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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께서 고기를 드신 까닭


올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가진 분야는 아무래도 음식과 요리인 것 같다. TV·신문·잡지 할 것 없이 늘 요리가 함께한다. 우리 모두에게 공통의 관심사가 된지 오래다. 완성된 요리를 보면 물론 맛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요리 과정을 지켜보다 보면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산 채로 잡아 배를 가르는 식의 무서운 장면들을 여과 없이 보여주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장면을 보고도 환호하는 사람들이 이상해 보인다.


내 도반스님 중에는 볶음멸치는 먹어도 ‘멸치 눈’은 무섭다는 벗이 있다. 자신을 바라보는 멸치 눈을 보고 어떻게 멸치를 먹을 수 있냐고 말한다. 그래서 자신은 볶음멸치라도 멸치 머리가 안 보이는 볶음이어야 먹는다나. 우스갯소리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뭔지 모를 생각에 잠기게 하는 면이 있다. 마른 멸치 한 마리도 이럴진대, 팔딱거리는 생명체를 잡아 목숨을 빼앗고 조리하는 과정을 서슴없이 보여주고 기뻐하는 모습이라니…. 우리 민족은 결코 이런 사람들이 아닌데, 얼마나 인정 많고 따뜻한데, 사람들 가슴에 담긴 고운 심성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물론 나도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진 않다. 특히 바깥 일이 많아서 외식이 잦다. 대부분의 점심을 밖에서 먹는다. 만나는 사람에 따라 가는 음식점도 다양하다. 여름엔 주로 국수, 젊은 친구들 만날 땐 파스타, 시간 없을 땐 비빔밥, 흐린 날엔 콩나물 국밥, 그리고 누군가의 초청에 응했을 땐 상대방이 준비해 준대로 불평 없이 알아서 먹는다.


얼마 전, 한 보살님과 은행나무가 잘 보이는 곳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맛난 음식을 시켜주는데 육류가 나왔다. 내가 당황할까봐 보살님이 더 신경을 쓰는 듯했다. 스님들에겐 육식이 일상의 식단이 아니기 때문에, 먹으면 대체로 탈이 난다. 차려주어도 못 먹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린 이런 일에 익숙하다. 우리나라 식당에선 생선이나 고기, 오신채가 없는 음식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스스로 알아서 적당히 골라먹는다.


예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스님들이 고기 먹는 모습을 굉장히 추하게 여긴다. 맞다. 그렇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몇 가지 전해드릴 정보가 있다. 먼저 우리나라 불교 종단 중에는 육식과 술, 결혼이 아무렇지도 않은 곳도 있다. 입은 옷이 똑같으니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또 여러분은 혹시 아는지 모르겠다. 부처님도 공양 받은 고기는 드셨다는 사실을. 고대 인도에서는 육식을 금하지 않았다. 아니 금할 수가 없었다. 탁발해서 주는 대로 음식을 먹었기 때문이다. 육식에 대한 금지는 ‘자신을 위해 죽이는 것을 보았거나, 그런 사실을 들었거나, 의심이 가는 고기는 먹지 말라’는 조항 정도다.


현대 윤리의 관점에서 보면, 육식은 곧바로 무자비한 행위로 연결된다. 잔혹한 도축은 물론이요, 사육 방식의 문제점도 있다. 조류인플루엔자 같은 질병이 발생할 때마다 거론되는 얘기다. 그러니 육식을 멀리하는 것이 어쩌면 가장 자연스런 태도일 것이다. 사람들은 세상이 너무 각박하다고 말한다. 스트레스가 많은 사회라서 먹는 것에 더 관심이 많은 거라고 들었다. 그런데 정작 다른 생명체에 대해서는 우리가 더 심하게 대하는 게 아닐까. 반성이 필요하다.


 


원영 스님metta4u@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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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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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