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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만화 캐릭터 다 만나는 남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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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명동 재미로에서 시민들이 만화박물관 ‘재미랑’ 앞을 지나가고 있다. 건물 외관은 ‘만화’의 초성인 ‘ㅁ’과 ‘ㅎ’을 형상화 한 것이다. 상설 전시공간과 만화 다락방이 갖춰져 있다. [사진 중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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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고층빌딩 아래엔 실핏줄 같은 길들이 흐릅니다. 골목과 골목을 잇는 길들입니다. 도시의 풍경을 만드는 가장 작은 단위입니다. ‘서울, 가볼 만한 곳’의 네 번째 이야기는 ‘눈으로 걷다’입니다. 명동 재미로를 시작으로 광희동 중앙아시아거리, 예지동 시계골목 등을 차례로 소개합니다.

눈으로 걷다 ① 명동 ‘재미로’
명동역 3번 출구~애니메이션센터
옛 조선총독부·중정 등 있던 곳
골목 곳곳에 캐릭터 조형물·벽화
SNS 통해 알려지며 중국인 등 몰려
서울시 “만화 한류 출발지로 육성”


“남산 케이블카 타는 것보다 여기가 더 재밌어요.”

 지난 14일 서울 명동 재미로에서 만난 황재웅(6)군은 ‘꼬마버스 타요’ 캐릭터 형태의 버스 승차대 주변을 신나게 뛰어다니며 놀았다. 어머니 윤정은(38·여)씨는 그런 아들의 사진을 찍어주느라 정신이 없었다.

 재미로는 명동역 3번 출구부터 서울애니메이션센터까지 450m가량 이어지는 만화 특화거리다. 남산에 나들이 온 관광객·가족들의 ‘인증샷’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퍼지면서 최근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지난달 31일 이곳에서 열린 ‘남산 할로윈 축제’에는 3만 명 넘게 방문했다.

 특색 없는 오르막길인 이곳 인근엔 일제강점기에 1926년까지 조선총독부로 쓰인 건물이 있었다. 1961년엔 중앙정보부가 길 옆에 들어섰다. 서울토박이 중에서 다소 을씨년스러운 풍경으로 이 골목을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은 이유다. 1999년 문을 연 서울애니메이션센터도 과거 중정의 취조실로 쓰이던 건물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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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로봇, 찌빠 달려라 하니, 용하다 용해, 무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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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명동역 출구 앞에 설치된 ‘꼬마버스 타요’ 캐릭터 형태의 버스 승차대. [사진 서울시]

 이 골목이 한국만화의 새 터전으로 변신한 건 2013년 서울시의 ‘재미로 조성 사업’이 시작되면서다. 이곳을 걷다 보면 건물 모퉁이부터 계단 구석까지 자투리 공간마다 귀여운 조형물과 벽화들이 시민들을 반긴다. 만화책 페이지를 넘기듯 색다른 풍경들이 펼쳐진다. 가장 화려한 볼거리는 골목 끝 ‘만화의 언덕’이다. 밤이 되면 『로봇, 찌빠』부터 『달려라 하니』까지 지난 40여년간 한국 만화사를 빛낸 캐릭터들이 조명과 함께 별처럼 빛난다.

 애니메이션 작품들과 연계한 이색 가게들도 특색이 있다. 중국 음식점 ‘동방홍’ 앞에는 『만화삼국지』 캐릭터들이 붙어 있다. 왕효례(62) 주방장은 “‘관우’와 함께 셀카를 찍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다”며 “내년엔 세 가지 고명을 얹은 ‘삼국지 자장면’을 내놓을 생각”이라고 했다. 골목에서 13년간 ‘미가헤어샵’을 운영한 박명숙(41·여)씨는 가게 곳곳을 『안녕, 자두야』의 주인공들로 꾸며 놨다. 직장인의 애환이 담긴 『용하다 용해, 무대리』는 삼겹살집 간판에서 인사를 건넨다. 만화 매니어라면 노란색 외관이 눈길을 사로잡는 만화박물관 ‘재미랑’을 꼭 들러봐야 한다. 4층 다락방으로 올라가면 최신작부터 추억의 만화까지 1800여 권의 만화책을 무료로 볼 수 있다. 서울시는 재미로를 비롯해 남산 일대를 만화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려 ‘만화 한류(韓流)’의 출발지로 적합하다는 것이다. 주형철 서울산업진흥원(SBA) 대표이사는 “2018년까지 명동과 남산일대 애니타운 조성을 통해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 입주하는 애니메이션·만화 벤처기업을 50개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부족한 주차시설과 거리 곳곳에서 눈에 띄는 불법 전단지, 쓰레기 처리 문제가 관건이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지난달 재미로 미관 개선을 위해 80여 개 점포의 낡은 간판을 교체했다”며 “인근 삼일로에 공영주차장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혁진 기자, 김정희(고려대 사학과) 인턴기자 analo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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