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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부시도 말 좀 하게 놔두자” 부시 “고마워요”

‘뜨는’ 마코 루비오, ‘지는’ 도널드 트럼프가 극명히 드러났다. 10일 밤(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폭스비즈니스네트워크 주최로 열린 미국 공화당 경선후보 TV토론의 결과를 두고 워싱턴포스트(WP)·폴리티코 등 미 언론은 벤 카슨의 ‘선방’, 트럼프의 ‘무기력’, 루비오의 ‘급부상’, 젭 부시의 ‘토론 울렁증’으로 표현했다.

 이날 TV토론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트럼프와 1, 2위를 다투고 있는 신경외과의사 출신 카슨에 대한 ‘개인사 검증’이었다.

 카슨이 자신의 저서에서 “미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로부터 전액장학금을 조건으로 입학을 제안받았다”, “14살 때 친구를 칼로 찌를 뻔했는데 이후 구약성서 ‘잠언’을 읽고 새 사람이 됐다”고 밝힌 부분이 ‘극적 효과’를 노린 거짓말이란 지적이 지난주부터 미 언론을 통해 제기됐기 때문이다.

 카슨은 이에 “물론 모든 후보를 검증해야 하지만 난 그렇게 거짓말했다고 검증당할 문제가 없다.나를 아는 모든 이들은 내가 정직한 사람이라고 한다”고 차분하게 반박했다.

 트럼프는 득점보다는 실점 않기에 치중했다. “여러분과 내가 좋아하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은 (재임 중) 150만 명의 불법이민자를 우리나라에서 강제추방했다. 그런데 그들이 (미국으로) 돌아왔다”, “이슬람국가(IS)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공격하게 놔두면 된다”등 그동안의 주장을 녹음기 틀어놓은 듯 반복했다. 전반적으로 트럼프 발언에 대한 청중들의 반응은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식었다.

 이날 두각을 나타낸 것은 루비오였다. 그는 다른 후보가 자신의 군비증액 공약을 걸고 넘어지자 “푸틴은 ‘깡패(gangster)이자 폭력배(thug)’다. 내가 집권하면 러시아에 대한 압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호언, 청중의 큰 박수를 받았다. 또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여기 공화당의 모든 후보들보다 폭넓은 정치경험을 갖고 있는데 왜 굳이 공화당에 표를 던져야 하는가”란 사회자의 공격적 질문에는 “이번 대선은 (과거가 아닌) 미래를 위한 것이다. 그런데 클린턴은 과거에 머물고 있다. 난 ‘21세기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받아쳤다.

 한편 지지율 하락으로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섰던 부시는 “기사회생의 신호는 보였다”(폴리티코)는 평가는 받았다. 하지만 거의 모든 언론이 ‘패자’로 꼽았다. 지난 토론에서 루비오를 공격한 부시는 이날 클린턴에 모든 공격을 조준했다. WP는 “머뭇거리고 어색한 건 여전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부시가 너무 온순하다 보니 논쟁에 적극 뛰어들어 토론을 이끌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날도 보다 못한 트럼프가 다른 후보에게 “부시가 말 좀 하게 놔두라”고 거들자 부시가 “도널드, 말할 기회를 줘서 정말 고맙다”고 감사해하는 장면도 있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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