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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교육청 14곳, 내년 어린이집 누리 예산 ‘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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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14곳이 내년 예산안에서 어린이집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부분을 없애버렸다. 보육료 지원 책임을 둘러싼 정부와 시·도교육청 간의 힘겨루기로 학부모의 혼란이 커질 전망이다.

대구·울산·경북은 예산 일부만 편성
교육청 “어린이집은 국고로 지원을”
교육부 “교부금 삭감, 법적 대응 불사”
학부모들 유치원 입학 대란 우려

 10일 현재 전국 시·도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안을 보면 17곳 모두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은 짰다. 하지만 어린이집 누리과정 부분은 보수 성향 교육감이 있는 대구·경북·울산교육청 세 곳에만 포함돼 있다.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교육감이 있는 13개 교육청은 한 곳도 관련 예산을 꾸리지 않았다. 경남은 어린이집 지원액 1444억원을 도청에서 대신 편성할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직원 인건비 같은 고정비용이 계속 증가하는데 교육재정 여건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어린이집 예산을 편성하면 노후 교육시설 개선 등을 지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내년 누리과정 소요 예산 중 어린이집 보육료 3807억원을 국고로 지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교육부는 ‘보육료 부담은 교육감의 의무’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승융배 교육부 지방교육지원국장은 “지방재정법 시행령 개정으로 각 교육청에 교부하는 지방교육 재정교부금에 누리과정 예산이 포함돼 의무적으로 편성해야 하는데 재정 부족을 이유로 거부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교육감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각 교육청이 누리과정에 편성했어야 할 금액만큼을 다음 연도 교부금에서 삭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올해 전국 시·도교육청은 누리과정에 3조8209억원을 썼다. 내년에도 비슷한 금액이 필요하다. 시·도 교육감은 교육청이 쓸 수 있는 교부금은 내국세의 20.27%로 정해져 있어 크게 늘어날 수가 없는데도 어린이집 보육료를 부담하라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발한다.

 학부모는 어린이집 지원금이 끊길까 걱정한다. 어린이집 지원이 중단되면 유치원으로 옮기려는 학부모가 늘어 유치원 ‘입학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 4세 자녀를 둔 워킹맘 한모(32·서울 강동구)씨는 “어린이집 지원금이 안 나올 것 같아 유치원으로 옮기려고 알아보고 있다. 동네 공립유치원의 지난해 경쟁률이 8대 1이었다는데 올해는 더 높아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의 한 어린이집 원장은 “누리과정 예산 지원이 안 된다는데 지금이라도 유치원으로 보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는 학부모 전화가 많이 온다. 속 시원하게 얘기해 줄 수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보육료 지원 논란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거세다. 주부 이미라(32·서울 송파구)씨는 “올해도 지원된다 안 된다 논란이 있다가 결국 지원을 받았는데 내년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해마다 걱정해야 한다는 게 불만이다”고 말했다. 정광진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장은 “정부나 교육감이나 국민들이 보기엔 다 문제가 있다”며 “어린이집 지원이 끊길 가능성이 커지면서 어린이집 이용 어린이가 약 10만 명 줄었다”고 주장했다.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편성은 지난해에도 진통을 겪었다. 교육청들은 “어린이집 예산을 국고로 지원하라”고 주장했 다. 논란 끝에 정부가 추가 지원을 하고 지방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하면서 올해 누리과정 예산이 집행됐다. 교육부는 지난달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개정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교육청의 의무지출 경비로 못 박았다. 하지만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교육부가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압박할 경우 지방재정법 시행령에 대한 위헌 소송 제기 등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남윤서·백민경·위성욱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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