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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미·중 대립구도 깨는 게임 체인저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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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미국과 중국의 대립 구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돼야 합니다.”

나탈레가와 전 인니 외무장관
‘고래등 새우’ 아닌 화해 가교 가능
녹색기술·소프트파워 강점 활용을

 마르티 나탈레가와(사진) 전 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9일 서울 중구 호텔신라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 모두와 친하게 지내는 한국이 두 강대국을 화해로 이끄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중국해 사태 등에서 한국이 미·중 사이에 끼여 어느 한 편을 편들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졌다는 분석이 있지만 시각을 달리하면 한국은 두 나라를 모두 끌어들일 수 있는 유리한 입장에 있다”며 “한국이 미·중에 수동적으로 끌려다닐 경우 ‘고래 사이에 낀 새우’ 신세이지만 두 나라를 화해하도록 적극적으로 행동할 때 한국의 입지는 그만큼 넓어지고 국제적 영향력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탈레가와 전 장관은 9~10일 호텔신라에서 열린 ‘J글로벌-채텀하우스 포럼 2015’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그는 2009~2014년 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을 지내며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국 사이의 무력 사용 거부와 갈등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담은 발리선언Ⅲ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그는 2013년 주요 20개국 회원국 중 중견국(middle power)인 멕시코·인도네시아·한국·태국·호주 5개국으로 구성된 MIKTA 창설에 중심 역할을 하기도 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철학 석사, 호주국립대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는데 남중국해 사태로 미·중 관계가 원만하지 않아 고민이다.

 “남중국해 사태는 동아시아 패권을 둘러싼 두 강대국의 세력 다툼이라 할 수 있다. 두 나라는 글로벌 문제의 해결책이 돼야 하는데 오히려 문제가 되고 있다. 미·중은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데 이러다 우발적 충돌이 발생하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두 강대국이 대결로 치닫지 않도록 이끌어야 한다.”

 -한국은 미·중에 비하면 약소국인데 어떻게 미·중 화해를 이끌 수 있나.

 “군사력·경제력의 잣대로 국력을 재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이슈별로 국력이 달라진다. 한국은 녹색 기술과 한류를 필두로 한 소프트파워에서 이미 강대국이다. 한국·인도네시아 등은 국제사회가 따라야 하는 규범·규칙을 만드는데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 미·중도 이 규범·규칙을 따르도록 해 예측 가능한 국제 질서를 만들어야 한다.”

 -MIKTA 창설 주도자로서 중견국의 역할은.

 “개인적으로 중견국이라는 용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가교 건설자(bridge-builder)라고 부르고 싶다. 미국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중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주도적으로 창설했는데 서로 상대국이 자신을 견제하기 위해 만든 게 아닌가 의심한다. TPP나 AIIB 모두 경제 협력체임에도 미·중이 주도하며 정치적으로 변질된 측면이 있다. 이를 한국이나 인도네시아가 주도했다면 이런 의심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 국제 협력체를 만들 때는 내용 못지않게 누가 주도했느냐가 중요한 만큼 가교 건설자들이 나설 필요가 있다.”

 -미국은 부상하는 중국을 봉쇄하려 하는가.

 “봉쇄는 냉전 시기 사고 방식이다. 당시 상대 진영의 불이익이 자기 진영의 이익이라는 제로섬 게임 마인드가 강했다. 더 이상 양자택일의 시각으로 세계를 바라봐서는 안 된다. 현재 미·중은 경제적으로 밀접히 연관돼 있다. 동아시아의 환경이 유동적이며 항구적으로 변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동적 균형(dynamic equilibrium)’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한국 등 이해 당사국들이 공동 안보와 공동 번영의 원칙을 기반으로 국제 규칙·규범을 만들 책임이 있다.”

글=정재홍, 사진=김성룡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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