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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예뻤구나, 우리의 기와·벽돌

저자: 유창종, 이우치 기요시 등 10인 출판사: 국외소재문화재재단 가격: 3만원


해피엔딩이 뿌듯한 이유는 모두 제자리를 찾아가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은 느낌이 그랬다. 주인 없는 나라에서 굴러다니던 오래된 기와와 벽돌, 관심과 열정으로 그것을 수집한 일본인, 일본인을 설득해 유물을 돌려받은 한국인, 그리고 마침내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 옛 와전(瓦塼)들.


8편의 논고로 이루어진 두툼한 책이지만 내용은 그만큼 드라마틱하기에 한 줄 한 줄이 소중하고 또 고맙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셋이다.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 최고의 한국 와전 컬렉터로 꼽혔던 이토 쇼베(伊藤庄兵衛·?~1946), 그의 소장품을 일괄구입한 일본인 내과의사 이우치 이사오(井內功·1911~1992), 그리고 직접 수집하고 또 인수한 와전으로 ‘유금와당박물관’을 설립한 유창종(변호사)·금기숙(홍익대 교수) 부부다. 하지만 주인공만으로 진행되는 드라마는 없다. 우리 와전에 대한 관심과 열정으로 이들을 서로 연결해주고 또 와전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탠 한일 문화재 전문가 및 애호가들이야말로 빼놓을 수 없는 조연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인물은 평생 모은 수집품을 한국에 기증한 이우치 이사오일터다. 그는 소학교 4학년 때 경주여행을 한 숙부로부터 귀면 와편을 선물로 받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1964년 이토 컬렉션을 일괄구입한 이후 효고현 아카시시 자택에 ‘이우치고문화연구실’을 설립하고 차남 이우치 기요시(井內潔)와 함께 한국 와전의 연구와 출판에 매진했다. 차남은 “부친이 많은 돈을 들여 이토 컬렉션을 일괄 구입한 것은 소장품이 흩어지는 것을 걱정한데다, 일본 기와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한국 와전을 알지 않고서는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한 큰 결심이었다”고 밝혔다.


그의 더욱 큰 결심은 소장품을 한국에 돌려준 것이다. 그는 자신의 수집품 중 가장 뛰어난 기와와 전돌 2229점을 선정해 자비로 『조선와전도보(朝鮮瓦塼圖譜)』(전 7권, 1981년 완간)를 출간했는데, 이 책에 수록된 주요 와전의 절반인 1082점을 87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한국의 것은 한국에 돌려줘야 한다는 깊은 취지와 학문적인 양심”에 따른 것이라고 하니, 그저 숙연해질 따름이다. 또 그의 차남은 자신이 상속받아 소장하고 있던 나머지 절반인 1296점을 2005년 유창종 유금와당박물관장이 인수케했다. 우리 문화재가, 돌아온 것이다.


이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한 유창종 관장의 사연도 흥미롭다. 그는 78년 청주지검 충주지청 검사 시절 우연히 삼국시대 6엽 연화문수막새를 얻고 와당이라는 신세계를 접한다. 그렇게 틈틈이 모은 1873점을 2002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기에 이른다. “이우치 이사오 선생의 기증 와전실에서 자극과 자괴감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게 그가 기증을 결심한 이유다.


그가 이우치 컬렉션의 나머지 절반 부분을 인수하게 되는 과정은 정말 흥미진진하다. “소름이 쫙 엄습하는 느낌”이었다는 게 유 관장의 부인인 금기숙 교수의 표현이다. 유 관장은 “골동은 여인과 같아서 자기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간다고 한다”는 말로 기쁨을 대신했다.


이 책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안휘준)이 환수 문화재의 가치를 국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발간하는 ‘돌아온 문화재 총서’의 세 번째 단행본이다.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이한 올해이기에 더욱 뜻깊다. 이를 기념하는 특별전 ‘돌아온 와전 이우치 컬렉션 展’이 11월 10일부터 2016년 7월 16일까지 서울 부암동 유금와당박물관에서 열린다. 이 박물관에서 이우치 와전 특별전이 열리는 것은 처음이다. 가보지 않을 수 없다.


 


 


글 정형모 기자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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