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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여러 벌 입고 준비운동 후 '씽씽'… 당뇨병·심장병·고혈압 막아 '팔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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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출족’이란 신조어가 있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을 이른다. 이들이 모인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카페는 회원 수만 68만 명에 달한다. 야외활동이 줄어드는 계절이지만 이들은 날씨를 가리지 않는다. 그러나 자전거는 야외 운동 중에서도 가장 날씨에 민감한 스포츠다. 달리는 속도에 따라 체감온도가 떨어지고, 바닥이 얼어 자칫 미끄러지면 엄청난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긴 겨울에 자전거를 보관만 할 수는 없는 노릇. 꼼꼼히 준비한다면 겨울에도 재미와 건강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겨울철 자전거를 즐기는 팁을 소개한다.

관절·근육 손상, 저체온증 주의해야

겨울철 자전거 타기의 첫 번째 건강 수칙은 체온 유지다. 따뜻한 날씨라고 생각해 옷을 얇게 입거나 준비운동 없이 타다간 큰코다친다. 자전거를 탈 때 체감온도는 실제 기온보다 훨씬 낮다. 체감온도는 기온뿐 아니라 풍속, 습도에 의해 결정된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속도는 평균 15~24㎞/h다. 즉, 라이딩 내내 4.2~6.7㎧의 바람이 불어오는 것과 같다. 바람이 1㎧ 증가할 때마다 체감온도는 1~1.5도 내려간다. 예컨대 영하 2도에서 자전거를 타면 체감온도는 영하 7~10도가 된다. 특히 자전거도로가 강변에 위치해 있다면 도심보다 기온이 더 낮을 수 있다.

관절은 온도가 떨어지면 내부 압력이 올라가고 혈관과 근육이 수축되면서 민감해진다. 이때 작은 외부 충격만으로도 큰 통증이나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근육도 마찬가지다. 기온이 낮을수록 근육이 경직된다. 특히 몸이 덜 풀린 상태에서 갑자기 운동을 시작하면 관절을 구성하는 인대와 힘줄, 근육 손상 가능성이 커진다. 추운 날 고무줄이 잘 늘어나지 않고 끊어지는 것과 같다.

휴식 땐 체온 유지에 더 신경써야 한다.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땀 배출량이 특히 많고, 평소보다 땀이 빨리 마른다. 평소 혈관질환이 있다면 무리하지 않는 게 좋다. 서울대 의대 재활의학교실 이시욱(서울시보라매병원) 교수는 “자전거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평소보다 땀이 빨리 마른다. 보통 옷을 얇게 입고 타는데, 이땐 저체온증이 오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 “체온이 떨어지면 심장에 부담이 된다. 심·뇌혈관질환 위험군이라면 동맥경화나 심장마비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겨울 자전거 복장의 기본은 여러 겹을 겹쳐 입는 것이다. 두꺼운 옷 한두 벌보다 얇은 옷을 여러 벌 겹쳐 공기층을 만드는 게 좋다. 내의는 면 소재를 피해야 한다. 면은 땀 흡수에 효과적이지만 잘 마르지 않는다. 손과 무릎, 얼굴과 같이 바람이 닿는 부분의 방한을 특히 신경쓴다. 준비운동은 필수다. 자전거를 타기 전 충분히 예열해 둬야 관절과 근육이 삐걱거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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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 높이 따라 무릎·허리 통증 발생

옷을 제대로 갖춰 입었다고 해도 안심해선 안 된다. 겨울엔 특히 지형지물에 익숙하지 않는 곳은 가지 않는 것이 좋다. 낙엽이나 흙 밑에 얼음이 숨어 있을 수 있다. 비나 눈이 온 뒤에는 더욱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겨울철 자전거 교통사고는 평균 4772건으로, 이 가운데 144건이 사망사고로 이어졌다. 다른 계절에 비해 전체 발생건수는 적지만, 사망사고로 이어질 확률은 높다. 자전거 사고가 사망으로 이어질 확률은 연평균 2.53%였지만 12월과 1·2월은 각각 2.96%, 3.25%, 2.95%였다. 특히 사망사고는 노년층에 집중됐다. 전체 사망자의 절반이 넘는 54.4%가 65세 이상이었다.

잘못된 자세로 장시간 타면 무릎과 허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자세를 결정하는 건 안장과 핸들 높이다. 안장이 너무 낮으면 무릎을 과도하게 굽히게 돼 무릎관절에 부담을 준다. 이때 슬개골이 대퇴골을 지속적으로 압박해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지면의 충격이 허리에 그대로 전달돼 무리가 간다. 안장이 너무 높아도 문제다. 건국대병원 스포츠의학센터 김진구(정형외과) 교수는 “흔히 경륜 선수는 안장은 높게, 핸들은 낮게 조절한다. 등이 굽고 목을 과도하게 뒤로 젖히는 자세가 된다. 이 자세는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숙련되지 않은 일반인이 따라 하기에 안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자전거를 지나치게 오래 타도 목·어깨·허리에 통증이 발생한다. 장경인대증후군이 대표적이다. 장경인대는 골반에서 허벅지 바깥쪽을 거쳐 무릎으로 이어지는 힘줄이다. 자전거를 타면서 뻣뻣한 장경인대가 대퇴골과 마찰돼 생기는 질환이다. 무릎 바깥쪽에 통증이 느껴지면 장경인대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성기능 저하, 전립샘암·고환암 걱정 無

자전거는 남성에겐 또 다른 복병이다. 자전거를 오래 탄 남성은 전립샘염을 앓을 가능성이 있다. 딱딱한 안장으로 회음부가 압박되면 전립샘에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해서다. 그럼에도 자전거 타기는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스포츠다. 전립샘염은 성기능을 저하시키지만 이는 자주 휴식하는 습관만으로 막을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 홍성후 교수는 “하체·골반근육 강화와 심폐기능에 미치는 효과까지 고려하면 성기능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 30분 간격으로 5분 정도 휴식을 취한다면 발기부전이나 불임과 같은 남성질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립샘암이나 고환암을 유발한다는 속설 역시 아직 정확한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영국에서 50세 이상 중년 남성이 매주 아홉 시간 자전거를 타면 전립샘암 발생 위험이 5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그러나 홍 교수는 “인터넷 설문조사를 이용한 연구로, 신뢰도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전립샘염과 전립샘암의 관련설 역시 전립샘암 환자 가운데 전립샘염 동반 사례가 많다는 결과일 뿐, 전립샘염이 전립샘암을 유발한다는 걸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환암도 마찬가지다. 추락한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이 고환암으로 투병한 사실이 알려지며 이 같은 속설이 퍼졌다. 하지만 자전거와 고환암의 연관성을 밝히는 연구가 여러 차례 진행됐음에도,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는 결과만 나왔을 뿐이다.

걷기·달리기보다 자전거 타기

운동 효과는 같은 유산소 운동인 걷기 운동보다 뛰어나다. 같은 시간 운동했을 때 칼로리 소모량은 걷기의 2배 정도다. 경희대 건강증진사업단의 ‘자전거 이용의 건강증진 효과 분석’ 연구에 따르면 16주간 주 3회 30분씩 자전거를 탄 30명은 같은 방식으로 걷기 운동을 한 나머지 30명에 비해 체중·체지방이 더 많이 감소했다. 자전거를 탄 사람은 16주간 체중이 1.6㎏ 감소했지만 걷기 운동은 1.4㎏ 늘었다. 체지방은 16주 후 2.3% 차이가 났다.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수록 점수가 높게 나타나는 일반정신건강척도(GHQ)에서 자전거를 탄 사람은 1.7점 감소했지만 걷기 운동을 한 사람은 0.1점 증가했다.

달리기에 비해 무릎·발목에 무리가 덜 가는 것도 장점이다. 자전거는 체중이 안장을 통해 엉덩이와 허리로 분산된다. 재활의학과에서 관절염 환자에게 자전거 치료를 권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만성요통 환자가 자전거를 타면 허리 통증이 완화된다. 척추를 지탱하는 근육이 발달하고, 동시에 척추신경의 구멍을 넓혀 통증을 개선하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꾸준히 타면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30분, 주 5회로 자전거를 1년 이상 꾸준히 타면 심장병·당뇨병 발병률을 50%, 대장암·직장암 40%, 고혈압을 30% 줄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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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구 기자 kim.jin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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