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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든 손 떨려도 … 동네 바꾸는 분당·일산 주민 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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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분당 신도시 주민들이 시민방송인 ‘시민제작단’ 제작에 앞서 마이크와 캠코더를 들고 인터뷰 연습을 하고 있다.[사진 성남아트센터]


“마을의 숙원사업이 뭔지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컷! 굳은 표정 짓지 말고 발음도 또박또박 해야 된다고 했잖아요.”

 지난달 30일 성남시 성남아트센터 앞. 6㎜ 소형 캠코더를 받쳐든 할아버지와 카메라를 찍는 아주머니, 조명 반사판을 들고 쭈그리고 앉아 있는 아저씨 등이 가상의 취재원을 앞에 두고 인터뷰 연습에 한창이다. 분당 신도시에 사는 30~70대 주민인 이들 시민기자 7명은 강사에게 야단까지 맞아가며 수 차례 실습을 반복했다. 신정수(73)씨는 “찍을 땐 몰랐는데 나도 모르게 캠코더가 자꾸 흔들려 늘 지적을 받곤 한다”며 “하지만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한다고 생각하니 보람도 크고 힘도 절로 난다”고 말했다.

 분당과 일산 신도시 주민들이 직접 만드는 시민방송과 마을신문이 주민들의 호응 속에 ‘우리동네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아마추어 실력에 좌충우돌하기 일쑤지만 열정을 쏟아 만든 기사들을 통해 잇따라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며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한몫하고 있다.

 분당 주민들이 만드는 시민방송인 ‘시민제작단’이 대표적이다. 2012년 12월부터 시민기자 26명이 뭉쳐 지역 소식을 영상에 담고 있다. 이들이 제작한 뉴스는 지역 케이블TV에 방송되거나 분당 등 성남 지역 주민 인터넷 카페에 소개된다. 30~50대 주부 12명으로 구성된 ‘시민팀’은 주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시사뉴스 제작이 주임무다. 지난해엔 동네를 떠들썩하게 했던 보호관찰소 분당 이전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 해결책 마련에 크게 기여했다. 30분짜리 영상을 통해 “공공장소로 옮기면 찬성하겠다”는 주민들의 공통된 의견을 합리적으로 도출해 내면서다.

 성남시 예산 감시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성남시는 올해 분당 지역 아파트 100가구에 미니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예산 4000만원을 마련했다. 이에 “아파트 1~2층은 설치가 어렵고 일부 가구만 혜택을 본다”는 뉴스를 제작해 성남시로부터 “정책을 재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60~70대 12명으로 구성된 ‘실버팀’의 활약상도 뒤지지 않는다. 골목길 명소를 찾아 영상에 담는 한편 노인들의 재혼을 주제로 한 단편영화도 만들어 주민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김윤종(67)씨는 “마이크를 끄고 촬영하는 등 실수의 연속이었지만 ‘잘 봤다’는 주민들의 격려에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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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신도시 강선마을 주민들이 마을신문인 ‘주엽소식’을 펴놓고 지면 제작회의를 하고 있다. [전익진 기자]
 일산 신도시 강선마을에선 주민들이 9년째 만드는 마을신문인 ‘주엽소식’이 주민들의 입과 귀가 돼주고 있다. 주민자치위원 6명이 직접 발로 뛰며 민원사항과 생활정보를 모아 만든 8면짜리 신문을 1만3000부씩 1년에 두 차례 발행하고 있다. 주민들을 시민기자로 위촉해 다양한 뉴스를 개발하고 인쇄와 신문 배달도 도맡아 한다.

 올 봄엔 고봉로 일대 화단의 꽃을 몰래 뽑아가는 실태를 고발해 ‘걷고 싶은 꽃길’ 조성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선마을에서 불법 노점을 찾아볼 수 없는 것도 이 신문이 2007년 불법 노점상 난립 현상을 지적하는 기사를 실은 게 계기가 됐다. 이후 노점상 근절 시민 걷기대회를 여는 등 꾸준히 캠페인을 벌이며 주민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 같은 성과가 알려지면서 고양시 32개 동에서도 마을신문 발간에 동참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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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익진·임명수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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