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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굴기 총대 맨 '배고픈 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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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반도체 시장에 먹잇감을 노리는 ‘배고픈 호랑이(餓虎·어후)’가 등장했다. 600억 위안(10조8492억원)을 투자해 중국에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나선 중국 칭화유니(紫光·쯔광)그룹의 자오웨이궈(趙偉國·48) 회장이다.

 중국 칭화(淸華)대가 세운 지주회사 칭화홀딩스가 51%의 지분을 보유한 칭화유니그룹은 2년 전만해도 허브 약제 음료 등을 생산하는 그럭저럭한 국유기업 중 하나였다. 이 회사의 환골탈태를 주도하는 사람이 자오웨이궈다.

 반도체 국산화는 중국 정부의 숙원 사업이다. 중국은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반도체의 절반 이상을 쓰는 최대 소비국이다.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2014년 전 세계 반도체 시장(3358억 달러)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56.6%나 됐다. 2013년에는 반도체가 원유를 제치고 중국의 제1수입품이 됐다. 맥킨지는 “중국은 자국에서 쓰이는 반도체의 90% 가량을 수입한다”고 분석했다.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은 90년대부터 국가 주도로 반도체 국산화를 추진했으나 사실상 실패했다.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해 6월에 ‘국가 반도체산업 발전 추진 요강’을 발표하고 1200억 위안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맥킨지는 “관료 주도형 반도체 육성 계획이 실패하면서 최근에 시장에 기반한 육성으로 전환했다”라고 분석했다.

 이 때 혜성같이 등장한 인물이 자오웨이궈다. 그는 11살 때까지 중국 신장(新彊) 위구르 자치구에서 돼지와 양을 키우는 목동이었다. 그에게 기회가 온 건 문화대혁명 후 부활한 대학시험(高考·가오카오)이었다. 공부로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 그는 학업에 매진했다. 그는 신장 샤완(沙灣)현 출신으로 처음으로 명문 칭화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했다. 자오웨이궈는 TV 수리로 학비를 벌었다. 석사학위를 딴 뒤 국유기업인 칭화통팡(淸華同方)에서 일했지만 도전과 모험심 강한 그에게 국유기업은 지루했다. 결단을 내렸다. 100만 위안을 들고 신장으로 돌아갔다. 그곳은 기회의 땅이었다. 당시는 중국 부동산이 크게 성장할 때였다. 탄광사업도 유망했다. 그는 2000~2008년 부동산과 탄광 투자로 대박을 내 45억 위안의 자산가가 됐다.

 돈을 들고 베이징에 진출했다. 2005년 베이징에 투자회사 첸쿤(乾坤)을 세웠다. 2009년에 첸쿤을 통해 칭화유니 지분 49%를 사들여 칭화홀딩스에 이어 2대 주주가 됐다. 자오웨이궈는 뛰어난 경영 능력을 발휘해 ‘배고픈 호랑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의 눈에 들어온 새 먹잇감이 메모리 반도체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이렇게 시작됐다.

 자오웨이궈의 공격적 행보는 세계 반도체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지난달 세계 최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업체인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대만의 반도체 후공정 업체인 파워텍 지분을 사들였다. 미국의 낸드 플레시 메모리 회사인 샌디스크도 인수했다.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한 자금은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자회사 통팡궈신(同方國芯)의 유상증자로 조달할 계획이다.

 자오웨이궈의 도전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유진투자증권 이정 애널리스트는 “중국 업체가 반도체 공정 기술을 확보하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한국에는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에 신현준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공장 설립이나 증자와 관련한 정부의 승인이 나지 않은데다 메모리 생산에 필수적인 생산 공정 설계자산(IP) 조달 계획도 언급되지 않아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라고 밝혔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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