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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다시 본다, 장진의 코미디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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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을 많이 했어요. 말로는 ‘연극이 본향이다’ ‘연극 덕에 내 삶이 버틴다’고 해놓고 오랫동안 새 작품을 못 썼더라고요.”

 13년 만에 새 연극을 내놓는 영화감독 장진(44·사진)은 “연극을 시작한 초심으로 돌아온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가 대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연극 ‘꽃의 비밀’이 12월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DCF 대명문화공장 2관에서 공연한다. 2002년 연극 ‘웰컴 투 동막골’ 이후 첫 신작이다.

 11일 대학로 수현재컴퍼니 연습실에서 만난 장 감독은 ‘꽃의 비밀’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코미디라는 장르에 충실하게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영화 ‘킬러들의 수다’ ‘간첩 리철진’ ‘아는 여자’ 등을 통해 ‘장진식 코미디’를 선보여온 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분야다. 이탈리아 북서부 지역을 배경으로 남편의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남자로 변장한 아줌마 네 명의 해프닝을 담았다. 그는 “굳이 관객들을 많이 웃겨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야기에 집중했다. 이야기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순간순간 생각지도 못한 코미디 상황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희곡 ‘꽃의 비밀’을 올 1월 첫 주, 1주일 동안 완성했다”고 했다. “지난해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몇 년 동안 머릿속에 감돌고 있는 이야기를 잠시 세상을 끊고 사무실에서 며칠밤을 새며 완성했다”며 “마치 신기를 받은 듯 써졌다”고 말했다.

 그는 데뷔작 ‘기막힌 사내들’(1998년) 이후 숱한 영화로 호평을 받아온 유명 감독이지만, 2013년 작·연출을 맡은 주크박스 뮤지컬 ‘디셈버’와 지난해 연출한 인천아시안게임 개·폐막식 등에선 썩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이에 대해 그는 “잘 안 됐다면 그것은 내 재능의 한계 때문”이라며 “그렇다고 ‘그쪽은 다신 안 해’ 한다면 내 자신이 너무 후져지는 느낌이 들 것 같다. 깨지더라도 그 순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면 하겠다”고 말했다.

 연극 ‘꽃의 비밀’ 출연진은 김연재·추귀정·한예주·김대령 등 대학로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 연극배우들로 꾸려졌다. 장 감독은 “유명 배우의 이름값이 아닌 작품의 힘으로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사진 수현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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