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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110여 명 부상…물대포 맞은 68세 남성 의식불명

14일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는 박근혜 정부 들어 최악의 물리적 충돌로 얼룩졌다. 집회 참가자가 물대포에 맞아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고 경찰 100여 명이 다쳤다. 이번 집회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53개 단체, 6만4000명(경찰 추산, 주최 측 추산 13만 명)이 참여해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 후 가장 큰 규모였다.

이날 오후 4시 주최 측은 서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진상 규명과 역사 교과서 국정화 철폐 등을 요구했다. 이후 집회 참가자들은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며 광화문광장으로 진출을 시도했고, 이를 차단하는 경찰과 대치하며 물리적 충돌이 격화됐다. 당초 “시위대의 청와대 진출 시도 등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수준 만큼’ 차벽을 설치하겠다”던 경찰은 240여 개 부대, 2만2000여 명의 경찰력을 배치하고 경찰버스 700대와 차벽 트럭 20대를 동원해 광화문광장 일대를 원천 봉쇄했다.

경찰은 광장과 맞닿은 세종로 사거리에 ‘우물 정(井)’자 형태의 차벽을 치고 시위대 진입을 막았다. 또 경찰버스에 콩기름을 바르고 버스 바퀴에는 실리콘을 채워 넣었다. 시위대가 버스 위에 뛰어오르거나 버스 차체를 밧줄로 묶어 끌고 가려는 시도를 막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오후 4시50분쯤부터 일부 과격 시위대가 쇠파이프와 접이식 사다리로 경찰버스의 창문을 부수는가 하면 바퀴와 창틀에 밧줄을 묶어 차량을 끌어내면서 경찰 차벽 주위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경찰도 접근하는 시위대를 향해 캡사이신과 소화기를 뿌리고 살수차를 동원해 캡사이신을 섞은 물대포를 쏘며 해산작전에 들어갔다. 일부 시위대엔 직사포를 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오후 7시쯤 전남보성농민회 소속 백남기(68)씨가 3m 거리에서 경찰이 직사(直射)로 쏜 물대포에 맞아 쓰러졌다. 백씨가 움직이지 못하자 그를 구하기 위해 시위대 중 일부가 백씨를 부축해 끌고 나왔고, 이들에게도 물대포가 발사됐다. 뇌출혈 증세를 보인 백씨는 즉각 병원으로 옮겨져 뇌수술을 받았으나 15일 오후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집회는 14일 오후 11시쯤 종료됐다. 경찰은 참가자 중 51명을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검거했다. 민중총궐기투쟁본부 측은 15일 백씨가 입원 중인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과잉 진압’을 비판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강신명 경찰청장의 징계를 요구했다. 투쟁본부 측은 “백씨 등 집회 참가자 29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했다.

경찰 측의 인명 피해도 컸다. 경찰관과 의경 등 113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경찰관 중 한 명은 오른쪽 손목 힘줄을 절단하는 중상을 입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15일 트위터를 통해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반헌법적 경찰 차벽에 의해 가로막혔다. 과잉 진압에 대한 진상 규명과 함께 책임자를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 이장우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번 집회는) 과격 폭력 불법 집회였다”며 “법 절차를 어기거나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과격 폭력집회는 그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상·김민관·박병현 기자 kim.mink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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