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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찰은 포스코 사건을 수사 혁신 계기로 삼아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포스코에 대한 검찰 수사가 어제 마무리됐다. 올 3월 정치권의 ‘사정 국면 돌입’ 발언과 함께 수사가 시작된 지 8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정준양 전 회장 등 포스코 전·현직 임원과 하청업체 관계자 등 모두 32명을 기소했다”고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중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도 포함됐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이 이 전 의원의 후원이라는 ‘태생적 한계’로 인해 지난 정권 실세들의 끊임없는 부당거래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의 납득할 수 없는 기업 인수 및 합병 등으로 재임기간 동안 영업이익이 4조원 줄어든 반면 부채는 20조원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신용등급도 하락해 국민기업에 큰 상처를 남겼다는 것이다. 검찰이 수사를 통해 포스코 부실의 실상을 밝혀낸 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포스코도 이날 “검찰 수사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사과문을 냈다.

 하지만 수사 기간과 형식, 절차상 문제점은 검찰의 이런 성과를 갉아먹는 요인이다. 검찰은 수사 장기화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별도의 자료를 통해 “주요 선진국의 경우 구조적 비리 적발을 위한 수사에 2~3년이 걸리는 경우가 통상적”이라고 밝혔다. 과연 그럴까. 검찰이 내세운 사례는 공개 수사를 하기에 앞서 은밀히 내사를 벌인 기간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또한 이번 사건이 여론의 질타를 받은 것은 수사에 정치적 목적이 숨겨져 있지 않느냐는 의혹에서 비롯됐다. 검찰이 청와대와 정권 실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수사를 진행해 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오죽하면 김진태 검찰총장마저 외과수술 방식의 수사를 주문하며 포스코 사건을 간접적으로 질타하지 않았는가.

 이런 상황에서 이뤄진 검찰 수사는 오히려 기업 살리기에 역행하며 가뜩이나 어려운 철강산업 전반에도 나쁜 영향을 줬다는 평가를 초래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기존 수사 방식을 대대적으로 손질하는 창의적 혁신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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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