상 즐겨야 테러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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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가운데), 마뉘엘 발스 총리(오른쪽), 나자트 발로벨카셈 교육부 장관(왼쪽)이 16일 소르본대 교정에서 학생들과 테러 희생자들을 기리며 1분간 묵념하고 있다. [파리 AP=뉴시스]


15일(현지시간) 파리는 구름 한 점 없이 햇볕으로 가득 찬 하루였다. 프랑스인들이 ‘삶의 기쁨(Joie de vivre)’이라고 부르곤 하는 날이었다. 날씨 덕분일까, 파리는 빠른 속도로 일상의 모습을 되찾아갔다.

사흘 만에 평상 돌아간 파리 르포
센강 일광욕, 셀카봉 든 관광객 몰려
도심 공화국 광장엔 프리허그 여성
리옹선 무슬림 700여 명 추모회
사우디·두바이서도 ‘3색 조명 애도’


 공화국 광장의 모습은 시시각각 달랐다. 전날 억제됐던 모습은 사라졌다. 오전엔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놀았다. 조각상 주변의 추모객은 늘어갔다. 오후엔 광장이 북적대기 시작했다. 지난 1월 샤를리 에브도 때의 열띤 분위기가 나오기도 했다. 일부는 합창을 하거나 ‘솔리다리테(solidarite·연대)’를 외쳤다.

 오후 들어선 한 여성이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란 글귀가 적힌 팻말을 들고 프리허그를 자청했다. 이후 광장의 군중 사이에 서로 껴안는 포옹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갔다.

 테러 현장 인근 카페들에도 다시 손님이 들기 시작했다. 야외에서 차 한 잔을 즐기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테러 현장엔 꽃다발이 쌓여갔다. 근처 꽃가게에서 꽃을 사기 위한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그중 한 곳인 본비에르 카페 주변 총알구멍엔 이런 메시지들이 있었다. ‘우리 아름다운 거리에 평화·사랑·단결’. 누군가는 ‘우린 당신이 세계를 망가뜨리는 걸 좌시하지 않겠다’고 썼다. 파리 바타클랑 극장 앞에서도 ‘테러리스트들은 이것을 알아야 한다. 프랑스는 삶을 앗아간 사람들과 싸운다’는 글을 볼 수 있었다.

 센강 주변에선 햇볕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애정 표현을 하는 남녀도 보였다. 에펠탑·루브르 박물관 등은 문을 닫은 상태였지만 관광객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셀카봉을 들었다.

 파리지엥들의 의지였다. 프랑스인 캉탕은 “놀라고 슬픈 일”이라면서도 “우리는 우리 삶을 살아야 한다. 강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테러 현장 근처에 사는 플로렌스도 “그네들이 만들어놓은 정신병에 빠져들지 않도록 싸워야 한다. 일상을 살 것이다. 정상처럼. 아무리 어렵더라도 말이다”고 했다. 그러곤 “평소처럼 밖으로 나가고 즐기자”고 했다.

 비비앙 부파는 아홉 살 아들이 “지금 전쟁 중이냐”고 묻자 “그것은 모르지만 우리는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고 테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우린 예전처럼 지하철을 타고 바에 가 친구를 만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테러가 이긴 것이다”고 설명하는 모습이 보였다.

 프랑스 정부도 같은 판단인 듯했다. 테러 발생 후 사흘간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했다. 16일까지였다. 정오엔 프랑스 전역에서 추모의 묵념을 했다. 루브르 박물관은 오후 1시에 재개장됐다. 파리 시내 지하철과 국철도 정상화됐고 학교도 문을 열었다. 에펠탑도 곧 재개방하겠다고 발표했다.

 테러 위협으로 한때 취소 여부를 논의했던 잉글랜드-프랑스, 독일-네덜란드 간 축구경기 역시 예정대로 17일 열린다. 디즈니랜드는 그 다음 날 열린다. 항공·철도·선박도 정상 운영되고 있다. 파리 시내에서의 시위와 집회(이달 말), 학교 단위의 소풍(22일까지) 정도만 금지 리스트에 남았다.

 그러나 기저엔 불안감도 여전한 듯했다. 15일 오후 5시45분쯤 공화국 광장 인근에서 ‘꽝’ 하는 소리가 들렸다. 광장에 있던 사람들은 총소리나 폭탄 소리로 인식했다. 순식간에 광장을 채웠던 사람들이 질주했다. 어디론가 다급히 피하는 모습이었다. 인근 건물로 뛰어들기도 했다.

 테러 현장인 르 카리옹 바 근처에서도 유사한 일이 있었다. 공포에 질린 여성이 꽃다발과 촛불을 밟고 달리다 넘어지자 벌떡 일어나 뛰어가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알람 오작동으로 드러났다. 한 시민은 “무서웠다. 우린 극도로 예민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슬람 국가들 분노와 애도=이슬람권인 중동 국가들도 추모 대열에 합류했다. 이슬람 전체가 테러집단으로 매도돼선 안 된다는 생각이 중동인들을 움직였다. 700여 명의 무슬림 신자가 프랑스 리옹에 있는 예배당에 모여 추모회를 열었다고 미국 공영 PBS방송이 16일 보도했다. 아랍권 만평 작가들은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테러리스트들을 비난하는 카툰을 발표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15일 보도했다. 요르단 만평 작가 오사마 하자지는 프랑스를 울고 있는 아름다운 여인으로 그렸다. 15일 세계 최고(最高) 건물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부르즈칼리파의 외벽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가장 높은 리야드의 킹덤타워에도 프랑스 삼색기를 상징하는 청·백·적색의 조명이 비춰졌다. 이집트 기자의 피라미드엔 삼색기와 더불어 최근 테러를 겪은 러시아·레바논기가 새겨졌다.

  파리=고정애 특파원, 서울=서유진·백민경 기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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