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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계층 간 기대수명 격차 20년 비정상의 정상화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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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
논설위원 겸 복지전문기자

아무래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이 오래 산다. 건강에 투자할 시간과 자원이 많아서 그럴 터이다. 그래도 저소득층(소득하위 20%) 남성이 고소득층(상위 20%)보다 7.5년 빨리 숨진다는 서울대 의대 강영호 교수의 조사 결과는 놀랍기 그지없다. 2011년 태어난 저소득층 남자는 73.6세(고소득층은 81.1세)까지밖에 못 산다는 거다. 강원도 화천군, 대구시 중구 등 25개 시·군·구는 같은 동네에서 계층 간에 기대수명(남성)이 10년 넘게 벌어진다. 강 교수의 지난해 연구를 보면 남성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에 비해 의료급여 수급자(대부분 기초수급자)의 수명이 19.8세(여자는 10.7년) 짧다. 의술이 날로 발전하고 좋은 약이 쏟아지는데도 수명이 20년 차이 난다니 슬프기까지 하다. 캐나다 연구(2012년)를 보면 남자는 5.3년, 여자는 3.3년 차이가 난다. 세계적으로 봐도 한국의 ‘수명 불평등’이 심한 편이다.

 원인은 여러 가지다. 저득층의 5대 암 조기검진율이 고소득층에 비해 7.4%포인트 낮다. 아침식사 결식률이 높고, 칼슘 섭취율이 낮다. 운동은 덜 한다. 스트레스·우울증 등의 정신건강도 더 안 좋다. 흡연율도 저소득층 남성은 47.5%, 고소득층은 36.6%로 차이가 난다. 여자도 5.6%포인트 차이가 난다. 하루 한 갑 이상 담배를 피우는 남성은 비흡연자에 비해 폭음하는 비율이 4배 높다. 저소득층은 당뇨병·만성폐쇄성폐질환도 많이 앓는다(국민건강영양조사·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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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큰 요인은 흡연이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후두암에 걸릴 위험이 6.5배, 폐암은 4.6배, 심장병은 2.2배 높다. 저소득층의 흡연율 감소는 불평등 해소에 필수적이다. 그러기 위해선 금연정책이 좀 더 세련돼야 한다. 지난달 중순부터 저소득층에 한해 챔픽스 등의 금연 약 부담을 무료로 했다. 이걸로 부족하다. 이들이 병원에 잘 오지 않는데 약값을 무료로 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보건소가 맨 투 맨(man to man)식으로 저소득층 흡연자를 찾아가는 게 효과적이다. 보건소를 화려하게 꾸며 주민(유권자) 진료에 열을 올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진료 기능은 동네 의원한테 맡기고 저소득층 건강 챙기기에 집중해야 한다. 저소득층 흡연자를 환자로 많이 확보하는 동네 의원에 큰 인센티브를 줘도 좋다. 의사가 ‘금연 잔소리꾼’이 되면 효과가 클 것이다. 저소득층 금연캠프 입소자의 소득 보전도 필요하다. 담뱃값 올린 돈, 이런 데 써야 한다.

신성식 논설위원 겸 복지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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