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내 친박계 핵심인 홍문종(사진) 의원이 12일 ‘개헌론’을 꺼내 들었다. 그는 라디오에 출연해 “개헌이라는 이야기는 항상 국회의 밑바닥에 있다”며 “5년 단임제 대통령 제도는 이미 죽은 제도가 됐고 이제는 새로운 제도가 필요하다는 데 거의 모든 의원이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헌론이 마치 블랙홀이 돼 대통령 일하시는 데 지장을 드려선 안 된다는 게 저희 입장”이라며 “20대 총선이 끝난 이후, 그 다음에 개헌을 해야 된다는 것이 의원들의 생각”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외치를 하는 대통령과 내치를 하는 총리(이원집정제)가 5년 단임 대통령제보다 훨씬 더 정책의 일관성도 있고,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하고, 좀 (논의가)탄력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도 했다.
그는 ‘반기문 대통령에 친박 총리 조합이 회자되고 있다’는 사회자의 질문에 “옳고 그르다를 떠나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라면서도 “지금 누가 그런 그림을 그리고 있거나, 그런 그림의 전제하에 우리가 이원집정부제를 하자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지난해 김무성 대표가 중국 상하이에서 개헌(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 얘기를 꺼냈다가 청와대로부터 비판을 받은 이후 여권에선 개헌론을 금기시해 왔다. 하지만 친박계가 오히려 개헌론을 꺼내 든 상황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대변인은 “이원집정부제 개헌으로 친박 세력이 장기집권 기반을 삼겠다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