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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으로 끊었다, 집착이라는 고통의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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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스킬링 교수는 “명상을 하고서야 내 삶의 고통, 그 뿌리가 집착임을 알게 됐다. 내가 붙들고자 하는 대상의 실체가 그림자임을 알게 되면 삶이 훨씬 경쾌하고 지혜로워진다”고 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TV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켜면 다들 ‘나를 사세요, 나를 사세요’라고 외친다. 오죽하면 ‘내가 소비하는 것이 나다(I am what I consume)’라는 말까지 나왔겠나.”

한국 온 프랑스 불교학자 스킬링
10대 때 선불교서 자유 영혼 느껴
유럽의 불교, 삶과 연결해 실용적

 프랑스 극동학원의 피터 스킬링(66) 교수가 최근 한국을 찾았다. 그는 세계적인 남방불교 전문가다. 극동학원은 프랑스 정부가 세계 각지의 현장 전문가를 지원하는 연구기관이다. 스킬링 교수는 프랑스 불교 연구 그룹의 대표를 맡기도 했다. 그는 “‘메디테이션(Meditation·명상)’은 라틴어 ‘메디타리(Meditari·고찰하다)’에서 유래했다”며 “바깥으로 향하던 눈을 안으로 돌려 자신의 내면을 고찰하는 것이 명상이다”라고 말했다.

 - 유럽에도 명상 바람이 부나.

 “유럽인은 명상에 대해 관심이 많다. 특히 독일은 오래전에 남방불교의 명상을 들여왔고, 진지하게 수행하고 있다. 프랑스 사람들은 티베트 불교에 더 관심이 있다. 남방이든 티베트이든 불교는 각기 고유한 명상 방식을 갖고 있다.”

 - 프랑스는 가톨릭 전통이 깊은 나라다. 가톨릭 고유의 수도 전통도 있다. 왜 굳이 불교 명상에 관심을 갖나.

 “현대인은 ‘종교’를 부담스러워 한다. 유럽인도 마찬가지다. ‘이걸 믿으라’고 강제로 내밀면 다들 도망간다. 반면 명상은 스스로 즐기면서 하더라.”

 스킬링 교수는 그게 ‘종교냐, 명상이냐’의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대신 ‘자기 내면을 향한 여행’에 방점을 찍었다. “불교 명상을 하면서도 ‘나는 부디스트(불교 신자)’라고 생각하지 않는 유럽인도 많다. 그들은 단지 명상을 통해 내면의 문제와 마주하고,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어 나가기를 바란다.”

 - 그게 종교가 처음 생겨난 이유 아닌가.

 “그렇다. 현대인이 명상을 찾는 건 오히려 종교의 본질에 대한 관심일 수도 있다.”

 - 당신은 3년 전에도 한국을 찾았다. 한국인이 불교를 대하는 태도를 어떻게 보나.

 “불교를 아주 원대하게 생각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유럽인은 좀 다르다. 자신의 삶과 연결해 아주 일상적이고 실용적으로 불교를 대한다. 명상도 그런 한 측면이다.”

 스킬링 교수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7학년 때 도서관에 가서 이용법을 배우다가 『티베트 요가와 신비스러운 가르침』이란 책을 보고 설명하기 어려운 흥미를 느꼈다. 당시만 해도 티베트 불교나 달라이 라마가 서방에 알려지지 않았을 때다.

 “그러다가 10대 후반에 선(禪)불교를 처음 접했다. ‘참나’를 찾으라는 말에 나는 ‘자유의 영혼(Spirit of freedom)’을 느꼈다. 그길로 스무 살 때 인도에 가서 고행가 불교 명상센터에 들어갔다. 당시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건물 지붕 위에 올라가 슬리핑백에서 자며 명상을 배웠다.”

 - 불교 명상을 한 후 당신 삶은 뭐가 달라졌나.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그림자처럼 바깥에 투영된 것임을 알게 됐다. 그걸 잡으려고 욕망을 일으키는 나를 보게 됐다. 전에는 그게 안 보였다.”

 - 그게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화가 날 때도 전보다 덜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집착의 강도가 약해지는 만큼 지혜로운 통찰이 생겨난다. 명상을 한 뒤에야 깨달았다. 집착이야말로 고통의 뿌리란 걸 말이다.”

 스킬링 교수는 팔리어 경전에 담긴 붓다의 직설 중에서 딱 한 구절을 꼽는다면 “집착하지 마라”라고 했다.

글=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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