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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남이 하면 스캔들 내가 하면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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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탁
정치국제부문 차장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놓고 여야가 여전히 찬반 공방을 주고받고 있다. 역사 문제가 정치권을 달군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노무현 정부에서도 첨예한 대립 소재였다. 2004년 노 전 대통령은 8·15 경축사에서 ‘과거사 청산’을 주요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국회에선 친일 반민족 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됐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당시 청와대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이었다. 당시 정부·여당의 역사 논쟁 촉발을 비판했던 한나라당의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다.

 두 세력은 11년 만에 정확히 반대 위치에 있다. 주장도 달라졌다. 노 전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과거사 청산 필요성을 집중 거론한 뒤인 같은 해 8월 20일 야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은 서울 연희동 자택으로 노태우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박 대통령은 “역사는 정말 역사학자들과 국민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당시 언급은 최근 국정화를 비판하는 야당 관계자들의 발언인 것처럼 들릴 정도였다. “정치인들이 역사를 재단하려고 하면 다 정치적인 의도와 목적을 갖고 하기 때문에 제대로 될 리도 없고 나중에 항상 문제가 될 거거든요. 정권이 바뀌면 또 새로 해야 하고…. 하려면 중립적인 기관에서 중립적인 전문가들이 모여서 하고, 정치권에서는 그냥 예산 뒷받침을 한다든가 지원 정도만 하는 게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선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측은 다양성을 얘기하지만 현재 7종 교과서에 가장 많은 문제가 있는 근현대사 집필진 대부분이 전국교직원노조를 비롯해 특정 이념에 경도돼 있다. 정부는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가 담긴 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선거 관련 발언이 시비의 대상이 되는 것도 노무현 정부 때와 판박이다. 노 전 대통령은 2004년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뭘 잘해서 열린우리당에 표를 줄 수 있는 길이 있으면, 정말 합법적인 모든 것을 다하고 싶다”고 말해 한나라당 등 야당으로부터 탄핵소추를 당했다. 박 대통령은 당시 한나라당 대표로서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 판결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은 헌재의 고심에 찬 결정의 참뜻을 헤아려 다시는 이런 불행한 사태를 초래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헌재에서도 지적했듯 대통령은 앞으로 헌법상 의무와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일이 없이 새로운 자세로 국정에 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랬던 박 대통령이 지난 6월 국무회의에서 “정치적으로 선거 수단으로 삼아 당선된 후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는 결국 줄 세우기 정치를 양산하는 것으로,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들께서 심판해 주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선관위에 선거법 위반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지난 10일에도 “앞으로 국민을 위해 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해 선거개입 논란이 일었다. ‘남이 하면 스캔들, 내가 하면 로맨스’가 아니라 스캔들은 누가 하든 스캔들일 뿐이다.

김성탁 정치국제부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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