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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늄 드라이버는 미·소 냉전 종식이 가져온 선물

금속 소재로 만들어진 최신 페어웨이 우드.


페어웨이 우드는 아이언보다 더 먼 거리를 보내기 위해 고안된 클럽이다. ‘아이언(iron)’이 말 그대로 쇠로 만들었다면 ‘우드(wood)’는 나무로 만든 클럽이었다. 우드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보통 감나무로 만드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누군가 이런 생각을 했다.


‘우드의 헤드 재질을 나무 대신 금속으로 만드는 건 어떨까.’


쇠로 만든 헤드가 처음 나온 것은 76년이었다. 미국의 파인시커 골프 코포레이션이란 작은 회사가 처음으로 스테인리스 스틸 헤드를 장착한 우드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밤셸(Bombshell)이란 이름의 이 혁신적인 발명품은 골퍼들의 환영을 받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쇠로 우드를 만든다는데 대해 골퍼들은 이질감을 느꼈다. 그래서 이 제품은 3년 만에 생산을 중단하고 말았다.


79년엔 테일러메이드가 다시 쇠로 우드를 만들어냈다. ‘피츠버그 퍼시몬’ 이란 이름의 제품이었다. 피츠버그란 이름이 붙은 건 이 도시가 미국 내 최대 철강 생산지였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80년대 중반까지 꾸준히 생산됐지만 역시 골퍼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2%가 모자랐다.


그러다 91년 나온 캘러웨이의 ‘빅 버사’가 큰 히트를 쳤다. 헤드 사이즈를 크게 키운 것이 주효했다. 빅 버사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면서 페어웨이 우드의 헤드를 금속으로 만드는 시대가 열렸다. 우드는 더 이상 ‘우드’가 아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페어웨이 우드’를‘메탈 우드’ 또는 ‘페어웨이 메탈’로 부르기 시작했다.


골퍼들은 예나 지금이나 보수적이다.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골퍼들은 쇠로 만든 우드가 골프공을 때릴 때 나는 ‘깡’소리를 좋아하지 않았다. 감나무로 공을 때릴 때 나던 ‘퍽’하는 소리 대신‘깡’하는 금속 마찰음이 무척 낯설었던 모양이다. 그렇지만 캘러웨이의 빅 버사 시리즈가 큰 인기를 끌면서 90년대 중반부터 금속 재질의 우드는 급속도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골퍼들의 욕심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스테인리스 스틸로 페어웨이 우드를 만들었던 골프 과학자들은 이제 다른 소재를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티타늄이다. 티타늄은 90년대 중반부터 드라이버를 비롯한 페어웨이 우드의 재질로 쓰이기 시작했다. 95년 나온 캘러웨이의 그레이트 빅 버사 드라이버가 대표적이다.


티타늄이 드라이버의 재질로 쓰인 건 세계 정치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 미국과 러시아(옛 소련)의 냉전이 종식되면서 주로 군수물자에 쓰이던 티타늄이 남아돌기 시작한 것이다. 티타늄은 인류가 개발한 화학물질 가운데 가장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센 재료다. 부식에도 강하다. 비행기를 만드는데 쓰이던 티타늄이 드라이버를 만드는데 사용되면서 골퍼들은 더 멀리 골프공을 날려 보낼 수 있게 됐다.


2015년에도 티타늄은 여전히 드라이버 헤드로 가장 널리 쓰이는 재료다. 그렇지만 ‘비거리’를 향한 골퍼들의 욕심은 끝이 없다. 과학자들은 여전히 티타늄을 대체할 새로운 소재를 찾아 헤매고 있다. 가벼운 알루미늄의 장점과 내구성을 겸비한 두랄루미늄(duraluminum)이나 연성이 강한 리퀴드 메탈(liquid metal)은 물론 탄소섬유를 주원료로 한 카본(carbon)으로 만든 드라이버가 나온 적도 있다. 그러나 티타늄만큼 환영을 받진 못했다. 나무→쇠→티타늄의 뒤를 이을 다음 재료는 무엇일까.


 


도움말 주신분 캘러웨이골프 김흥식 이사, 김지연 팀장


 


정제원 기자newspoe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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