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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진 수요일] 충성! AOA … 2015 군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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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군 복무 중인 20대 남성들에게 걸그룹은 단순한 가수가 아닙니다. 남자들만 북적대는 군대에서 외롭고 힘든 군생활을 위로해 주는 존재입니다. 걸그룹의 군 위문공연에서 야수의 울음 같은 함성 소리가 터져 나오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군인들을 일시에 무장해제시킨다는 점에서 이들을 ‘군통령’이라 부르기도 하지요. 청춘리포트는 20대 혈기왕성한 군인들의 진짜 군통령이 누구인지 알아봤습니다. 다음은 군통령과 20대 남성 문화에 대한 보고서입니다.

정강현 청춘리포트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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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뮤지스

지난 9월 10일 걸그룹 나인뮤지스는 충북 증평에 있는 제13공수특전여단의 위문공연에 참가했다. 서울에서 2시간 넘게 걸리는 거리인 데다 험한 시골길을 굽이굽이 돌아 도착한 이곳에는 수백 명의 관객이 기다리고 있었다. 공연 개런티도 적은 데다 지상파나 인기 케이블 채널에서도 방송되지 않는 무대. 소속사와 가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출연을 거부해야 할 요소를 고루고루 다 갖춘 셈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무대에 선 이유는 뭘까. 나인뮤지스의 소속사인 스타제국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나인뮤지스는 군통령 이미지가 강하고 오랫동안 국군 장병들의 사랑을 받아 왔어요. 군에서 요청하면 무대를 거절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죠. 군에서의 인기가 20대 팬층을 두텁게 하는 밑거름이 되거든요.”

 ‘군통령’. 사전적 의미는 정의된 적이 없지만 군(軍)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걸그룹을 통칭하는 단어로 쓰인다. 실체가 없으면서도 모든 걸그룹이 꿈꾸고 노리는 자리이기도 하다.

 한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20대의 혈기왕성한 병사 60만 명이 있는 군은 걸그룹의 인기를 가늠하는 척도라고 할 수 있어요. 가요계에선 ‘군통령=대세돌(대세 아이돌)’이라는 등식이 상식처럼 받아들여지죠.”

 이 때문에 나인뮤지스뿐 아니라 에이핑크·걸스데이 등 걸그룹들은 저마다 ‘군통령’임을 내세우며 자존심 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진짜 ‘군통령’은 누구일까.

 청춘리포트는 지난달 27일부터 서울역 등 주요 역과 버스터미널 등에서 휴가를 마치고 귀대하는 병사 46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당신이 생각하는 군통령’을 고르게 했다.

 그 결과 군통령 1위는 8인조 걸그룹 AOA였다. AOA는 95표를 얻어 가장 많은 병사의 지지를 받았다. “AOA 멤버 설현이 예뻐서 좋아한다”(56사단 A이병), “트렌드를 가장 잘 반영하는 아이돌이기 때문”(수도기계화보병사단 B일병) 등의 이유였다.

 실제로 AOA는 올해만 12개의 CF를 찍어 대세돌을 입증하기도 했다. 특히 SK텔레콤의 모델로 활동하는 설현은 사진이 붙어 있는 패널 광고판과 포스터 등이 연이어 절도를 당해 대리점마다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설현이 등장하는 포스터와 광고판 등은 ‘중고나라’ 등 인터넷 사이트에서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음원이 나오고 몇 달이 지난 뒤 인기를 얻는 이른바 ‘역주행’으로 주목받은 EXID(45표·4위)도 높은 득표율을 보이며 대세돌임을 입증했다. 계급별로도 AOA는 이병부터 상병까지 가장 높은 지지율을 획득해 고른 지지를 얻었다. EXID는 병장 계급에서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군통령의 순위가 병영 밖 인기도와 반드시 일치하는 것만은 아니다.

 2013년 유튜브 뮤직 어워드에서 ‘올해의 뮤직비디오상’을 받을 정도로 세계적인 스타로 우뚝 선 소녀시대는 군통령 순위에서 6위(38표)에 머물렀다. 또한 불과 지난해 군통령을 양분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에이핑크와 걸스데이는 각각 3위(48표)·5위(39표)에 머물렀다.

 반면 지난해 8월 데뷔한 레드벨벳은 대중적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데도 2위(51표)에 올라 AOA를 바짝 추격했다. 경기도 전방부대의 한 중대장은 “2년도 안 돼 부대원들이 바뀌기 때문에 유행 주기가 사회보다 빠르다”며 “지난해만 해도 에이핑크와 아이유 사진 일색이었던 부대 생활관이 이제 AOA나 레드벨벳으로 뒤덮였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군통령의 자격에는 연령대도 중요 요인이라고 한다. 국방홍보원이 맡고 있는 병사 위문공연 프로그램 ‘위문열차’의 이지선 PD는 “아무래도 병사들이 비슷한 나이의 또래집단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AOA나 레드벨벳은 멤버 대부분이 1990년대 중·후반에 태어났다. 최근 입대한 병사들의 나이와 비슷하다. 반면 소녀시대는 멤버 중 막내인 서현(91년생)도 24세다. 지난 8월 제대한 예비역 병장 박신현(22)씨는 소녀시대의 부진에 대해 “8명 멤버 전원이 웬만한 병장보다 나이가 많은 누나이기 때문에 요즘 장병들에게는 매력이 덜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때 소녀시대와 군통령 자리를 나눠 가졌던 원더걸스는 16표를 얻어 11위로 밀려났다.

 군도 걸그룹이 병사들의 사기 진작에 끼치는 효과를 인정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을 위문공연에 초대하려고 노력한다. 이 PD는 “가급적 요즘 인기 있는 걸그룹들을 섭외하려 노력한다”면서도 “사회보다 낮은 공연료와 먼 이동거리 등으로 인해 대세돌을 섭외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군 위문행사의 공연료는 그룹 멤버당 20만~50만원 수준이다. 8인조 AOA가 섭외될 경우 최대 400만원이 지급되는 셈이다. 톱스타 걸그룹들이 통상 3000만~4000만원대의 공연료를 받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6분의 1 수준인 셈이다. 이 때문에 인지도가 낮은 걸그룹에게 기회가 많이 찾아온다. 최근 3년간 군 위문공연에 초대된 걸그룹은 53개 팀이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공연을 한 걸그룹은 스텔라(32회)였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다른 행사보다 여러모로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걸그룹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관객인 병사들의 반응도 폭발적이기 때문에 재정적인 부분을 떠나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유성운·김선미 기자, 주재용 인턴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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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