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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긋게 하는 흡입력 있는 문장에 균형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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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들. 왼쪽부터 평론가 손정수씨, 소설가 이신조·김탁환·김별아·이현수·이순원씨, 평론가 강유정씨.


본심에 오른 작품은 모두 8편이었다. 그중에서 다섯 편의 작품에 논의가 집중되었는데, ‘그냥 사람 클럽’ ‘안녕, 히틀러’ ‘울며 그들을 그리다’ ‘담배를 들고 있는 루스 3’ 그리고 ‘나의 봄을 반품합니다’였다.

 다섯 작품은 나름의 장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다. 가령 ‘울며 그들을 그리다’는 곡진한 이야기가 주는 간절함과 가독성이 있다. 하지만 아버지의 이야기를 아들이 대신 전하는 서술방식에서 핍진함이 부족했다. 아버지의 회상이었다면 훨씬 더 그럴 듯한 감동을 자아냈을 것으로 여겨진다. ‘나의 봄을 반품합니다’는 영화 만들기라는 메타적 과정이 소설쓰기와 겹쳐 중의적 효과를 자아냈다. 하지만 그 세계가 편협하고 그만큼 동시대성을 반영하지 못해 아쉬웠다. ‘안녕, 히틀러’는 어린 소년·소녀들의 맹랑한 모험기였다. 도발적 설정과 발랄한 문체가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정작 그 위악성의 근본 의도를 찾기 어려웠다. 위악을 위한 위악이라는 우려, 히틀러라는 호명에 대한 책임있는 답을 작품 안에서 발견할 수 없었다. ‘그냥 사람 클럽’은 점차 자발적으로 계층화되고, 구조적으로 재계급화되는 우리 사회의 문제를 도발적 상상으로 제안하고 있다. 신문 기자의 삶을 핍진하게 묘사한 점도 흥미로웠다. 하지만 창작의 의도가 부각되는 데 비해, 서사적 구성의 완성도가 부족하다는 유보감이 지배적이었다. 의도를 마지막 문장까지 탄력 있게 유지하는 뚝심이 부족했다.

 수상작으로 ‘담배를 들고 있는 루스 3’이 결정되었다. ‘날씨연구소’라는 가상의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비유적이면서도 현실적이다. 밑줄을 긋게 하는 흡입력 있는 문장들도 확신을 주었다. 감각있는 발상과 안정감 있는 문장이 균형감을 갖추고 있는 작품이라는 게 중평이었다. 한국 문단을 견인할 의미 있는 작가로 성장하기를 기원한다.

 ◆심사위원=강유정·김별아·김탁환·손정수·이순원·이신조·이현수(대표집필 강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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