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중고차 구경만 하고 안 사면 협박 … “무서워 수고비 줬다”

기사 이미지
지난해 12월 A씨는 경기도 부천의 중고차 매매 상가를 찾았다. A씨는 자동차 딜러가 보여주는 차들 중 마음에 드는 차가 없어 상가를 떠나려 했다. 그러자 중고차 딜러는 표정이 돌변해 “지금까지의 자동차를 보여준 시간 보상을 하라”며 A씨를 협박했다. A씨는 결국 30만원의 수고비를 줬다. A씨는 “너무 무서워서 수고비를 줬다”고 말했다.

 올해 2월 인천에 있는 중고차 매매단지를 찾은 B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마음에 드는 차량이 없어 떠나려 하자 자동차 딜러들은 B씨를 차량에 태운 후 “왜 차를 사지 않느냐”며 협박하기 시작했다. B씨가 “내려달라”고 했지만 중고차 딜러들은 차를 멈추지 않고 B씨를 계속 협박했다. B씨는 결국 3㎞를 끌려가서야 간신히 빠져나왔다.

 중고 자동차 시장이 허위·미끼 매물을 올린 후 찾아온 손님들에게 협박·감금 등으로 돈을 갈취하는 불량 중고차 딜러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2014년 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접수된 중고차 매매 관련 민원 851건을 분석한 결과 허위 매물 게재가 237건이었고, 차량 구매를 포기한 고객을 협박한 건수도 23건이었다. 가장 많은 민원은 사고 차량을 무사고 차량으로 속이는 식의 성능·상태 고지 미흡(339건)이었다. 중고 자동차 민원이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경기도 부천(91건)이었다. 대규모 중고차 시장이 있는 인천도 남구(37건)·서구(31건)·부평구(18건) 등에서 민원이 많이 발생했다.

 불량 중고차 매매인은 시가보다 싼 매물을 올려 손님을 끌어들인 뒤 원래 차량 가격보다 더 많이 받거나, 구매를 포기한 고객을 협박해 수고비를 받아내는 수법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감금·협박을 하는 일부 중고차 딜러들은 보이스피싱 조직처럼 움직인다”며 “허위 매물을 인터넷에 올리는 조와 손님을 맞이하는 조,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았을 경우 동원되는 조가 따로 있다”고 말했다.

 인천 서부경찰서에 지난 6월 초 검거된 김모(25)씨가 비슷한 수법을 사용했다. 김씨는 중고차 매매 사이트에 계정을 만든 후 300~900대 정도의 중고차를 매물로 올려놓았다. 다른 딜러들이 올려놓은 차량 정보를 그대로 갖고 와 가격만 낮춰 놓은 ‘허위 매물’이다. 해당 사이트에 판매자로 등록하려면 계정 한 개당 월 300만~400만원을 내야 하는데, 광고비를 낸 김씨는 다른 불량 중고차 딜러들 중 ‘팀장’ 역할을 했다.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광고를 보고 고객이 전화하면 ‘전화상담 조’가 나섰다. 이들 대부분은 여성으로 직접 물건을 보러 오라고 고객을 유인했다. “허위 매물이 의심된다”며 고객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 “허위 매물이면 교통비를 다 주겠다”고 설득했다.

 고객이 차량을 보기 위해 현장에 나타나면 ‘현장 출동책’이 나섰다. 고객에게 보러 온 차가 “없다”고 말하거나 “하자가 있다”며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차량을 보여줬다. 고객이 차량을 살 경우 원래 가격보다 부풀려 받았다. 이들이 파는 중고차는 다른 딜러들의 차였다. 이익을 남기려 알선비 명목의 수수료를 뗐다. 300만원짜리 차를 350만원에 파는 식이었다.

 고객이 차를 안 살 경우 협박·감금 등의 수단을 동원했다. 경기도에서 중고차를 사러 온 이모(27)씨도 차량에 감금돼 협박을 당했다. 이씨가 “마음에 드는 차량이 없다”며 그냥 가려고 하자 김씨 등은 “수고비를 달라”고 요구했다. 이씨가 “돈이 없다”고 하자 김씨는 “그러면 밖에까지 차를 태워주겠다”며 이씨를 차에 태운 뒤 협박했다. 이씨는 시동이 꺼진 틈을 타 간신히 도망쳐 택시를 탔다. 이씨가 택시기사에게 처음 외친 말은 “살려주세요”였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이런 일이 반복되자 지난 5~7월 집중단속을 벌였다. 그 결과 153건의 불법 행위가 적발돼 353명이 검거됐다. 허위 광고가 113건(74%)으로 가장 많았고, 사기 14건(9%), 폭행·감금 13건(8%), 공갈·협박 13건(8%) 등의 순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청년실업으로 인해 20대들이 대량으로 중고차 딜러 시장에 유입돼 ‘알선’ 영업을 하면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며 “중고 자동차를 구매할 때는 중고차 매매조합 등에 등록된 정식 상사를 이용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하준호(연세대 정치외교학 3년) 인턴기자 hyoza@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