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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뭐하세요] '로보트킹' 그린 SF만화 대부 … 내가 허영만 '타짜' 고광렬의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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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성 화백은 요즘 웹툰 ‘혼’ 3부를 그리고 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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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 화백이 ‘타짜’에서 고 화백을 모델로 그린 사기 도박꾼 ‘고광렬’.

1970~80년대 인터넷도, 스마트폰도 없었던 시대. 그래도 그때 아이들은 우주를 여행하고, 사람과 친구처럼 지내는 로봇을 꿈꿨다. 당시 ‘공상과학물’이라고 불렸던 사이언스픽션(SF) 덕분이었으리라. 요즘 다시 들춰보면 황당하고, 조금 유치해 보이지만 그 무렵 ‘SF 키즈’들에겐 끝없는 상상력을 펼쳐준 존재였다. ‘로보트 킹’ ‘우주기동대’ 등 평생 100여 편의 SF만화를 그린 고유성(본명 고재훈·67) 화백의 작품들도 그 부류다. 77년 잡지 ‘우등생’ 연재로 탄생한 ‘로보트 킹’은 2003년, 2009년, 2013년 세 차례 복간이 될 만큼 인기를 모았다. 내년 만화계 입문 50주년이 된 그를 최근 만났다.

내년 만화계 입문 50년 고유성 화백
1970~80년대 ‘SF키즈’ 키워내
작품마다 나오는 ‘고 박사’가 분신
“절친 허영만 특징 없어 난 안 그려”
최근 우주 서사물 ‘혼’ 3부 준비

 고 화백은 1966년 ‘이겨라 벤’ ‘나는 차돌’의 이향원 화백 문하에서 만화를 배웠다. 그의 동기가 ‘커피 한잔 할까요?’의 허영만 화백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만화를 워낙 좋아했다. 미군부대 쓰레기통서 흘러나온 만화책을 파는 가판대에서 한참 시간을 보내곤 했다”고 말했다. 첫 데뷔작은 74년 탐정물 ‘고박사의 탐정소동’. 그 뒤로 그는 SF로 전공을 바꿨다. 당시 ‘한국에 탐정이라는 직업이 없다’며 심의에서 걸렸다는 소문도 있었다. 이에 대해 그는 “그런 소리도 들었지만, 나는 드라마 성격이 짙은 만화엔 소질이 없었다. 그래서 내가 조금 아는 얘기를 남과 다르게 만들 수 있는 SF로 눈을 돌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만화계에선 SF가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그에게 가장 적합한 장르라고 본다. 그는 요즘 블로그를 운영하며, 일인칭시점슈팅(FPS·First Person Shooting) 게임을 즐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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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트 킹’의 주인공들. 앞줄 왼쪽부터 호연, 고 박사, 유탄. 뒤는 로보트 킹.

 고 화백은 “예전 만화 사전심의는 창작의욕을 꺾었다”고 회고했다. 코딱지를 파는 장면이나 오빠와 누이가 한 방에 있는 컷은 심의에 지적돼 삭제됐다. ‘교육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얼마 전까지도, 아니 지금도 만화를 공부나 방해하는 유해매체로 여긴다”며 “그래서 80년 삼청교육대에 끌려간 만화가도 있었다”고 말했다. 만화의 사전심의제는 97년에서야 폐지됐다.

 데뷔작 이후 고 화백의 만화엔 작은 키에 안경을 쓴 ‘고 박사’라는 캐릭터가 빠지지 않는다. 고 박사는 재치가 넘치지만 어딘가 어설프게 그려진다. 고 화백의 분신이자 페르소나(Persona) 격이다. 그의 절친인 허 화백 만화에서도 ‘고 박사’ ‘고 기자’ ‘고 과장’이 종종 나온다. ‘타짜’의 사기 노름꾼 ‘고광렬’이 가장 최근 캐릭터다. 한눈에 봐도 모두 고 화백이 모델이다. “왜 만화에 허 화백을 우스꽝스럽게 그려 복수하지 않나”는 질문에 그는 “허허” 웃으면서 “걔(허 화백)는 캐릭터성이 떨어진다”고 답했다. 캐릭터로 쓸 만큼 개성 있는 외모는 못된다는 의미였다.

 만화계의 원로인 그는 “한국만화의 현실이 안타깝다”며 “상업만화는 망가(일본 만화)에 치였으니 실험적인 만화가 많이 제작됐으면 좋겠다. 그에 앞서 만화가 무엇인지 만화계가 다 같이 연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 화백은 최근 우주 서사시인 혼 3부를 그리고 있다. 곧 인터넷에 공개할 예정이란다.

 “내가 선택한 직업이니 만화가 나고 내가 만화지요. 그건 처음부터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는 나의 철칙입니다.”

글=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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