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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다시 트윈스, 박병호 연봉 최대 114억원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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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대한민국의 홈런왕 박병호(29)가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는다. LG 트윈스에서 꿈을 키웠던 그는 이제 메이저리그 ‘트윈스’에서 아메리칸 드림에 도전한다.

거포 유망주로 LG트윈스 갔지만
한 시즌 홈런 10개도 못치며 좌절
한때 "2군용 스윙" 비아냥 듣기도
“노력엔 대타가 없다” 좌우명처럼
타격폼 진화시켜 첫 4연속 홈런왕
미네소타서 ‘아메리칸 드림’ 도전

 LG 시절인 2010년 박병호는 앨버트 푸홀스(35·LA 에인절스)의 타격 동영상을 수백 차례나 반복해서 봤다. 2001년부터 올해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560홈런을 날린 푸홀스는 ‘제자리 스윙’으로 유명한 타자다. 하체 이동 없이 상체 회전력 만으로 홈런을 펑펑 날리는 푸홀스로부터 박병호는 힌트를 얻고 싶었다.

 그는 2007~08년 상무, 2009~10년 LG 2군에서 무시무시한 거포로 통했다. 그러나 1군에서는 한 시즌도 홈런 10개를 쳐본 적 없는 만년 유망주였다. 몇몇 코치들과 선배들은 “넌 1군에서도 홈런왕이 될 수 있다”고 격려했다. 그러나 더 많은 이들이 “네 스윙은 딱 2군용”이라고 그를 깎아내렸다.

 흔들흔들-. 혼란스러웠지만 새삼스럽진 않았다. 성남고 시절이었던 2004년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에서 4연타석 홈런을 터뜨린 박병호는 2005년 만 19세 나이에 LG의 주전 1루수를 차지할 것 같았다. 그러다 몇 경기 못 치면 2군으로 떨어지고, 거기서 잘 치면 1군에 올라오길 반복했다. 어린 그에게 세상은 너무 많은 걸 기대했고, 너무 빨리 실망했다.

 흔들흔들-. 1·2군을 들락거리는 동안 박병호의 타격폼은 수십 번 바뀌었다. 투수의 공을 쫓아만 다니다 보니 중심이 무너졌다. “너처럼 크고 거칠게 스윙하면 1군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박병호는 푸홀스처럼 안정된 폼을 갖고 싶었다. 사람들은 “네가 왜 메이저리그 타자 폼을 따라하냐”며 비웃었다. 위로가 필요할 때 그는 너무나 많은 충고를 들었다.
 
 흔들흔들-. 2010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박병호의 마음은 아주 심란했다. LG구단과 팬들은 그에 대한 기대를 접은 상태였다. 최악의 시기에 사랑이 찾아왔다. 스포츠 채널 야구 아나운서였던 이지윤(33)씨에게 마음을 빼앗긴 것이다. 이씨는 하늘하늘 여려 보이지만 여군장교 출신의 강인한 여자다. “야구선수 만날 생각이 없는데요,” 여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박병호가 용기를 냈다. “결혼하고 싶어요.”

 박병호의 진심을 확인한 이씨는 곧바로 방송사를 그만뒀다. 홈쇼핑 업체에서 쇼호스트로 일하다가 상품기획자(MD)로 전업했다. 프로 6년차 박병호의 2011년 연봉은 4200만원. 이씨는 “돈 걱정은 하지 말아라. 내가 벌면 된다. 당신은 야구에만 전념하라”고 했다. 박병호가 들어본 말 가운데 가장 따뜻한 위로이며, 묵직한 격려였다. 2011년 7월 박병호는 넥센 히어로즈로 트레이드됐다. 그해 겨울 이씨와 결혼식을 올린 그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이후 박병호는 한국 프로야구의 홈런사(史)가 됐다. 2012년부터 올해까지 사상 최초로 4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4년 동안 173홈런을 치는 동안 항상 최고의 컨디션이었던 건 아니다. 슬럼프가 찾아오면 그는 열심히 타격 동영상을 찾아봤다. 푸홀스의 스윙을 보다가 과거 자신의 폼도 복습했다. 수없이 해본 일이기에 나중엔 어렵지 않았다.

 박병호의 타격은 쉬지 않고 진화했지만 기본 메커니즘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왼 어깨를 닫고 두 다리를 거의 고정한 채 큰 아크를 그리는 스윙이다.

 1년 전만 해도 박병호의 빅리그 진출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박병호는 메이저리그를 꿈꿨다. 대한민국 최고 타자가 미국으로 가는 길이 구리(과거 LG 2군 구장)에서 잠실(LG 1군 구장)로 가는 길보다 가깝다고 믿은 것이다.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의 활약을 본 빅리그도 박병호의 성공을 자신했다. 이번 포스팅(비공개 입찰)에서 최고액(1285만 달러·약 147억원)에 응찰한 미네소타 트윈스 외에도 오클랜드·피츠버그 등 10여 개 메이저리그 구단이 입찰에 참여했다.

 흔들린 이후 박병호는 단단한 뿌리를 내렸다. 그는 지난 4년 동안 4경기에만 결장했다. 최고의 홈런타자가 됐지만 매 타석이 그만큼 절실했다. 그가 홈런을 때리는 만큼 꿈의 무대가 가까워졌고, 결국 거기에 도달했다. 무명 시절 박병호가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 그가 걸어온 길을 압축해 표현하고 있다.

 ‘피나는 노력에는 대타가 없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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