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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연극 1등" 전교생 6명 산골 아이들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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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열린 ‘제11회 강원도 초등학생 영어연극 발표대회’에 대상을 받은 고성군 광산초교 흘리분교 아이들. 왼쪽은 연극을 지도한 박진우 교사이고, 오른쪽에서 둘째는 강성일 부장교사다. [사진 광산초교 흘리분교]


원어민 교사도 없었다. 고학년 중에 영어 잘하는 어린이들을 뽑아 내보낸 다른 학교와 달리, 이 학교는 전교생이 나서야 했다. 그도 그럴 것이 1학년 둘, 3학년 둘, 5·6학년 하나씩 여섯 명이 전교생이니까. 그러고도 지난 4일 강원도 초등학생 영어연극발표회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고성군 산자락에 자리한 광산초교 흘리분교 얘기다.

고성군 광산초교 흘리분교
강원도 초등생 발표회 깜짝 대상
박진우 교사 집에서 합숙 훈련도
미술대회서도 열두 차례 상 받아


 이들은 동화 ‘아기돼지 삼형제’를 각색한 작품을 들고 나왔다. 춘천교대에서 영어교육학을 전공한 박진우(39)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영어 대본을 만들었다. 9월말부터 한 달 반 동안 매일 방과 후에 연습했고, 2주에 한 번 정도는 박 교사 집에서 일종의 ‘합숙 훈련’을 했다. 그래서일까, 연극발표회 심사위원들은 “발음이 좋을 뿐 아니라 호흡이 척척 맞았다”고 평했다. 호흡이 잘 맞은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흘리분교 교사와 학생들은 등교부터 함께한다. 오전 8시30분 진부령미술관에서 모여 학교까지 20분 정도 같이 걷는다. 박 교사는 “서로 대화하는 법을 배우고 건강도 챙기자는 의미로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선생님과 스스럼없이 가까워져서일까. 수업 풍경도 사뭇 다르다. 아이들이 막힘 없이 궁금증을 쏟아낸다. 박 교사는 “‘수중생물 관찰하기’란 주제로 수업을 하면서 질문에 답하다 보면 멸종위기에 닥친 생물 문제, 불법 조업 문제까지 얘기가 나오게 된다”며 “생각을 키우는 토론식 수업이 자연스레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 학교 학생들은 영어연극 말고도 각종 대회에서 상을 휩쓸었다. 2013년부터 이런저런 미술대회에서만 상을 열두 차례 받았다. 한 달에 한 번 진부령미술관에서 현지 미술 수업을 한 효과다. 홍익대 디자인학부를 나왔고 한때 미술학원을 운영했던 미술 보조 강사 윤정미(46·여)씨가 그림 설명을 하고 직접 그리기 지도도 했다. 이런 미술 수업 역시 박 교사가 생각해냈다. 그는 “미술이 창의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되지만 일반 교사들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 윤씨를 초빙했다”고 한다. 흘리분교는 강원도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이런 교육을 하고 있다. 이 학교가 특히 교육 성과가 높은 이유에 대해 흘리분교 강성일(45) 부장교사는 “강사까지 포함하면 교사가 모두 5명”이라며 “6명 아이들과 거의 1대 1 교육을 한다는 점이 효과를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성=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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