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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리그 1루수 시장, 이대호 앞에 한 명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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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28·LA 다저스)이 개척한 길에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가 다리를 놨다. 박병호(29·넥센)는 그 길 위를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다. 그리고 박병호에 이어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를 향한 길목에 이대호(33·소프트뱅크 호크스)·오승환(33·한신 타이거스)·손아섭(27·롯데 자이언츠)·김현수(27·두산 베어스)가 서있다.

 2015 일본시리즈 최우수선수를 차지하며 2년 연속 팀 우승을 이끈 이대호는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메이저리그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지난해 이대호는 소프트뱅크와 ‘2+1’년 계약을 맺었다. 올해로 2년을 채운 그는 계약연장 여부를 선택할 권리를 갖고 있다. 소프트뱅크에 남으면 2년 전 계약에 따라 5억 엔(약 47억 원·옵션 별도)의 연봉을 받는다.

소프트뱅크에 남는 게 안정적인 선택이겠지만 이대호의 시선은 미국을 향하고 있다. 그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대형 에이전시 MVP스포츠그룹과 손을 잡았다.

 박병호의 독점 협상권을 가진 구단은 이적료 1285만 달러(약 147억원)를 적어낸 미네소타 트윈스다. 박병호 포스팅(비공개 입찰)에 참가한 팀은 12개 팀 이상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슷한 스타일의 이대호의 주가도 올라가고 있다. 미국 구단으로서는 박병호의 경우와 달리 이적료를 쓸 필요 없는 자유계약선수(FA) 이대호가 더 매력적일 수 있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10일 현재 FA 시장에 나온 191명의 순위를 매겼다. 이대호는 전체 29위로 상위권이다. 랭킹을 선정한 야후스포츠의 제프 파산 기자는 “이대호는 1m93㎝·136㎏의 거인이다. 올해 일본에서 31홈런을 기록한 그의 파워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1루수 중에서는 크리스 데이비스(볼티모어·전체 3위), 박병호(전체 24위)에 이어 이대호가 세 번째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올 시즌 홈런 47개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오른 데이비스는 F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힌다. 1루수를 원하는 빅리그 팀이 많지만 공급은 충분하지 않다. 마이크 나폴리(34·63위)와 마크 레이놀즈(32·79위) 등이 경쟁 상대로 꼽히지만 이대호보다 연봉이 훨씬 높다. 시장환경은 이대호에게 유리하다.

 ‘한신의 수호신’ 오승환은 ‘한국의 마리아노 리베라’라는 평가와 함께 42위에 랭크됐다. 2013년 은퇴한 리베라는 메이저리그 통산 세이브 1위를 기록한 대표적인 구원투수다. 오승환은 구원투수로는 대런 오데이(27위), 라이언 매드슨(34위), 호아킴 소리아(36위)에 이어 네 번째 순위에 올랐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지만 오승환의 가치를 인정한 것이다.

지난달 23일 귀국해 조용히 시간을 보낸 오승환은 이번 주 에이전트와 함께 미국으로 출국한다. 오승환은 2년 전 최대 9억엔(약 94억원)에 한신과 계약해 2년 연속 센트럴리그 구원 1위에 올랐다. 한신은 끝까지 오승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메이저리그로 가겠다는 오승환의 의지를 꺾기는 쉽지 않다.

 국내무대에서 뛴 손아섭 과 김현수 도 미국 에이전트를 선임하며 메이저리그 도전을 준비 중이다. FA 자격을 얻은 김현수는 미국 진출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소속팀 두산도 김현수의 잔류를 위해 애쓰고 있다. 김현수가 두산에 남는다면 지난해 최정(SK)이 받았던 FA 야수 역대 최고액(4년·86억원)을 뛰어넘어 사상 첫 총액 100억원 시대를 열 것으로 보인다. 김현수는 일본 진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시즌 중에도 몇몇 일본 구단들이 실무자를 보내 김현수의 기량을 체크했고,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자료를 충분히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미국 진출 의사를 밝힌 손아섭은 오는 16일 포스팅을 신청할 예정이다. 소속팀 롯데가 포스팅 비용을 확인한 뒤 결정을 내려야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 만약 이적료가 구단이 정한 기준에 미지 못할 경우 협상을 시작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올해 메이저리그 FA 시장에 괜찮은 외야수들이 많은 것도 악재다. 그러나 손아섭이 ‘프리미어12’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다면 그의 시장가치는 올라갈 수 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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