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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내도 불안한 '5년 짜리 면세점' 선정 후폭풍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핵심 축을 이루는 면세점 사업자가 가려졌지만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관세청 특허심사위원회는 신세계와 두산을 새로운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했다. 롯데 월드타워점(잠실)과 SK 워커힐점은 탈락했다.

기업간 희비는 그 어느때보다 극명하게 갈렸다. 신규 면세점을 내는 지난 7월 심사와 달리 기존 면세점의 주인과 위치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당장 이번에 신세계(남대문)와 두산(동대문)이 선정되면서 서울엔 ‘쌍대문 면세점’시대가 열리게 됐다. 두 곳 모두 중국인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대표 상권으로, 정부는 ‘동대문-남대문 라인’에 면세점을 두는 게 외국인 유치를 통한 관광 활성화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20년이 훨씬 넘게 사업을 계속하다 문을 닫게 된 면세점들이다. 직원과 협력업체, 해외 거래처들은 일대 혼란에 빠졌다. 특히 SK는 유일한 면세점이 문을 닫으면서 아예 면세사업 자체가 사라졌다.

관세청 발표 직후인 14일 오후 7시30분. 서울 잠실의 월드타워점에서 근무하는 황지선(32)매니저는 “이게 말이 되나요. 이곳에 있는 직원만 1300명인데 연말에 일자리를 잃는건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해 월드타워점 매출은 4820억원으로 롯데 소공점과 신라 장충점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하루 매상은 약 23억원 수준으로 이날도 면세점이 문을 닫는 밤 10시까지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없었다. 마감 정리를 하던 한 직원은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울고 싶다”며 고개를 숙였다. 실적과 고객수 측면에서 ‘탈락’을 예상치 못했던 롯데면세점은 발표 직후 이홍균 대표부터 말단 직원까지 눈물을 보일 정도로 침통해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5일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94세 생일을 맞아 신 총괄회장이 머무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으로 올라가면서 “(면세점 탈락은)99%가 나 때문”이라며 “협력업체 포함해 3000명의 고용안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롯데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여론 악화를 의식한 발언이다.

관세청은 사업권을 잃은 면세점들이 고용 문제나 재고 처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최장 6개월 ‘의제 특허기간’을 두고 있지만 그래도 내년 6월 전에는 사업장을 정리해야한다.


상황이 이렇자 업계와 학계에선 관세청의 ‘5년 주기 특허승인’제도를 개선해야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번에 사업권을 박탈당한 롯데와 SK는 물론 신세계와 ·신라·두산·한화 등도 5년 뒤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 되풀이 될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승욱 중앙대 교수(경제학)는 “면세점은 대표적인 글로벌 경쟁 업종인데 5년 만에 사업자를 바꾸면 누가 맘먹고 투자를 하겠느냐”며 “해외 기업과 경쟁하는 반도체나 자동차 기업에게 국내 독과점을 문제 삼아 사업권을 뺐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최영수 전 면세점협회 회장도 “면세점 하나를 성공시키는데 최소한 10년은 걸리는데 결격사유가 없다면 연장하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내면세점과 달리 허가제가 아니라 신고제로 운영되는 사후면세점 시장이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후면세점이란 외국인이 일단 물건을 제값에 사면 출국시 공항에서 개별소비세와 부가가치세를 환급해 주는 면세점으로 시장 규모는 연 2조5000억원 정도다.

사후면세점 전문기업인 엘아이에스(LIS)는 지난 13~14일 제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화장품·인삼·헛개 등을 판매하는 사후면세점을 내년까지 서울·부산·제주에 5곳을 추가로 연다고 밝혔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제주=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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