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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 리포트] 우주란? 생명이란? 묻고 답하며 만드는 137억 년짜리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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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히스토리는 우주의 탄생부터 지금까지, 137억 년 동안의 거의 모든 역사를 다루는 학문이다.


빅 히스토리는 우주의 시작부터 인류의 미래까지 말 그대로 모든 것의 역사를 다루는 것입니다. 천문·역사를 비롯한 모든 교과가 융합돼 있죠.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1000만 달러를 투자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미국과 호주를 중심으로 열풍이 불고 있는 빅 히스토리가 어떤 학문인지, 이번 주 소년중앙에서 한눈에 보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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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30일에 열렸던 소년중앙 빅 히스토리 특강에 참석한 소중 독자들이 서대문자연사박물관에서 ‘외계생명체를 찾아서’ 특별전을 관람하고 있다.

어릴 적 기억 속 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제 막 아장아장 기어 다니던 때입니다. 눈에 보이는 세상 모든 것이 낯설고 신기합니다. 푸른 바다를 처음 봤을 때, 하늘에서 떨어지는 하얀 눈을 처음 만졌을 때, 멍멍 짖는 강아지 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우리 머릿속에서는 한 가지 질문이 떠오릅니다. ‘도대체 이게 뭐지?’ 이런 질문은 성장을 하면서도 계속 이어집니다. ‘생명은 왜 생긴 것이지?’, ‘인구는 왜 늘어나고 줄어드는 것이지?’, ‘세상은 언제 끝날까?’

빅 히스토리는 이런 질문에서 시작하는 학문입니다.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어떻게 해서 현재와 같이 됐고, 우리는 지금 어디 위치에 있는지 설명하는 것이죠. 아직도 이해가 잘 안된다고요? 그럼, 이름처럼 매우 큰, 혹은 거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우주의 탄생부터 지금까지 137억 년 동안의 모든 것이 담겨있을 만큼 거대한 이야기보따리요.

세대와 분야를 넘어선 의문점들에 대한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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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태양의 중력으로 모여 있는 공간만을 가리켜 태양계라고 한다.


여러분은 이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나요. 아마 대부분 빅뱅을 통해 우주가 만들어졌고 우주의 일부로 지구가 만들어졌다고 대답하겠죠? 하지만 불과 500년 전만해도 사람들은 우주의 중심은 지구라 생각했어요. ‘지구는 완벽하고 투명한 천구들로 이루어진 하늘 영역에 의해 둘러싸여 있고, 하늘에는 달·행성·태양·별들이 완벽한 원 궤도에 따라 움직인다. 그리고 그 배후에는 천국이 있다’는 고대 그리스의 천문학자 프톨레마이오스의 세계관(우주관)을 믿었던 거죠. 하지만 이 주장은 코페르니쿠스가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가 돈다’는 지동설을 증명하고, 케플러가 ‘행성들이 완벽한 원 궤도가 아닌 타원형으로 공전한다’는 것을 입증하면서 점차 힘을 잃고 사라지게 됩니다. 이후 망원경을 비롯한 여러 관측기구들이 발명되면서 세계관은 가설과 증명 사이를 반복하며 계속 변하게 되죠.

오늘날 우리가 믿고 있는 빅뱅 이론은 에드윈 허블의 ‘우주는 팽창한다’는 가설에서 시작했습니다. 이 가설은 당시 과학자들조차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낯설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빅뱅 이론을 증명하려면 원자보다 작은 공간 안에 우주의 모든 것이 들어가 있어야 하고 또 수십억 도의 뜨거운 온도가 존재해야 했기 때문이죠. 빅뱅 이론에 힘이 더해진 것은 2차 세계대전으로 원자폭탄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부터입니다. 원자폭탄은 수십억 도의 뜨거운 온도라는 극한 상황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죠. 거기에 아인슈타인이 ‘극도의 온도와 열기 속에서 물질과 에너지는 양방향으로 변화한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들은 빅뱅 이론을 뒷받침할 과학적 증거를 찾아 검증하기 시작합니다. 이렇듯 빅 히스토리는 정해진, 완성된 역사가 아닙니다. 언제든지 직관·권위·논리·증거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이야기가 있다면 덧붙여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죠.

여덟 가지 큰 사건으로 본 빅 히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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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독자들에게 빅 히스토리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김서형 이화여대 지구사연구소 연구교수.


빅 히스토리는 크게 10단계, 8가지 임계국면을 중심으로 역사를 나눕니다. 임계국면은 단계를 넘어서는 어떤 큰 사건이나 발견을 말합니다. 방을 지나 다른 방으로 들어갈 때, 넘어서는 문턱과 같은 것이라고 볼 수 있죠. 첫 단계는 빅뱅 이전의 단계로 어떤 세상이었는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단계입니다. 첫 단계를 넘어서는 첫 번째 임계국면은 137억 년 전에 일어난 ‘빅뱅’입니다. 빅뱅으로 우주라는 세계가 열린 것이죠. 두 번째 임계국면은 135억 년 전의 일어난 ‘별의 출현’, 세 번째 임계국면은 135억 년 전에 일어난 ‘새로운 원소의 출현’입니다. 네 번째 임계국면은 45억 년 전에 생긴 ‘태양계와 지구’, 다섯 번째 임계국면은 38억 년 전에 ‘지구에서 최초로 발견된 생명’의 존재입니다. 여섯·일곱 번째 임계국면은 20만 년 전의 ‘집단학습’과 ‘농경’, 마지막 8번째 임계국면은 250년 전에 시작된 ‘근대혁명’입니다. 우리는 지금 근대혁명이라는 임계국면을 넘어 10단계에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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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로 떨어진 운석들.

‘지구상의 생명 발견’이라는 다섯 번째 임계국면부터는 인류와 아주 밀접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어디에서부터 왔을까?’라는 새로운 질문이 시작되는 것이죠.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는 까마득한 과거의 지구 모습을 떠올려야 합니다. 과학자들은 38억 년 전, 잦은 화산 폭발과 운석의 충돌 등으로 따뜻하게 데워진 원시 지구의 바다에서 박테리아 형태의 생명체가 지구에 처음 등장했다고 예상했습니다. 이 예상을 실제로 증명한 것은 미국의 과학자 스탠리 말로입니다. 그는 1930년에 물과 수소, 메탄 등으로 구성된 원시 지구의 모습을 플라스크 안에 재현해 유기물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죠. 독일의 과학자 귄터 베히터스호이저도 깊은 바다의 열수분출구 주변에서 일어나는 화학 작용 실험으로 단백질 사슬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연구들로 알 수 있는 생명체 탄생의 조건은 무엇일까요? 먼저 복잡한 유기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원자들이 필요하고, 원자들이 결합하고 분해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할 에너지원 또한 필요합니다. 원자·분자들이 떠돌아다니며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하는 물 같은 액체 용매도 필요하죠. 이를 빅 히스토리에선 생명체 탄생을 위한 골디락스 조건(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딱 알맞은 상황)이라고 말합니다.

골디락스 조건을 갖춘 원시 지구에는 아미노산·핵산 같은 다양한 유기화합물이 둥둥 떠다녔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박테리아라는 작은 단백질 덩어리만을 최초의 생명체라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뭘까요? 생명체의 조건을 갖춘 최초의 유기화합물이 박테리아이기 때문이죠. 영양소를 섭취하고 필요한 에너지를 체내에서 합성하고 분해할 수 있는 능력인 ‘물질대사’가 가능하며, 자손을 남겨 종족을 유지하는 능력인 ‘생식’을 할 수 있고, 체온·pH·삼투압 등 체내 환경의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으며, 외부 자극과 환경의 변화에 맞춰 신체를 ‘적응’시키고 때론 ‘진화’를 시도하는 물체를 우리는 생명체라고 말합니다.

꼬리에 꼬리 무는 질문과 우리가 마주할 미래

그럼 여기서 엄청난 의문이 생깁니다. '박테리아는 어떻게 오늘날 인간의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었을까?' 종의 기원을 쓴 찰스 다윈은 자연선택설로 설명했습니다. 생물의 신체는 같은 종이라도 환경에 적응해 여러 가지 ‘변이’를 나타냅니다. 또 생명활동에 필요한 환경 자원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생태계에선 생물들끼리의 ‘경쟁’이 일어나죠. 이때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은 환경에 적응하는 데 우월한 특성을 가진 생명체입니다. 그들이 살아남아 번식활동을 하면 우월한 유전적 특징이 후대까지 전해지겠죠. 데이비드 크리스천 교수는 생명체는 광합성을 할 수 있는 박테리아의 등장, 세포핵을 갖춘 진핵생물의 탄생, 다세포 유기체의 출현, 뇌의 발달, 육상생물의 탄생, 포유류의 등장이란 진화의 여섯 단계가 박테리아가 인류로 변신하기까지 거친 작은 단계라고 설명합니다.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앞으로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요?’ 앞서 생명체는 환경에 맞춰 진화해간다는 다윈의 설명을 소개했습니다. 실제로 지구 생명체들은 소행성의 충돌, 산소의 생성으로 인한 대기 환경의 변화, 화산 활동과 판의 이동 등 다양한 지구 환경의 변화를 겪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인류, 즉 호모 사피엔스는 진화를 멈췄습니다. 인간이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함은 물론, 축적된 지식을 통해 환경을 정복하려는 시도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죠. 또 우리가 살고 있는 글로벌 사회는 이전의 그 어떤 사회보다 규모가 크고 빠르게 변하고 과학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10단계를 넘어선 아홉 번째 임계국면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지금도 빅 히스토리를 만들고 있는 여러 학자들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과 그 질문의 답을 찾다보면 우리가 마주할 미래의 모습도 보이지 않을까요?

글=황정옥 기자·이연경 인턴기자 ok76@joongang.co.kr, 사진=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자료사진=빅 히스토리 프로젝트 공식 홈페이지

도움말=이화여대 지구사연구소 김서형 연구교수,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정지수 학예연구원, 참고서적=『빅 히스토리』(해나무), 『오리진』(지호), 『생명』(뿌리와이파리), 『생명』(서울대학교출판부)

빅 히스토리 프로젝트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우연히 호주 맥쿼리 대학의 데이비드 크리스천 교수의 빅 히스토리 강연을 듣고 큰 자극을 받아 데이비드 크리스천 교수와 공동으로 빅 히스토리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2011년 9월 빌 게이츠의 지원 아래 본격적인 빅 히스토리 프로젝트가 실행되고 현재 온라인 정규 교육과정 콘텐트가 완성돼 일반 교사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조만간 관심있는 일반인들에게도 공개될 예정이다. 빅 히스토리 프로젝트 홈페이지(www.bighistoryproject.com)에서 다양한 종류의 강의 동영상, 강의 자료, 이미지 등을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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