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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당한 ‘톨레랑스’ 파리… 피로 물든 13일의 금요일

13일(현지시간) 자살 폭탄테러가 발생한 프랑스 파리 외곽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에서 충격을 받은 한 관중이 눈물을 흘리며 넋이 나간 모습으로 서 있다. 이곳에선 프랑스와 독일 국가대표팀의 친선 축구경기가 열렸다. [AP=뉴시스]


13일 밤 프랑스 파리에서 최소 127명(현지시간 오후 2시 기준)의 목숨을 앗아간 이슬람국가(IS)의 무차별 테러가 전 세계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테러의 일상화, 그에 대한 보복 대응, 그리고 극우주의의 확산 가능성…. 특히 유럽에서 이슬람 이민을 가장 많이 받아들인 ‘톨레랑스(관용)의 나라’ 프랑스에서 최악의 이슬람 테러가 발생했다는 게 충격을 준다. 프랑스는 인구(6625만 명)의 약 8%인 500만 명이 무슬림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14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테러가 발생했다”며 “IS의 소행”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긴급안보회의 이후 방송 연설에서 “(프랑스 국내) 공모와 함께 IS에 의해 해외에서 계획되고 조직된 전쟁행위”로 규정하고 “프랑스는 국내외 어디서든 모든 수단을 동원해 IS의 야만인들에게 무자비하게 대할 것”이라고 응징을 다짐했다. IS의 공식 선전 매체도 성명에서 자신의 소행임을 인정했다.


파리 테러는 프랑스가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해 9일부터 미국 주도로 시리아와 이라크 일대의 IS 근거지 공습에 동참한 데 대한 보복으로 추정된다. 이날 테러 현장의 생존자들은 “테러범들이 ‘올랑드 대통령은 시리아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소리쳤다”고 전했다.


‘13일의 금요일’ 밤을 노린 테러 공격은 밤 9시20분쯤부터 약간의 시차를 두고 다음날 새벽 1시까지 파리 시내와 근교 6곳에서 벌어졌다. 특히 미국 록밴드 공연이 진행 중이던 바타클랑 콘서트홀에 테러범들이 난입해 AK-47 소총을 난사하고 인질극을 벌여 80여 명이 희생됐다.


이번 테러는 지난 1월 7일 알카에다 예멘 지부 소속 테러범에 의해 언론인 등 12명이 희생된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이후 10개월 만이다. 또 191명이 숨진 2004년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 테러 이후 최악의 참사다.


테러는 프랑스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큰 후폭풍을 일으킬 전망이다. 우선 유럽의 반이슬람 이민 정서를 자극하고, 극우세력의 확산을 부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 들어서만 시리아와 이라크를 비롯해 중동 지역 난민 60만 명이 유럽으로 유입됐다.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9·11 테러 이후 미국의 대테러 전쟁은 보복과 응징에 초점을 맞추는 바람에 테러의 빈도·피해가 9·11 이전보다 10배가량 늘었다”며 “희생과 증오를 키운 실패 경험을 되돌아보고 일상화하는 테러를 저지할 방안을 전 세계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의 대테러 공조에 영향을 줄지도 주목된다. 알카에다의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 주도의 대테러 전쟁에 국제사회가 적극 참여했지만 최근엔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계기로 러시아가 이탈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다 지난달 31일 러시아 여객기가 시나이 반도에서 추락해 224명이 숨진 사건 이후 폭탄 테러 가능성이 제기됐고, IS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면서 러시아의 대응이 국제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장세정 기자 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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