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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두산 서울 입성 … 면세점 ‘3강+α’ 지각변동


롯데와 신라호텔이 양분해온 국내 면세점 사업이 ‘3강+알파’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14일 발표된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서 유통 강자인 신세계는 부산에서 수성하고 서울시내에 신규 진입했다. 첫 면세점 사업을 서울에서 하게 된 두산도 다크호스로 떠올라 면세점 시장에 지각 변동이 불가피해졌다.


신세계는 회현동에 있는 백화점 본점 신관(8~14층)과 메사빌딩 2개 건물(3~7층, 10~11층) 등 총 3만3400㎡ 시설을 시내면세점으로 활용할 계획이어서 지척에 있는 업계 1위 롯데 소공점과 한판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신세계의 면세사업 의욕은 투자 계획에서도 잘 나타난다. 신세계는 도심관광 활성화를 위해 향후 5년간 530억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이 돈은 전통시장 활성화, 한류특화 클러스터 조성,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 리뉴얼, 미디어 파사드 아트 조명 쇼 등 관광시설 및 콘텐트 개발에 쓰인다. 문화 콘텐트 개발에도 나선다. 신세계는 지난달 6일 CJ E&M과 업무협약을 맺고 명동과 남대문 지역을 잇는 ‘한류 복합문화공간’을 조성·운영키로 했다. 양사는 남대문과 명동을 잇는 보행로 1㎞ 구간에 약 30대의 ‘미디어폴’을 조성해 ‘남대문시장 안내 내비게이션’으로 활용키로 했다. 또 메사빌딩 10층 팝콘홀 공연장(530석 규모)에 K팝 상설공연장도 마련해 한류문화 확산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디에프 성영목 사장은 “지난해 서울 방문 외국인 중 81%인 927만 명이 서울 도심 관광지역을 찾았다”며 “도심관광클러스터화 사업을 마치고 나면 외국 관광객 1700만 명 시대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는 이날 면세점 사업자 결과가 발표된 뒤 보도자료를 통해 “대규모 투자로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고 국민경제에 기여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며 “‘어메이징한 콘텐트로 가득 찬 세상에 없던 면세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신세계 “일자리로 보답” 롯데 “더욱 정진”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며 면세점 업계 1위였던 롯데는 소공점을 사수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롯데면세점 소공점은 지난해 1조9763억원으로 점유율 45.4%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고수했다. 2위는 1조1521억원인 신라면세점, 3위는 4820억원인 롯데 월드타워점 순이었다. 14일 프레젠테이션 이전까지만 해도 롯데 관계자는 “두 사업장 중 어느 하나라도 잃는 상황은 상상하지 않고 있다”며 수성에 자신감을 보였다.


롯데 측은 특히 면세점 매출 1위인 소공점보다 월드타워점 수성에 각별히 공을 들였다. 롯데 측은 강남역·가로수길·코엑스몰·석촌호수·올림픽공원 등 강남의 주요 관광 거점을 활성화하기 위한 ‘강남 문화관광 벨트’를 조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월드타워점을 2016년 말까지 약 1만㎡ 추가 확장해 국내 최대(3만6000㎡) 규모로 키우겠다는 계획도 내놨으나 심사위원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경영권 분쟁사태로 롯데그룹에 대한 여론이 악화한 데다 시장 점유율 50%를 넘으면서 롯데면세점 독과점 논란이 벌어진 것이 월드타워점 재선정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롯데그룹 측은 사업자 선정 결과가 발표되자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결과를 절차탁마의 계기로 삼아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소공동 본점을 비롯한 나머지 면세점을 보다 잘 운영해 세계 1위 면세 기업이라는 목표에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은 두산타워 쇼핑몰을 16년간 운영하며 동대문 지역 랜드마크로 성장시킨 노하우를 강조한 것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동대문에 면세점이 없다는 점도 두산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동대문은 연간 71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역사 명소와 현대적 관광자원이 공존하는 곳이지만 면세점 사업에서는 소외됐다. 두산 관계자는 “동대문 두타는 타 지역과 달리 상권 중심에 있어 면세점이 들어설 경우 주변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크다”며 “면세점과 연계한 관광·쇼핑 프로그램으로 동대문 상권을 방사형으로 확장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두산 “지역 상생형 면세점 만들 것”두산은 이를 실천하기 위해 면세점 내 매장 및 면세점과 연계한 각종 프로그램에 소상공인과 중소 패션 업체 등 주변 경제주체들이 대거 참여하도록 할 방침이다. 두산은 특히 ^K-스타일 타운 조성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및 전통시장과 연계한 야시장 프로그램 추진 ^지역 내 역사탐방, 먹거리 탐방 프로그램 운영 ^심야 면세점 운영 등을 추진하고 있다. 동현수 두산 사장은 “동대문 면세점은 두산이라는 회사 차원을 넘어 지역 상권의 염원을 담은 사업”이라며 “지역 상생형 면세점이라는 약속을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는 워커힐면세점 수성뿐 아니라 월드타워점 특허권 경쟁에도 참여하는 등 공격적으로 사업권 확보에 나섰으나 면세점 사업에서 철수가 불가피해졌다. 워커힐면세점은 업력에 비해 존재감이 부족하고 산업에 대한 기여도도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면세점 사업자 선정이 관심을 끌면서 면세사업에 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면세점은 매장 임대 중심의 백화점과는 달리 사업자가 상품을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구조로 반품이 안 되고 재고 관리 부담을 면세사업자가 져야 한다. 막대한 자본력이나 운영경험이 없으면 급격한 외부환경 변화를 버텨내기 힘든 구조다. 면세사업이 반드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 상반기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때 한국 면세 기업들은 극심한 매출 부진에 시달렸다. 이는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면세점 사업이 외부 변수에 취약하다는 점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계기가 됐다.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크다는 점도 업계 전체로 보면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2005년 70만 명에 불과했던 중국인 방문객은 10년 동안 8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최근 3년(2012~2014년) 동안 1300만 명의 중국인이 한국을 찾았다. 중국인 관광객 증가 시기는 면세점 사업 성장기와 일치한다. 문제는 이 같은 관광객 증가세가 유지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한국관광공사가 밝힌 자료를 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일본 관광에 나선 외국 관광객 수는 1448만 명을 기록했다. 958만 명에 그친 한국보다 500만 명가량 많다. 외국 관광객 수에서 일본이 한국을 앞지른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엔저 호황을 누리는 일본이 정부까지 나서 관광 산업을 육성하자 외국인 관광객이 일본으로 행선지를 바꿨다는 분석이다. 마케팅 전문가인 최순화 동덕여대 교수는 “면세점 사업은 관광산업과 연계한 수출산업”이라며 “관광 매력도와 쇼핑 매력도를 함께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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